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승 전설’ 정민철의 PS 프리뷰] “미쳐야 하는 이재학, 장원준은 하던 대로”

입력 2017-10-1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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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이재학-두산 장원준(오른쪽). 스포츠동아DB

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투수 맞대결은 정공법과 변칙선발의 대전이었다. 두산은 예상대로 더스틴 니퍼트를, NC는 깜짝 카드로 장현식을 내세웠다. 흥미로운 점은 NC의 변칙선발 기용이 2차전에도 계속된다는 것이다. 이재학이 친정팀을 상대로 선발마운드에 오른다. 무리수로 보일 수도 있지만 이는 철저한 계산에 따른 선발 기용이다. 관건은 역시 이재학의 활약여부다. 그에게 필요한 한 글자는 ‘미칠 광(狂)’이다. 반면 두산 선발인 장원준은 ‘하던 대로’ 투구를 하면 된다. 그 만큼의 단순한 표현으로도 설명이 충분한 투수다.


● ‘현실 직시’ 이재학, 미쳐야 하는 남자

어린 후배에게는 가혹한 얘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을 냉정하게 바라봐야 한다. NC 코칭 스태프는 메이저리그에서 불펜 경험이 풍부한 제프 맨쉽을 불펜으로 돌리며 2차전 선발투수로 내정된 이재학에게 큰 역할을 기대하지 않을 것이다. 선발이라는 개념보다는 첫 번째 투수라는 생각이 강할 것 같다. 물론 이재학이 기대 이상의 투구를 해 이런 예상을 보기 좋게 깨주길 바란다. 그러나 그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NC는 ‘이닝 쪼개기’로 투수 총력전을 펼칠 가능성이 농후하다. 3차전 선발등판이 유력한 에릭 해커는 긴 이닝을 책임질 수 있는 투수다. 또 중간에 이동일이 하루 있으니 불펜 총력전을 펼친다 해도 투수진 전체에 하루 휴식을 줄 수 있다. 김경문 감독은 분명 이런 계산 속에서 이재학을 선발로 선택했을 것이다.

이재학은 최근 수년간 투피치로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관건은 이런 큰 경기에서 정밀분석 당한 투피치를 어떻게 활용하는가다. 팀 전체로 보면 NC는 체력 관리를 꾸준히 신경 써야 한다. 포스트시즌은 매 경기 체력 소비가 상당하다. 녹초가 되는 시점은 점점 다가오고 있다. 더군다나 두산은 힘을 안배해 놓고 계속 수성하는 입장이다. 투수 총력전의 여파까지 잘 계산해야 한다.



● ‘꾸준함의 정석’ 장원준, 늘 하던 대로

장원준은 1차전에 등판한 니퍼트와는 전혀 다른 유형의 투수다. 던지는 폼도, 투구 유형도 완전히 다르다. 그러나 투수로서의 내공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부드러우면서도 단단한 투수가 바로 장원준이다. 이제까지 마운드 위에서의 모습을 생각하면 정규시즌과 다름없이 본인의 호흡대로 공을 던질 것이다. 실점을 한다 해도 무너지지 않는 게 장원준의 최대강점이다. 일격을 당해도 무너지지 않으니 이후 상대 타자들이 오히려 말리는 경향이 있다. 힘이 들어가고 변화구에 헛스윙이 나오기 시작한다. 우타자 몸쪽을 공략하는 슬라이더는 가히 위력적이다. 여기에 바깥쪽에 날카롭게 제구 되는 직구까지 있으니 타자들이 혼란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

1차전에 이어 2차전은 여전히 잠실에서 열린다. 장원준은 올해 잠실에서만 10승(3패)을 올렸다. 방어율은 2.70이다. 투수는 분명 자신이 편하게 느끼는 마운드가 있다. 두산 이적 후 장원준의 성적을 보면 잠실은 장원준에게 최적화된 마운드다. 장타에 대한 부담도 없어 본인이 편안함을 느끼는 모습이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정리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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