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흥식 “KIA 방망이, 2003년 삼성보다 세다”

입력 2017-07-12 16: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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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박흥식 타격코치

무서움을 넘어 공포감이 밀려든다. 1번부터 9번까지 쉬어갈 타자가 없다. 남들은 두 자릿수 안타도 때려내기 힘들어하는데, KIA는 두 자릿수 득점을 예사로 뽑아내고 있다. KBO리그 역대 최강의 타선을 꼽자면 2003년 삼성을 빼놓을 수 없다. 2003년 삼성과 2017년 KIA 타선 중 어디가 강할까. 2003년 삼성 타격코치와 2017년 KIA 타격코치를 맡고 있는 박흥식 코치는 조심스럽게 “2017년 KIA”라고 답했다.


● 파괴력의 2003년 삼성-짜임새의 2017년 KIA

2003년 삼성은 가공할 파괴력을 선보였다. 133경기에서 무려 213홈런을 때려내 2000년 현대의 208홈런과 1999년 해태의 210홈런을 넘어 역대 한 시즌 팀 최다홈런 신기록을 작성했다. 경기당 1.6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이마양 트리오’로 불린 중심타선의 홈런과 타점 생산력이 무시무시했다. 이승엽은 당시 아시아 최다홈런 신기록인 56홈런을 터뜨렸고, 마해영은 38홈런을 날렸다. 양준혁도 33홈런으로 거들어 3명이 합작 127홈런을 기록했다.

2003년 삼성이 팀홈런 신기록을 세웠다면 올 시즌 KIA는 역대 최고 팀타율을 노리고 있다. 11일까지 팀타율이 무려 0.310이다. 종전 최고 기록인 2015년 삼성의 0.302를 넘어설 기세다. 최근 ‘타고투저’의 시대라, 숫자만 놓고 평가하긴 무리가 있지만 어쨌든 올 시즌 KIA는 리그 평균타율(0.285)에 비해서도 팀타율이 2푼5리나 높다는 점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준이라 할 수 있다.

KIA는 팀홈런도 94개를 기록했다. 경기당 1.13개다. 파괴력에서는 분명 2003년 삼성에 뒤지지만, 장타력은 상대팀에 충분한 위협을 주고 있다. 바로 팀장타율(0.481) 때문이다. 팀홈런 151개로 1위를 달리는 SK의 팀장타율(0.471)보다 높은 1위다. 여기에 KIA는 팀출루율도 0.364로 1위이며, 팀 OPS(출루율+장타율)도 당연히 0.861로 1위다. 2003년 삼성은 팀타율 0.284로 현대(0.286)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리그 평균타율인 0.269보다 1푼5리 높았다. 당시 삼성의 팀출루율(0.346)과 팀장타율(0.482)을 합친 팀 OPS는 0.828이었다.


● 박흥식 “결론은 올해 KIA 타선이 더 무섭다”


2003년 삼성과 2017년 KIA의 타선 중 어디가 더 강할까. 시대와 환경이 달라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다. 박흥식 코치도 쉽게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 그러나 박 코치는 여러 가지 생각을 하더니 “아직 올 시즌이 끝나지 않았지만 현재 페이스라면 올해 KIA가 2003년 삼성보다 더 강한 느낌”이라고 평하면서 “중심타선의 파괴력 면에서는 2003년 삼성이 세다고 볼 수 있지만, 올해 KIA는 짜임새가 좋다. 상대팀 입장에서 볼 때 1번부터 9번까지 쉬어갈 선수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박 코치는 이어 “새로 영입한 이명기가 1번, 최형우가 4번을 치고, 타격 1위 김선빈이 9번에 들어가면서 짜임새가 몰라보게 달라졌다. 여기에 시즌 초반에 부상과 부진에 빠져있던 김주찬, 이범호, 버나디나가 자리를 잡으면서 더 강해졌다. 과거와 달리 이젠 주전 1~2명이 빠져도 큰 문제가 없다. 오히려 벤치에 앉아 있는 대체선수가 나가면 더 잘 친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모두 좋은 선구안으로 유인구를 참아내면서 자신이 기다리고 있던 공을 제 스윙으로 거침없이 받아치고 있다는 점이 상대 투수도 부담스러울 것이다. 찬스를 한번 잡으면 모든 타자들이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 몰아치기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가장 좋은 부분이다”고 평가했다.

KIA는 6월27일 광주 삼성전부터 지난 5일 SK전까지 역대 최다인 8연속경기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팀득점이 573득점으로 1위인데, 2위 넥센(474득점)에도 거의 100점 이상 앞서고 있다. 역대급 최강타선을 구축한 KIA의 불방망이가 앞으로 어디까지 폭발할지 주목된다.


● 2003년 삼성 VS 2017년 KIA 베스트 라인업


▲2003년 삼성 베스트 라인업

1번 박한이=0.322-12-59
2번 강동우=0.266-9-57
3번 이승엽=0.301-56-144
4번 마해영=0.291-38-123
5번 양준혁=0.329-33-92
6번 김한수=0.295-17-70
7번 브리또=0.255-20-58
8번 진갑용=0.290-21-53
9번 고지행=0.281-4-27
※성적은 타율-홈런-타점


▲2017년 KIA 베스트 라인업

1번 이명기=0.348-4-46
2번 김주찬=0.254-4-31
3번 버나디나=0.323-15-64
4번 최형우=0.368-20-79
5번 나지완=0.321-15-61
6번 안치홍=0.333-10-51
7번 이범호=0.294-10-43
8번 김민식=0.232-4-32
9번 김선빈=0.384-2-48
※성적은 타율-홈런-타점. 11일(83경기) 현재

광주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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