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 이런 일이] 이혜영, 연예인 첫 뉴스 진행

입력 2015-12-10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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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1년 12월 10일

뉴스를 독자나 시청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은 다양하다. 특히 TV뉴스는 정보와 ‘팩트’를 드러내는 화면의 구성만으로도 시청자의 눈길을 끈다. 대체로 뉴스프로그램의 진행자인 앵커가 보도 내용의 핵심만을 짧게 전달한 뒤 취재기자가 리포트와 함께 그에 어울리는 영상으로 뉴스를 전하는 방식이 예부터 일반적이다. 하지만 1991년 민영방송 SBS가 개국하면서 양상은 조금 달라지는 듯했다.

그해 오늘, 배우 이혜영이 뉴스 앵커가 되어 카메라 앞에 나섰다. 그 전날 공식 개국한 SBS의 뉴스프로그램 ‘뉴스쇼’의 진행자가 되어 첫 소식을 전했다. 연예인이 뉴스를 진행하는 것은 그가 처음이었다. 이는 KBS와 MBC가 양대 방송사로서 존재하던 시절, SBS는 새로운 방송채널로서 다양한 파격을 선보인 결과였다. 당시 SBS는 메인뉴스를 8시에 배치했고 그에 이어 밤 10시대 ‘뉴스쇼’를 선보이며 이혜영을 방송인 김종찬, 권오승 자사 편집제작부장과 함께 진행자로 내세웠다. 이혜영은 문화를 비롯한 비교적 가벼운 뉴스를 전달하며 시청자를 만났다.

이혜영은 훗날 이에 얽힌 뒷이야기를 밝히며 자신의 앵커 경험을 제대로 알지 못했던 젊은 시청자에게 웃음을 안겼다. 이혜영은 MBC ‘무릎팍도사’와 KBS 2TV ‘승승장구’ 등에 출연해 “당시 SBS 측에서 배우보다 미국 ABC의 유명 앵커 바바라 월터스 같은 사람이 더 잘 어울린다면서 ‘당신 아니면 안 된다’며 앵커를 권했다”고 돌이켰다. 이에 “망설이지 않았다”는 그는 “바바라 월터스 역을 연기한다는 생각으로 뉴스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SBS 서울 목동 사옥 보도국 옆 여기자 숙직실에 침구를 갖다놓고 매일 출근하며 열정을 드러냈다. 이미 KBS 2TV ‘뮤직박스’ 등을 진행한 경험은 물론 지적이면서 세련된 외모와 자신감 넘치는 이미지를 지니고 있던 터였다.

하지만 ‘뉴스쇼’는 방송 1년을 채우지 못했다. 이듬해 3월28일부터 매주 토·일요일 오후 8시로 시간을 옮긴 ‘뉴스쇼’는 이계진 아나운서와 이혜영의 2인 앵커 체제로 바뀌었다. 그리고 불과 두 달여 만에 폐지됐다.

이후 이혜영은 특유의 관능적인 연기와 탄탄한 연기력으로 한국영화의 대표적인 여배우로서 자신의 역할을 놓지 않았다. ‘만추’의 이만희 감독과 역시 연극배우였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고교 3학년 시절 뮤지컬 ‘사운드’오브‘뮤직’을 통해 데뷔한 뒤 영화 ‘땡볕’ ‘티켓’ ‘겨울나그네’ ‘성공시대’ 등 숱한 흥행작을 남겼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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