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챔피언’ 에루페냐…‘신흥강자’ 키프로티치냐

입력 2017-03-1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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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루페-키프로티치(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동아일보DB

■ 세계 최고의 마라토너 가린다

에루페, 지난해 경주국제마라톤 설욕 나서
총 3만5000명 참여…역대 최대 규모 대회


국내 최고 권위와 역사를 자랑하는 2017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8회 동아마라톤이 19일 서울 일원에서 펼쳐진다. 광화문광장을 출발해 잠실종합운동장으로 골인하는 풀코스(42.195km)뿐 아니라, 2014년부터 시작된 10km 부문과 지난해 선보인 ‘42195릴레이’ 이벤트 등 올해 대회도 세계적 출전선수들의 면면을 비롯해 다양한 레퍼토리로 마라톤 애호가들에게 큰 즐거움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단일 스포츠이벤트로는 최다인원이 참가하는 서울국제마라톤은 올해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다. 풀코스와 42195릴레이(풀코스를 2개 구간 또는 4개 구간으로 나눠 2명 또는 4명이 한 팀으로 풀코스에 도전하는 형식)에 약 2만명, 10km 부문에 약 1만5000명 등 총 3만5000명이 참가한다. 지난해 2만8000명보다 무려 7000명이 늘어났다.


● 세계서 2번째로 긴 역사를 지닌 서울국제마라톤

1931년 시작된 서울국제마라톤은 국내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세계적으로도 올해 121회째를 맞은 보스턴마라톤에 이어 2번째다. 서울국제마라톤은 모든 선수들이 참가하고 싶어 하는 대회 중 하나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2008년부터 마라톤대회를 3등급(골드·실버·브론즈)으로 나눠 관리하고 있다. 참가선수들의 기록은 물론이고 방송중계, 언론보도, 협찬사의 후원 규모, 도핑 등 14개 항목에 걸쳐 철저한 기준을 적용해 분류한다. 서울국제마라톤은 2010년 국내 최초로 골드라벨로 인정받았다. 올해까지 8회 연속 IAAF 공인 골드라벨 등급 대회로 펼쳐진다.



● 서울국제마라톤은 신기록의 산실

골드라벨 등급 대회답게 서울국제마라톤은 세계적 수준의 기록을 배출해왔다. 한국을 위해 달리겠다는 뜻의 오주한(吳走韓)이라는 한국이름을 갖고 있는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케냐·청양군청)는 지난해 3월 20일 벌어진 이 대회에서 2시간5분13초의 기록으로 우승하며 한국마라톤의 역사를 새롭게 썼다. 에루페는 2012년 서울국제마라톤에서 세운 자신의 개인최고기록이자, 국내 개최 대회 최고기록인 2시간5분37초를 24초나 앞당겼다. 2시간5분13초는 지난해 세계 4위 우승기록이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서울국제마라톤은 해마다 풍성한 기록을 만들어냈다. 2012년에는 에루페에 이어 2위 제이슨 킵상 크왐바이(2시간6분3초), 3위 엘리웃 킵타누이(2시간6분44초)까지 2시간6분대의 수준급 기록을 냈다. 2013년 대회 우승자 플랭클린 쳅크워니(2시간6분59초·이상 케냐) 역시 2시간6분대였고, 2014년 대회 1위 야코브 자르소 킨트라(에티오피아)도 2시간6분17초를 찍었다. 에루페가 3년 만에 다시 정상에 오른 2015년 그의 기록은 2시간6분11초였다.

서울국제마라톤은 한국마라톤 역사에서 ‘기록제조기’ 역할도 담당해왔다. 1965년 대회에서 이명정(2시간21분21초)이 처음으로 한국기록을 경신한 이후 1994년 대회 김완기(2시간8분34초)까지 총 10번(1965·1966·1970·1973·1974·1984·1986·1987·1990·1994년)의 대회에서 한국기록이 탄생했다. 1984년 대회(2위까지), 1986년 대회(3위까지), 1987년 대회(5위까지), 1990년 대회(3위까지)에선 무더기로 한국기록이 나왔다. 그러나 한국남자마라톤은 이봉주의 은퇴 이후 주춤하고 있다. 이봉주가 2000년 도쿄마라톤에서 세운 한국기록(2시간7분20초)은 여전히 최고기록으로 남아있다. 2012년 이후로는 2시간10분의 벽을 깬 선수도 없다. 여자마라톤 또한 1997년 권은주(2시간26분12초)의 기록이 20년간 깨지지 않고 있다.


● 최고의 선수들, 서울 시내를 관통한다!

올해 대회에도 2012, 2015, 2016년 챔피언 에루페를 비롯해 지난해 경주국제마라톤 우승자 필렉스 킵치르치르 키프로티치(케냐) 등 최고의 선수들이 참가한다. 키프로티치는 자신의 최고기록인 2시간6분58초로 지난해 10월 경주국제마라톤 정상에 올랐다. 당시 에루페는 한 달 전 입은 오른쪽 아킬레스건 부상 때문에 최고 컨디션이 아니었다. 에루페로선 5개월 만에 설욕할 수 있는 무대다. 이들 2명 외에도 2015년 파리마라톤에서 2시간5분49초로 우승한 마크 코리르(케냐)도 정상을 넘보고 있다. 지난해 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6분10초로 3위를 차지한 터키마라톤의 희망 칸 키겐 오즈빌렌도 정상권의 기량을 갖췄다. 해외초청선수 40명(남자 26·여자 14명)을 포함해 남녀엘리트선수 142명이 참가하는 이번 대회는 오전 8시 시작하고, 채널A가 전국에 생중계한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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