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김한수 감독의 ‘믿을 구석’ 상수-자욱-승짱

입력 2017-01-1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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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김상수-구자욱-이승엽(왼쪽부터). 사진|스포츠동아·스포츠코리아

삼성 김한수 감독은 요즘 좋아하는 골프도 잘 못 친다. 지휘봉을 잡고 나서 생각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2월 1일부터 전지훈련이 시작되는 탓에 선수들의 모습을 직접 보지 못해 고민만 계속 늘고 있다. 그럴 수밖에 없다. 지난해 삼성은 외국인선수들의 부진과 주전급 선수들의 부상, 여러 가지 사건사고 등 악재가 겹치면서 9위로 추락했다. 결국 구단 분위기를 쇄신하는 차원에서 감독 교체 등 대폭 물갈이가 이뤄졌다.

김 감독의 어깨는 무겁다. 명문구단의 명성을 되찾아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그러나 설상가상으로 스토브리그에 전력 이탈이 있었다. 투타의 핵심이던 최형우(34·KIA)와 차우찬(30·LG)이 이직했다. 우규민(31)과 이원석(31)을 영입하면서 선발진과 내야진을 보강했지만 상대적으로 전력이 강해졌다는 평가는 받지 못하고 있다. 김 감독도 “우리 선수들이 잘 준비하고 있을 것”이라며 믿음을 보였지만 “잠재력을 터트려야하는 선수들이 있다”고 선수들의 분발을 바랐다. 그래도 ‘믿을 구석’은 있다. 바로 김상수(27)와 구자욱(24), 그리고 이승엽(41)이다.

김 감독은 올 시즌 선수단 주장으로 김상수를 지목했다. 10개 구단 최연소 주장이다. 김 감독은 “(김)상수가 잘 해줘야 우리 팀에 활기가 넘친다. 다른 선수들에게 물어봐도 (김)상수가 야구를 잘 했을 때 분위기가 좋았다고 하더라”며 “(김)상수도 이제 고졸 9년차다. 한 팀에서 9년을 뛰었으면 이제는 팀을 생각할 나이가 됐다. 개인적으로는 프리에이전트(FA)이기도 하고, 그동안 못했기 때문에 잘 하고 싶은 마음이 강할 것이다. 앞으로 자신과 팀을 위해 열심히 뛰어달라는 의미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의 머릿속에는 ‘3번 외야수 구자욱’에 대한 계산도 세우고 있다. 구자욱은 2015년 혜성처럼 등장해 KBO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성장해가고 있다. 잘 생긴 외모만큼 빼어난 실력과 남다른 근성으로 이승엽의 뒤를 이을 삼성의 스타로 각광받고 있다. 189㎝의 큰 키에 몸무게가 86㎏밖에 나가지 않아 교타자로 평가됐지만, 지난해에는 팀의 3번타자로 타율 0.343 14홈런 77타점을 올리며 중심타자로도 능력을 인정받았다. 김 감독은 “(구)자욱이는 내야에서는 송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외야로 보내서 타격에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려고 한다”며 “지금 당장 (구)자욱이에게 많은 홈런을 바랄 수는 없지만 매년 홈런수(2015년 11홈런, 2016년 14홈런)가 늘고 있다. 매년 조금씩 몸을 불리면 중심타선에서 지금보다 더 좋은 타격을 해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김 감독의 마지막 ‘믿을맨’은 다름 아닌 이승엽이었다. 이승엽은 올 시즌 끝나고 은퇴하지만 아직까지 타석에서 그만큼 무게감을 가진 타자는 없다. 김 감독은 그의 마지막이 될 이번 시즌에 1루수를 맡기면서 타격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기회를 부여하기로 했다. 김 감독은 “(이)승엽이는 5번이나 6번을 맡기려고 한다”며 “3번 (구)자욱이, 4번 외국인타자, 5번이나 6번에서 이승엽이 쳐주면 중심타선이 나쁘지 않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대구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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