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 주니엘 “역사에 남을 여성 싱어 송 라이터 되고파”

입력 2012-06-29 10: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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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오디션 프로에서 깜짝 우승 ‘준비된 신인’
● 손가락 굳은살…아름다운 상처
● 자연에서 영감 얻는 4차원 소녀


‘첫사랑은 열병입니다. 미련입니다’라고 외치는 조숙한 19세 소녀가 기타를 메고 나타났다.

이제 막 사랑의 열병을 끝낸 것 같은 신인 가수 주니엘(본명 최준희)이다.

그는 싱그럽고 풋풋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묘한 신비감을 풍겼다. 바람이 불면 쓰러질 것 같은 외모지만 왼쪽 손에 있는 딱딱한 굳은살은 그녀의 또 다른 모습을 대변하고 있다.

그는 더운 날씨에 진행된 인터뷰였음에도 목 관리를 위해 에어컨 바람이 부는 곳에 절대 가지 않았다. 술은 물론 탄산음료도 마시지 않는다고 한다.


“제 본명은 최준희입니다. 주니엘이라는 예명은 제 이름의 ‘준희’와 ‘Love(사랑)’의 L을 더한 거예요. 많이 사랑받고 싶다는 의미가 있죠.(웃음)”

6월 7일 발매한 데뷔 앨범 ‘마이 퍼스트 준(My First June)’에는 타이틀 곡 ‘illa illa(일라 일라)’와 ‘Ready Go!’, ‘Everlasting Sunset’, ‘Mask’, ‘바보’ 총 5곡이 실려 있다.

타이틀 곡 ‘illa illa’는 주니엘이 직접 연주하는 아름다운 어쿠스틱 기타 선율이 매력적인 트렌디한 모던팝이다. 첫사랑에 대한 애틋함과 그리움에 대한 표현이 삼촌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첫사랑을 이름 모를 들꽃(illa)에 비유한 서정적인 곡이다.

“아직 제가 어려서 사랑이라는 감정을 잘 모르겠어요. ‘지킬 앤드 하이드’, ‘어린 왕자’, ‘피노키오’ 같은 책과 영화를 보며 감정이입을 하려고 애썼어요. 간접 경험이긴 하지만 저만의 상상 속 이야기들이 영감을 줘요.”

가녀린 이미지의 주니엘은 마냥 어린 소녀가 아닌 ‘외유내강’ 스타일로 데뷔 무대에서 긴장도 하지 않았다는 반전 매력을 지녔다.

“긴장하지 않는 편이에요. 데뷔 첫 음악방송에서도 부담 없이 노래했었죠. 그런 걱정보다 제가 가진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그런 생각을 할 때 많이 설렌답니다.”


▶ ‘밴드 명가’의 다크호스 주니엘

주니엘은 케이팝(K-pop)을 대표하는 ‘꽃미남’ 밴드 씨엔블루와 FT아일랜드를 키워낸 FNC뮤직이 발굴한 첫 여성 싱어 송 라이터. 선배들의 명성을 잇기 위해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일본 언더그라운드 무대에서 실력을 키울 기회를 얻었어요. 소극장과 길거리 라이브 무대를 돌며 많은 것을 배웠죠. 저에겐 소중한 경험이었어요.”

비록 일본의 길거리를 떠돌았지만 주니엘의 끼와 재능은 낯선 곳에서도 사람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한국의 간판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와 비슷한 성격을 가진 일본의 ‘니지이로 슈퍼노바’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

“무대 경험을 쌓고자 출전했는데 우승까지 차지해 어리둥절했죠. 일본어도 서툴렀거든요. 정말 신기했고, ‘내가 왜?’라는 생각까지 들었어요.”

‘파니니’(주니엘의 첫 번째 기타. 일본 활동 당시 사용)와 함께한 일본 활동은 주니엘이 비옥한 토양으로 거듭나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줬다. 이제 자신만의 열매를 맺을 준비를 하고 있다.

“‘파니니’는 정말 소중한 친구이자 동생이에요. 자매 같은 느낌이죠. 오랜 시간 함께해서 그런지 소리가 조금씩 변하고 있어요. 기타의 선율이 제 목소리에 맞게 바뀌는 걸 느낄 수 있어요. 세상 어떤 기타보다 소중한, 없으면 불안한 제 ‘죽마고우’죠.”


▶ ‘풋내기’의 진인사대천명…하늘이 답을 보내왔다

주니엘도 다른 아이돌 스타처럼 긴 연습생 시절을 보냈다.

“중학교 3학년 때 연습생 생활을 시작했는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힘들다고 생각한 적이 없어요. 정말 한 번도 안 해봤어요. 처음 기타를 배울 때는 10시간 이상 기타를 쳤거든요. 노래를 부르며 기타를 치는 게 마냥 즐거웠어요. 자신감이었는지 모르지만, 가수가 될 거라는 확신이 있었어요. 준비 기간이 길어져도 전혀 걱정하지 않았어요.”

가수가 꿈이셨던 주니엘의 아버지와 주니엘에게 자연의 아름다움을 알려주신 어머니는 주니엘이 꿈을 이루는데 지지와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다.

“초등학교 때 아빠와 종종 비틀즈, 레드 제플린의 음악을 들으며 음악의 느낌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어머니의 취미가 등산이세요. 저도 자연스레 어려서부터 함께 다니며 등산이라는 취미를 물려받았죠.”

그래서일까. 지금까지 24곡을 작사·작곡 했다는 그는 최근 들어 자연을 거닐며 음악적 영감을 얻는다고 했다.

“작곡 초반엔 책과 영화에서 영감을 받았다면 최근엔 주로 자연을 보고 곡을 써요. 이렇게 말하니까 꽤 전문가 같네요. 하하. 아직 초보고 배울 게 많지만, 자연을 보고 뭔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나 느낌을 멜로디로 풀어내려고 노력해요. 음악적으로 다양한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어요.”

산세가 험한 곳의 암벽을 타며 작곡의 영감을 얻는다는 4차원 싱어 송 라이터 주니엘은 또래의 아이돌 가수들과는 다른 성숙함을 지닌 듯 보였다.


▶ 대중성 vs 하고 싶은 음악…결론은?

주니엘에게 요즘 가장 큰 걱정거리가 무엇인지 물었다. ‘예능감’과 ‘음악의 선택’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시청자들께 보여 드릴 개인기가 없어 고민 중이라고. 노래 연습만큼이나 개인기 개발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고 있다. 연습 중인 개인기를 보여 달라고 하자 얼굴에 홍조를 띠며 당황해 한다. 영락없는 소녀의 모습이다.

“대중성과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조절하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대중분들께서 좋아해 주시는 노래를 할지, 저 스스로 만족스러운 음악을 해야 할지 고민이에요. FT 아일랜드, 씨엔블루 선배님들과 늘 이야기 하는 주제죠. 최근 유희열 선배님과도 같은 주제로 이야기 했었어요. 선배님들은 ‘대중성도 중요하지만 네가 좋아하는 음악을 해라. 너의 색을 잃지 말아야 스스로 행복하고, 그다음에 나 아닌 다른 누군갈 노래로 행복을 줄 수 있다’고 조언해주셨어요.”

당찬 주니엘도 음악이 아닌 주제를 이야기를 할 때면 수줍음 많은 여느 10대 소녀와 다르지 않았다.

“이상형이요? 꽃미남 스타일보다 목소리 좋은 분들이 좋아요. 차승원 선배님이나 이선균 선배님 같은 분들이죠. 아! 이분들도 꽃미남인가요?(웃음)”

‘제2의 아이유’, ‘제2의 윤하’라는 수식어에 대해서도 속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런 수식어를 붙여주시는 것 자체가 과분하죠. 제가 또 언제 그런 유명하고 뛰어나신 선배님들과 비교되겠어요. 진심으로 감사한 일이에요. 하지만 신인가수에게는 맞지 않는 말 같아요. 선배님들과 감히 비교도 할 수 없죠. 또 주니엘은 주니엘 그 자체니까요.”

데뷔한 지 갓 한 달이 지난 ‘신인 가수’ 주니엘은 어떤 가수가 되고 싶을까. 그는 역사에 남을 만한 최고의 여자 싱어 송 라이터가 되어 명곡을 많이 쓰고 싶다고 했다.

“가수가 되고 싶다는 목표를 갖게 된 건 보아 선배님의 노래하는 모습에 반해서였죠. 요즘은 릴리 앨런과 장기하 선배님의 느낌을 배우고 싶어요. 전 아직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백지라고 할 수 있죠. 걸음마를 떼고 하나씩 음악적으로 그려가는 단계예요. 꼭 많은 그림을 채우고 싶어요.”

인터뷰를 마친 주니엘은 팬들에게 감사의 말을 잊지 않았다.

“아직 부족한 저를 사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많은 응원 부탁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박영욱 동아닷컴 기자 pyw06@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세훈 동아닷컴 기자 ohhoon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국경원 동아닷컴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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