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게 강하게 리듬있게…아이돌 인사법도 전략

입력 2012-05-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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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데뷔 때 아이돌 그룹의 ‘구호 인사법’ 시작을 알린 그룹 신화(위와 리듬에 실어 팀 이름을 외치는 걸그룹 씨스타. 스포츠동아DB

■ 아이돌 그룹의 자기소개 인사법 보니…

단순형|동방신기 2PM 원더걸스…이름만 강하게
리듬형
씨스타 투애니원 달마시안…비트 리듬 실어
수식형
소녀시대 시크릿 샤이니…광고 카피처럼

얼굴을 선보이는 곳에서 자기소개가 중요하듯, 요즘 아이돌 그룹의 첫인상은 강렬할수록 좋다. 경쟁자들이 많아 대중의 기억에 오래 남기 위해선 첫인사부터 튀어야 한다. 언젠가부터 아이돌 그룹이 구호를 외치듯 자기소개를 겸한 인사를 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 위한 이런 인사법은 요즘 아이돌의 필수사항이다.


● 구호 외치는 인사법, 신화부터 알려지기 시작

아이돌 그룹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슈퍼주니어의 인사법을 기억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우리는 슈퍼주니,∼어에요!’라며, 아이언맨이 레이저 광선을 날리듯, 손바닥을 펴보이며 오른팔을 앞으로 쭉 뻗는 인사다. 특별한 인사법이 없었던 슈퍼주니어는 방송인 붐이 ‘붐이에요!’라고, 소리치듯 인사하는 것을 보고 따라 했다.

아이돌 가수의 이런 인사법이 처음으로 대중에 강한 인상을 남긴 사례는 남성그룹 신화다. 1998년 데뷔한 신화는 손바닥을 아래로 향하게 팔을 뻗으며 큰소리로 ‘우리는 신화입니다’라고 외치는 인사법을 선보였다. 큰소리의 인사는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고, 시청자에게도 특별한 모습으로 보이면서 신화를 기억하기 시작했다.

이보다 앞서 ‘아이돌 인사법’을 처음 시도한 가수는 기획형 아이돌 그룹의 원조로 꼽히는 H.O.T다. 1996년 데뷔한 H.O.T는 90도로 허리를 굽히고 ‘우리는 H.O.T입니다. 키워주세요!’라고 인사했다. 방송이나 언론 인터뷰에서는 물론 연예 관계자들을 만날 때도 이렇게 인사하고 다녔고, 후배 아이돌 가수들도 이를 따라 하면서 아이돌의 문화가 됐다. H.O.T는 처음엔 “열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죠. 저희는 다섯손가락 H.O.T입니다” “지구는 독수리오형제가, 가요계는 H.O.T가 지킵니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픈 멤버 다섯 명이 살아 숨쉬는 그룹, H.O.T입니다” 등의 인사말을 시도하기도 했다.


● 짧은 인사에 그룹 이미지와 포부까지

아이돌의 인사법은 자신들의 개성을 표출하고 전략적으로 자신들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요긴하다. 한 번만 들어도 쉽게 기억될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고 단순히 이름만 외치는 게 아니라 자신들이 추구하는 이미지와 콘셉트를 드러내 각오나 포부까지 담기도 한다. 짧으면서도 많은 것을 담아야 하는 이름이어서 고민도 크다.

아이돌 가수들의 인사 구호는 멤버들이 직접 정한다. 인사법은 유형별로 단순형, 리듬형, 수식형으로 나눈다. 단순형은 ‘안녕하세요. OOO입니다’라고 단순히 팀 이름만 밝히는 것으로, 동방신기와 2PM, 원더걸스가 대표적이다. 리듬형은 자신의 이름을 비트나 리듬에 실어 말하는 것으로, 씨스타(위 더 비.이.에스.티 씨스타), 투애니원(왓츠 업! 위 어 투애니원!) 달마시안(달마시안 도기독 월월월) 등이 여기에 속한다.

수식형은 이름 앞이나 뒤에 수식어를 붙여 인사하는 방식으로, ‘지금은 소녀시대, 앞으로도 소녀시대, 영원히 소녀시대’의 소녀시대, ‘시작은 시크릿입니다’의 시크릿, ‘우리는 빛나는 샤이니입니다’의 샤이니, ‘스타트 나우! 안녕하세요 이모셔널 틴 팝 밴드, 틴탑입니다’의 틴탑, ‘레인보우가 떴습니다’의 레인보우, ‘에리브레디 걸스데이’의 걸스데이 등이 있다.


● 동작까지 더해지면 호소력 더 높아져

아이돌 가수들의 인사법은 이름의 이니셜이나 한 음절을 강조해 기억되도록 하면서 동시에 어떤 동작을 취해 강한 호소력을 발휘한다.

달샤벳과 에이핑크, 헬로비너스 등 귀엽고 깜찍한 이미지를 앞세운 걸그룹은 동작에 포인트를 주는 인사법을 즐겨쓴다. 달샤벳은 ‘달’을 발음하며 검지손가락으로 자신의 입술 아래쪽에 가로선을 그은 후 두 손 모아 앞으로 내미는 동작을 하며 ‘샤벳’이라고 인사한다. ‘달콤함을 드린다’는 의미다. 헬로비너스는 머리를 왼쪽으로 살짝 까딱였다가 세우면서 손가락으로 V자를 그리며 ‘헬로∼ 비너스’라고 한다. ‘비너스가 반갑게 인사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달샤벳 소속사 해피페이스엔터테인먼트 이주원 대표는 “인사를 하며 동시에 포즈를 취하면 궁금증을 더욱 유발하면서 이름을 기억하게 한다. 또한 리듬감이 있어 자꾸 들어도 질리지 않고, 괜히 또 듣고 싶은 느낌까지 준다”며 그 효과에 대해 설명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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