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파도, 해외파도 ‘방콕파’로 대동단결

입력 2017-05-24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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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U-20 태극전사들의 전주생활은?
훈련·식사시간 외 호텔 방서 휴식
불필요한 논란 우려 ‘SNS 금지령’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코리아 2017’을 치르고 있는 한국 선수단은 전주 시내의 한 특급호텔에 묵으며 대회 초반부를 소화했다. 조별리그 A조 1·2차전이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됨에 따라 상당기간 이곳에 머물게 됐다. 16일 전주에 입성한 U-20 대표팀은 20일 기니와 1차전, 23일 아르헨티나와 2차전을 펼쳤다.

그러나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합숙훈련을 할 때와 비교해 큰 변화는 없었다. 생활 패턴이 아주 단순했다. 잠을 청하고 먹고 쉬고 훈련하다, 다시 먹고 휴식을 취했다. 하루 3차례 식사를 제외하면 U-20 태극전사들 대부분은 호텔 방에서 거의 나오지 않았다. 각자 마음과 뜻이 통하는 룸메이트와 푹신한 침대에 누워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거나 미리 준비한 태블릿PC, 노트북 등을 인터넷에 연결해 축구 영상과 드라마, 영화 등을 시청하며 망중한을 즐겼다. 휴대폰으로 스포츠 게임을 하거나 가족 및 지인들과 연락하기도 했다.

복장단속 등 엄격한 규율보다는 최대한 사생활과 자유를 보장하는 U-20 대표팀 신태용(47) 감독이지만, 제자들의 SNS(소셜미디어) 사용만큼은 금지시키고 있다. 정보유출에 대한 걱정 때문이라기보다는 불필요한 글로 인해 괜한 오해를 사고, 자칫 돌이킬 수 없는 사태까지 낳을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팀 분위기가 흐트러질 수 있음은 물론이다. 파주 NFC에 입소할 때부터 이런 점을 교육했고, 선수들도 철저히 약속을 지키고 있다.

스포츠동아DB


그런데 U-20 대표팀에 ‘방콕(방에 콕 틀어박힌다는 의미)파’가 많을 수밖에 없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식당과 카페테리아가 아니면 숙소 내 여유공간이 그리 넉넉하지 않기 때문이다.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출전한 U-23 대표팀도 이끌었던 신 감독은 당시 브라질 현지 숙소의 인터넷 사정이 원활하지 않았던 기억을 떠올리며 “(전주에선) 호텔 인터넷이 워낙 잘 터져 선수들이 거의 밖에 나오지 않는 것 같다. 브라질에선 각국 선수들이 전부 (비교적 인터넷이 잘 되는) 로비로 내려오는 진풍경을 연출했다”는 나름의 해석을 곁들였다.

그렇다고 온종일은 아니다. 틈날 때마다 숙소 밖으로 외출을 나와 한옥마을을 거닐며 산보를 하는 선수들도 제법 된다. 신 감독 역시 “방에만 있으면 오히려 더 피로가 쌓일 수 있다”며 컨디션 조절에 크게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의 외출은 적극 권장하고 있다.

식사는 역대 국제대회의 관례와 FIFA의 규정대로 매번 뷔페식으로 제공된다. 한국 선수단과 같은 호텔에 묵고 있는 기니, 아르헨티나, 잉글랜드 선수단에서도 전혀 불평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다양하고 푸짐한 음식이 차려진다. 다만 국가별 동선이 겹치는 모호한 상황을 최소화하기 위해 식사시간과 장소는 4개국 선수단이 머무는 층과 마찬가지로 전부 다르다.

우리 대표팀의 경우 조별리그 3경기 모두 오후 8시에 킥오프되고, 공식 팀 훈련은 오후 6시30분에 맞춰 진행되기에 보통 저녁식사를 오후 10시 넘어서야 한다. 이는 26일 잉글랜드와의 조별리그 3차전을 위해 수원으로 이동한 뒤에도 마찬가지다. 물론 경기 당일에는 킥오프 3~4시간 전에 파스타, 샌드위치, 국수 등으로 탄수화물을 보충한다. 경기장 라커룸에도 대회 조직위원회에서 마련한 다과 외에 초콜릿, 바나나, 오렌지주스 등을 따로 준비해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전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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