[베이스볼 피플] ‘리그 유일 4할’ 송광민의 타격론, 그리고 한화의 지향점

입력 2018-04-1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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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송광민은 16일 현재, 2018 KBO리그의 유일한 4할 타자다. 연일 뜨거운 방망이로 독수리 군단의 비상을 이끄는 중이다. 초구 스윙을 두려워하지 않는 적극적인 자세로 전형적인 ‘쳐서 나가는 타자’의 모습을 자랑하고 있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요즘 KBO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는 송광민이다. 16일까지 올 시즌 타율 0.400(70타수 28안타), 4홈런, 25타점, 출루율 0.411의 만점 활약으로 한화 타선을 이끌고 있다. 리그에 유일한 4할 타자로 타격과 타점 부문 1위에 올라있다. 부동의 4번타자 김태균(36)이 손목 부상으로 잠시 이탈하면서 타선 공백이 우려됐지만, 한화는 송광민이 강력한 존재감을 뽐낸 덕분에 걱정을 지웠다. 타율 0.480(25타수 12안타), 1홈런, 20타점의 득점권 성적은 그의 ‘클러치 본능’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한화가 득점권타율 1위(0.318)로 집중력을 뽐낸 데도 송광민의 역할이 그만큼 컸다.

송광민은 전형적인 대기만성형 타자다. 2006시즌 프로에 첫발을 내디딘 그는 2013시즌까지도 지금과 같은 강력함을 보여주진 못했다. 2009년에는 14홈런을 터트리며 장타력을 인정 받았지만, 볼넷(12개)과 견줘 극단적으로 많은 삼진(109개)과 낮은 출루율(0.290)이 문제였다. 그는 “과거에는 마냥 힘으로만 두들겨 패는 타격을 했다”며 “공을 참지 못했다. 과거에는 다리를 들고 타격을 했는데(레그킥), 밸런스를 맞추기 힘들었다”고 돌아봤다.

김종모 전 타격코치.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 김종모 코치를 만나다

2013시즌 김응용 전 감독과 함께 부임한 김종모 전 타격코치는 송광민이 지금의 타격론을 정립하게 해준 스승이다. 큰 틀에서 보면, 힘을 빼고 타격하는 법을 배운 것이다. “김종모 코치님은 ‘손목을 활용해 공의 회전을 반대로 돌려주는 이론’을 강조하셨고, 공 위에 올라 타는 기분으로 타격하라고 말씀하셨다. 그때 손목을 다쳐서 힘을 못 쓰게 됐는데, 오히려 잘 됐다고 했다. 배트를 세게 휘두르지 않고 70~80%의 힘으로 요령만 터득해서 치면 좋은 타격을 할 수 있겠다 싶었고, 결국 3할(0.316)을 쳤다. 타격론을 확실히 정립한 시기다.”

한화 송광민. 스포츠동아DB



● 볼넷 제로, 무엇을 의미하나

송광민은 올 시즌 볼넷이 단 하나도 없다. 몸에 맞는 공 2개를 제외하면 모두 안타로 출루한 것이다. 타율과 출루율의 차이가 0.011에 불과한 것도 그 때문이다. 엄청난 공격본능이다. “공을 고르는 것 보다 치고 나가려 한다. 내 성격상 기다리는 것보다 삼진을 당하더라도 배트를 돌려서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을 좋아한다. 물론 타격감이 좋지 않을 때는 공을 많이 보고 출루하려 하겠지만, 아직 많은 타석에 들어가지 않았다.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것도 적극적인 성향과 궤를 같이한다.”

한화 송광민.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 송광민의 생각, ‘올 뉴’ 한화의 지향점은

한화는 2018시즌을 기점으로 새롭게 변화하려 한다. 어느새 베테랑이 된 송광민은 한화의 과거를 또렷하게 기억하는 선수다. 그에게 한화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물었다. “자연스럽게 신구조화가 돼야 한다. (한용덕) 감독님께서 이기는 경기에 젊은 투수들을 많이 내보내시는데, 경험을 쌓으면서 자기 것을 확실히 만들고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무엇보다 그라운드에서 활발하게 뛰어야 한다는 자신감을 선수단에 심어주시는데, 이는 우리 팀의 큰 장점이 될 것이다. 팀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부분을 생각하다 보면 강팀으로 올라설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그의 말 마디마디에 자신감이 느껴졌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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