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토픽] 2부리그 강등 경남FC 해체 위기

입력 2014-12-09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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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FC 구단주인 홍준표 경남지사가 구단 해체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프로축구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경남 선수들이 6일 광주FC와의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을 통해 내년 챌린지(2부리그) 강등이 확정되자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제공|경남FC

■ 홍준표지사 “감사 후 특단조치”

“2년간 예산 지원했지만 참담한 결과
사장·감독·코치 사표 받으라” 지시
축구계, 시민 구단 도미노해체 우려

경남FC가 2015년 K리그 챌린지(2부리그)로 강등되면서 거센 후폭풍이 불고 있다. 올 시즌 K리그 클래식(1부리그) 11위를 기록한 경남은 3일과 6일 펼쳐진 광주FC와의 승강 플레이오프(PO)에서 1무1패에 그쳐 챌린지 강등이 확정됐다.


● 홍준표 지사 “팀 해체 포함 특단의 대책 강구”

홍준표(60·새누리당) 경남지사는 8일 열린 실국원장 회의에서 “2년간 경남 사장단 이하 직원을 등용해 도에서 예산을 많이 확보해주면서 단 한번도 간섭하지 않고 전적으로 맡겼다. 하지만 참담한 결과를 가져왔으며, 이것은 경남 사장 이하 감독과 코치들의 리더십 부재 때문이다. 지난 2년 동안 기업체에 구걸하듯이 지원했지만, 프로 근성도 없고 프로 자세도 안 돼 있다”고 질타했다.

이어 “경남에 대해 감사관실에서 특별 감사를 해 계속 운영을 할지, 운영을 어떻게 하면 되는지 등에 대해 결정하겠다. 그 전에 문화관광국장은 사장 이하 감독과 코치, 임직원 모두에게 사표를 받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구단주가 팀을 해체할 수도 있다는 강경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경남은 격랑의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박재영 단장은 6일 승강 PO 2차전 직후 사직서를 제출했고, 안종복 사장 역시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경남 해체되면 도시민구단 도미노 효과 우려

축구계는 홍준표 지사의 발언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도시민구단의 한 관계자는 “사실 지자체들이 도시민구단을 계륵으로 여긴다. 돈은 돈대로 쓰지만 그에 걸맞은 효과가 없다고 보고 있다. 경남이 해체된다면 그것은 한 구단만의 문제가 아니다. 경남의 사례를 보고 도미노처럼 4∼5개의 팀이 없어질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경남은 2006년 4만여명의 도민들이 직접 주주로 참여해 창단한 구단이다. 홍 지사가 구단주이기는 하지만 도민들을 대행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해체 문제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살림살이를 줄여서 대전이나 광주처럼 다시 1부리그로 승격하는 사례도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남 안종복 사장은 “최악의 상황으로 가는 것은 막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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