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대캐피탈 문성민, KOVO컵서 리베로로 뛴다

입력 2017-09-1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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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의 공격수 문성민이 KOVO컵에서 리베로로 깜짝 변신한다. 일시적 전환이지만 공격수 문성민의 수비력을 끌어올리려는 최태웅 감독의 궁리 끝에 나온 파격이다. 스포츠동아DB

V리그 최강의 토종 공격수인 현대캐피탈 문성민(31)이 ‘2017 천안·넵스컵 프로배구대회(이하 KOVO컵)’에서 리베로로 파격 변신한다. 2016~2017시즌 V리그에서 토종 최초로 단일시즌 700득점(739점)을 돌파한 문성민이다. 2015~2016시즌부터 2년 연속 MVP에 오른 문성민의 수비전문 선수인 리베로 전업은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이 아니면 상상조차 힘든 발상이다.

KOVO컵 개막일인 1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을 찾은 최 감독은 ‘문성민 리베로 구상’을 밝혔다. “현대캐피탈의 두 번째 경기인 KB손해보험전(17일)에서 (문)성민이를 리베로로 써볼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일시적인 변화다. 그럼에도 이런 생각에 도달한 데에는 필연성이 자리한다.

2016~2017시즌 챔피언에 오른 현대캐피탈은 안정 대신 변화를 택했다. 최 감독은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우승공신인 레프트 대니와 재계약하지 않았다. 그 대신 라이트 바로티를 트라이아웃에서 선택했다. 이에 따라 주 공격수 문성민은 라이트에서 레프트로의 포지션 전환이 불가피했다. 공격에 전념하는 라이트와 달리 레프트는 리시브, 수비 비중이 올라가는 포지션이다. 최 감독은 “주변의 생각보다는 (문)성민이가 리시브를 잘 한다”고 웃었다. 그러나 ‘최선의 훈련은 실전’이라는 신념을 지닌 최 감독은 상대 공격수들의 강 서브와 스파이크를 도맡아야 할 리베로를 맡겨 문성민의 수비를 단련시킬 생각이다.

아마도 ‘리베로 문성민’은 9월 17일 오직 하루만 볼 수 있는 ‘한정판 게임’이라 할 수 있다. 리베로 문성민을 결단하기까지 최 감독이 막판까지 고심한 지점은 상대팀 KB손해보험의 반응이었다. 배구계 전체의 시선도 신경 쓰였다. 그러나 상대팀을 약하게 보거나, 배구계에 일회성 이슈를 끌기 위한 의도는 추호도 없다.

변동성이 심한 현대캐피탈의 이번시즌 전력에서 최적 조합을 찾기 위한 일련의 실험 과정일 뿐이다. 현실적으로 KOVO컵보다 10월 14일 V리그 개막전에 모든 것을 맞추고 있다. 그래서 KOVO컵에 임하는 최 감독의 기본 방침은 백업 멤버의 활성화다. 열심히 훈련한 선수들에게도 뛸 무대를 마련해주고, 그들의 쓰임새를 찾아볼 기회로 삼을 생각이다. 세터 이승원, 센터 김재휘의 즉시전력 여부도 확인해봐야 한다. 최 감독은 “(이)승원이는 실전 때 연습처럼만 해줬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군입대한 최민호의 공백을 메워야 할 김재휘도 어떻게든 만들어 써야 할 전력이다. ‘키맨’인 바로티는 생각보다 현대캐피탈 스타일의 배구에 적응 속도가 빠르지 못하다. 시행착오의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가 현대캐피탈의 팀 플랜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최 감독은 “바로티는 KOVO컵에서 풀타임으로 써보겠다”고 말했다.

천안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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