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in CHINA] 중국 U-20 대표팀, ‘티베트 국기 논란’ 어떻게 봐야 하나

입력 2017-12-05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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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일부 축구팬, 獨 4부리그서 티베트 국기 걸어
정치적 개입으로 리그 참가 내년으로 미뤄져

2012년 런던올림픽 3·4위전. 당시 한국은 일본에 2-0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 박종우는 ‘독도는 우리 땅’이라 적힌 종이를 펼쳤다. 이에 국제올림픽위원회는 올림픽 헌장 제50조(스포츠에서 정치적 선전을 금한다)를 위반했다며 그의 동메달 박탈을 논의했다. 이처럼 스포츠와 정치 간의 ‘불편한 동거’는 예부터 늘 있었다. 최근에도 이와 유사한 사례가 나왔다. 배경은 독일이고, 주인공은 티베트와 중국이다.

지난 18일 중국 20세 이하 대표팀(이하 중국 U20팀)이 TSV 쇼트 마인츠와 독일 4부 리그 첫 경기를 펼쳤다. 정식 경기는 아니다. 중국축구협회가 매 경기 2000만원에 달하는 대전료를 상대 클럽들에 내고 ‘초청 팀 자격’으로 참가하는 것이다. 협회는 올해 초부터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U20팀에 투자했다. 과거 맨체스터 시티 출신 순지하이를 감독으로 배정하고 팀에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독일 4부 리그 참가 역시 그 일환이다. 하지만 경기 전부터 중국 U20팀에게는 ‘돈으로 원칙과 명분을 산 팀’이라는 오명이 붙었다.

경기는 0-3으로 패했다. 추운 날씨와 낯선 환경 탓에 선수들은 우왕좌왕했다. 수비 라인이 쉽게 무너졌다. 전방에선 경기 초반을 제외하곤 득점 기회를 잡지 못했다. 그런데 이날 경기가 20분간 중단됐다. 관중석에 정치적인 깃발이 내걸렸기 때문이다. 이 깃발은 현재 중국내외에서 독립운동을 펼치고 있는 티베트 망명정부의 국기다. 한 중국 팬은 티베트 국기를 뜯어내려고도 했다. 독일 빌트지의 팀 오싱 기자는 이날 경기 직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티베트 (독립)시위대는 깃발을 철수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중국 팬들은 분노했다. 국가 간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졌다. 중국축구협회는 26일 “스포츠에 정치적 요소가 개입돼선 안 되며, 이는 양국의 우호 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국제축구연맹의 규정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결국 중국 U-20 대표팀의 리그 참가는 한 경기 만에 내년으로 미뤄졌다.

스포츠계가 정치행위에 반대하는 까닭은 각국의 이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중국은 최근 스포츠를 이용해 국가를 결집하고 국가적 위상을 드높이고자 했다. 그런데 이제는 그 정치행위의 피해자가 됐다. 국제사회는 이를 두고 어떤 반응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원익 스포츠동아 대학생 명예기자 jirrard9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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