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훈 “실제론 싫다는 여자에겐 안 매달리죠”

입력 2012-06-1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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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고지전’과 ‘건축학개론’에 이어 드라마 ‘패션왕’까지 섭렵하며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한 이제훈. 새로운 작품 준비와 함께 군 입대를 앞둔 그는 2년의 시간을 공백기가 아닌 성장의 시간으로 보내겠다고 말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건축학개론’ 첫사랑 앓이 대학생
‘패션왕’선 여심 잡으려 모든걸 쏟는 재벌
현실속 사랑법은 여성의 의사 절대 존중

스크린·안방 오가며 대세 자리매김
“촬영장서 활력 얻어…더 달리고싶다”


이제훈은 “확실히 달라졌다”고 했다.

스크린에서는 주연 영화가 연일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고, 같은 시기 트렌디 드라마 주인공으로 안방극장에까지 나설 때 주위의 반응이 그랬다. 멜로영화로 흥행 신기록을 세운 ‘건축학개론’과 인기리에 막을 내린 SBS ‘패션왕’의 주인공 이제훈(28)은 동시에 출연한 영화와 드라마 덕분에 인지도는 물론 ‘체감 인기’도 한 단계 높였다.

“초등학생이나 중년의 아주머니, 심지어 할아버지들까지 알아봐요. 가끔 길거리를 걸을 때마다 들려오는 소리의 높이가 달라진 것도 같고요.”

숨가쁘게 달려온 이제훈은 ‘패션왕’ 촬영이 끝나자마자 졸업한 고등학교를 찾아가 은사를 만났다. “연기 활동이 많아진 뒤부터 자주 찾아뵙지 못했고 얼마 전 학교 축제 때 와 달라는 부탁을 받고도 드라마 촬영으로 참석하지 못해 아쉬웠다”는 이제훈은 “집 가훈이 ‘정성을 다하라’인데 그에 맞게 충실하려고 한다”며 웃었다.

이제훈은 독립영화 ‘파수꾼’에서 소름끼치는 연기를 펼쳐 스크린 유망주로 떠오른 지 2년에 불과하다. 그 사이 전쟁 대작 ‘고지전’을 거쳤고 첫사랑의 순수한 감성을 담은 ‘건축학개론’으로 활동을 넓혔다. 공학박사 출신 퇴마사로 변신한 코미디 영화 ‘점쟁이들’의 개봉도 앞뒀다.

다니던 대학을 관두고 ‘만학도’로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입학할 때만 해도 기대하지 않았던 상황이다. “1년 사이 세 편의 영화로 힘을 얻고 달려왔다”는 이제훈은 “촬영장에서 활력을 얻지만 사실은 더 달리고 싶다”며 뜨거운 마음 속 열정을 드러냈다.


● ‘건축학개론’으로 흥행 배우 대열 합류

‘건축학개론’은 410만 관객 동원으로 멜로영화 흥행 신기록을 세웠다. 이제훈은 첫 사랑에 젖어드는 스무 살 대학생의 풋풋한 모습을 순수하게 표현했다. 이 영화의 성공으로 이제훈은 이제 ‘기회를 찾는 배우’가 아니라 ‘제안을 받는 배우’로 입장이 바뀌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오디션을 보며 영화 역할을 따냈어요. 이젠 제안을 받는 입장인데 소중한 기회에 모두 참여할 수 없는 지금 상황이 아이러니히죠. 지금은 예의를 갖춰 정중하게 거절하는 방법을 새롭게 배우고 있어요. 죄송스러운 마음도 크죠.”

스크린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자마자 이제훈은 안방극장으로 향했다. 재벌 2세 역을 맡은 ‘패션왕’은 전형적인 트렌디 드라마. 여자의 마음을 얻기 위해 돈과 능력, 자존심을 쏟아 붓는 역할을 처음 소화한 이제훈은 “실제라면 그렇겐 못 했을 것 같다”고 했다.

자신의 사랑을 받아 주지 않는 여자에게 끈질기게 매달리기보다는 “그녀의 뜻을 존중하게 될 것 같다”고 말한다. 하지만 “여자를 떠나보내도 마음 속에 남은 미련은 오랫동안 이어질 것 같다”며 “쿨한 편이 못 된다”고 말했다.


● 군입대·새로운 출연작…여전히 바쁜 이제훈

이제훈은 영화와 드라마를 끝내 놓고도 쉴 틈이 없다. 밀린 광고 촬영부터 개봉을 앞둔 ‘점쟁이들’ 후반작업에 참여한다. 출연을 제의받고 신중하게 고민 중인 영화도 있다. ‘조폭’ 고교생과 음악교사의 우정을 그린 ‘나의 파바로티’다. 이제훈이 출연을 결정하면 한석규와 호흡을 맞춰 7월 촬영을 시작한다.

군 입대 문제도 남았다. 본격적인 연기 데뷔가 늦은 이제훈은 입대를 미루기 어려운 상황. 구체적인 입대 시기는 확정하지 않았지만 마음 속으론 준비를 하고 있다. 이제훈은 입대 계획을 두고도 ‘정확하고 신중한’ 자신만의 대화법처럼 “남자의 의무를 기분 좋게 받아들이고 싶다”고 했다. “연기를 잠시 멈춰야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다녀온 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넓은 스크린이든, 그보다 좁은 TV 화면이든 자유자재로 오가며 무한 성장 중인 이제훈에게 군 복무라는 2년 간의 공백은 장벽이 되기 어려워 보였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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