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영 “보는 사람 누구나 기분 좋아지는 연기 할래요”

입력 2015-02-18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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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유영은 “제 연기로 모두가 기분 좋아지길 바란다”며 새해 인사를 전했다. 사진|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 올해 주목할 만한 신인 여배우 이유영


작년 밀라노영화제 여우주연상 깜짝 수상
“암으로 돌아가신 아빠가 주신 상이라 생각”
올해 영화 ‘그 놈이다’ ‘간신’ 잇따라 선봬


이유영(26)은 이름도, 얼굴도 아직 낯선 연기자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데뷔하는 연예인이 흔한 요즘, 이유영은 오로지 실력으로 첫 발을 내딛었다. 그를 먼저 알아본 곳은 해외의 유수 영화제였다. 지난해 데뷔작 ‘봄’으로 제14회 밀라노 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무명의 신인이 국제무대에서 먼저 존재를 인정받은 이례적인 ‘사건’이다.

수상 효과는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3월부터 영화 ‘그 놈이다’ 촬영을 시작하는 이유영은 비슷한 시기 또 다른 영화 ‘간신’으로 관객과 만난다. “매일 똑같은 일상이 반복되는 인생을 살 것 같은 불안함에 연기에 도전했다”는 그가 예상보다 일찍 주목받으며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있는 셈이다.

이유영은 2010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에 입학했다. 예술고에 다니거나 일찍부터 실기학원에 등록해 몇 년씩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연기 지망생’이 많지만, 이유영은 고교 졸업 뒤 대학보다 세상이 더 궁금해 헤어디자이너로 먼저 나섰다.

“서울 광진구 건국대 근처 한 헤어숍에서 일했다. 반복되는 생활 속에 2년이 흐르니 남은 인생도 지루할 것 같았다. 부모님도 한 번쯤 ‘우리 딸 좋은 대학 다닌다’고 자랑하고 싶지 않았을까.”

연기를 전공으로 택한 과정은 자연스러웠다. “실기로 대학에 갈 방법”을 찾다 연기학원에 등록했고, 그렇게 1년 동안 준비해 한예종에 합격했다. 경기도 일산의 한 연기학원에서 가장 가깝게 지낸 동료가 최근 드라마 ‘미생’으로 주목받은 연기자 변요한이기도 하다.

이유영은 스스로 “승부욕이 강한 성격”이라고 했다. “연기를 시작했으니 승부를 보고 싶다”는 생각도 크다. 헤어숍에서 먼저 사회를 경험하고 ‘필요’에 의해 대학에 도전한 건 남의 시선보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더 중요하다”고 여기는 승부욕과 가치관으로 가능했다.

“대학에 가서 친구들이 만드는 단편영화에 출연했다. 그러다 조근현 감독님의 ‘봄’ 시나리오를 우연히 봤다. 무조건 하고 싶었다. 꽂혔다.”

원하는 일을 자신 있게 밀고 나간 끝에 영화제 여우주연상의 행운도 따랐다. 그리고 1월 한국영화기자협회가 주는 ‘올해의 영화상’ 신인상의 영광도 거머쥐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수상은 실력이나 운이 아닌 “아버지의 선물”이라고 했다.

“아버지가 암으로 투병하셨다. 지난해에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고 말씀드린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하늘로 가셨다. 그리고 며칠 뒤 상을 받았다. 아빠가 하늘에서 나를 든든하게 지켜주는 것 같다. 아빠가 준 상이라고 생각한다.”

올해 두 편의 영화를 내놓는 이유영은 “내 연기를 보는 사람 누구나 기분 좋아지길 바란다”고 했다. 실제로도 자신 앞에 놓인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그는 “해피 바이러스를 주위에 퍼트리는 역할을 하고 싶다”며 웃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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