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미녀골퍼 김지현 “믿었던 체력에 발등 찍혀…올해는 조금 독해질래요”

입력 2018-01-1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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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시즌에는 더 독해지고 체력적으로 더 단단해진 선수가 되고 싶다는 김지현이 팬들을 향해 손가락 하트를 만들었다. 애교 섞인 포즈는 질색이라고 했지만 자신을 알아봐주고 응원해주는 팬들을 향한 감사한 마음은 잊지 않았다. 김민성 기자 ㅣ marineboy@donga.com

작년 3승 후 부진했던 이유는 체력
美 전지훈련서 체력·퍼팅 집중보강
푹 쉬었어요…이젠 뛸 시간이네요
인기 실감, 이래서 우승 하는구나!


“애교 섞인 포즈요? 저 그런 건 딱 질색인데….”

인터뷰 직후 잠시 갖게 된 사진촬영 시간. 큼지막한 하트를 날려달라는 취재진의 요청에 거절의 단칼이 날아온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갑작스레 민망해진 분위기에 선수 본인도, 취재진도 피식 웃음이 새어나온다.

연출된 애교보단 터프한 파이팅이 좋다는 골퍼, 김지현(27·한화큐셀)이다.

김지현은 2017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가 배출한 ‘대세 스타’다. 이정은6(22·대방건설)이 6관왕을 휩쓸며 왕좌를 차지했지만, 그에 못지않은 활약을 펼치며 이름을 알렸다. 2009년 프로 입문 이후 무려 8시즌 동안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던 김지현은 지난해 4월 KG-이데일리 오픈에서 생애 첫 승을 거둔 뒤 곧바로 2승을 추가하며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했다.

화끈한 실력은 물론 수려한 외모는 덤. 덕분에 이제는 대회마다 많은 갤러리들을 끌고 다니는 스타가 됐다. 긍정이라는 단어 하나로 지난 세월을 견디며 마침내 꽃길에 오른 김지현을 미국 전지훈련에 앞서 만났다.

김지현.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믿었던 체력에 큰 코 다쳤죠”

-벌써 전지훈련 시즌이 다가왔다. 쉬는 동안 어떻게 시간을 보냈나.


“지난 5년 동안 겨울마다 제대로 쉬지를 못했다. 이번만큼은 푹 쉬려고 했다. 그래서 보통은 12월에 전지훈련을 떠나지만 올해는 1월에 일정을 잡았다. 대신 일본과 홍콩 등으로 친구들과 가족들과 여행을 떠났다.”


-휴식을 잘 보내야 시즌도 잘 치를 수 있지 않을까.

“정말 중요하다. 놀 땐 놀고, 뛸 땐 뛰어야한다. 그 생각으로 전지훈련 전까지는 엄청 놀았다(웃음). 잠도 푹 잤고, 먹고 싶은 음식도 많이 먹었다. 물론 연습도 빼놓지 않았다.”


-전지훈련 계획은 어떻게 되나.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2달 동안 머물 계획이다. 동기 이정민을 포함해 김효주, 박결, 조윤지, 박지영 등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함께 한다. 그리고 3월 말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기아 클래식(지난해 6월 KLPGA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 우승으로 출전권 획득)에 참가한 뒤 한국으로 돌아온다.”


-이번 전지훈련에서 따로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체력이다. 사실 체력 하나는 자신만만했다. 그런데 지난해에는 도끼에 발등을 찍혔다. 큰 코 다쳤다. 전반기에 3승을 거두면서 분위기가 좋았는데 후반기 체력이 떨어지면서 집중력이 흔들렸다. 체력이 따라주지를 않으니 100m 안쪽에서의 어프로치와 퍼팅이 말을 듣지 않더라. 그래서 이번엔 체력을 많이 보강하려고 한다. 또 퍼팅도 집중적으로 연마하려고 한다.”


-후반기 부진의 원인이 체력이었나.

“그렇다. 힘이 달리면서 미세한 부상도 찾아왔다. 무릎과 발목에 조금 통증이 있었다. 지금은 재활치료 위주로 보강운동 중이다. 매일 조금씩 호전되고 있다.”

김지현.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꾹 참았던 지난날…이제는 더 독해져야죠”

-2017년을 돌아본다면.


“잊지 못할 한 해였다. 스스로도 참 잘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조금의 아쉬움도 있다. 후반기에 더 잘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그러나 이러한 아쉬움이 올해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깜짝 3승을 통해 그야말로 대세 스타가 됐다.

“아직은 아니다(웃음). 한참 멀었다. 부족한 점이 많다. 다른 선수와 비교하는 걸 싫어하지만 정상에 올라있는 동료들에 비하면 아직 스타는 아니다.”


-그래도 지금의 인기는 실감하고 있나.

“조금 느끼긴 한다. 확실히 ‘우승을 해야 하는구나’라고 느꼈다. 그동안은 우승이 없으니 무언가 임팩트가 없었다. 그런데 지난해 3승을 하면서 팬분들이 많이 늘었다. 정말 놀랍게도 매주 나를 보러 경기장에 오시는 분들이 계신다. 가족도 그렇게는 못하는데 말이다. 감사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지난해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

“우승 순간도 짜릿했지만 11월 박인비 인비테이셔널도 기억에 남는다.”


-당시 KLPGA팀을 우승으로 이끈 뒤 안도하는 표정이 인상적이었다.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한 자체도 영광이었는데 KLPGA팀 주장까지 맡았다. 사실 대회를 앞두고 걱정도 맡았다. 괜히 내가 주장을 맡았다가 지면 큰일이지 않는가. 다행히 선수들이 너무 잘해줘서 이길 수 있었다.”


-여장부다운 리더십도 엿볼 수 있었다.

“사실 대회가 끝나고 선수들끼리 여행을 가자고 이야기를 했다. 그래서 지난달 KLPGA팀 동료들이 모여 경기도 양평으로 1박2일 여행을 다녀왔다. 일종의 뒤풀이가 된 셈이다.”


-이제 다시 새로운 출발점에 선다.

“오랫동안 우승을 못하면서 힘든 적도 많았다. 그래도 긍정적인 마음 하나로 버텼다. 주위 동료들이 우승을 하면서 활짝 웃을 때도 꾹 참았다. 성격이 원래 이렇다(웃음). 그러나 이제는 마음을 달리 먹으려고 한다. 조금 더 독해지겠다. 기대하셔도 좋다.”

김지현. 사진제공|KLPGA



● 김지현은?


▲생년월일=1991년 11월 21일

▲출신교=경복초~오주중~세화여고~홍익대

▲소속팀=한화큐셀

▲소속사=스포티즌

▲프로데뷔=2009년 KLPGA 입회

▲입상경력=2017년 KLPGA KG-이데일리 오픈·에쓰오일 챔피언십·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 우승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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