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경 “알람 끄고 자는 게 소원이었죠”

입력 2016-04-05 06:57: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신세경은 SBS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를 통해 또 한번의 변화를 이뤄냈다. 매사 겁이 많지만 “능동적이고 진취적인 캐릭터에 반해” 망설이지 않고 뛰어들어 성공적인 마침표를 찍었다. 사진제공|나무엑터스

■ ‘육룡이 나르샤’ 마친 신세경

촬영 내내 새벽 3∼4시에 기상
‘맥베스’ 읽는 여유 즐기고 싶어
악플? 결코 날 흔들지 못할 것

신세경은 겁이 많은 편이다. 매사가 조심스럽고 변화를 두려워해, 항상 가는 곳만 가고, 쓰던 물건만 쓴다. 하지만 그런 그가 지금까지 보여 온 행보는 늘 변화의 중심에 서 있었다.

시트콤, 사극, 코믹, 정통멜로 등 하나의 이미지에 고정되지 않고 다양하게 변해왔다. 그는 자신이 전혀 그런 성향이 아니기 때문에 “연기하는 순간만이라도 ‘변화’를 느껴보고 싶어서” 그렇단다.

최근 종영한 SBS ‘육룡이 나르샤’(육룡)도 마찬가지다. 그전 드라마 ‘냄새를 보는 소녀’가 종영한지 며칠이 되지 않았지만, 능동적이고 진취적인 캐릭터에 반해 짧은 휴식도 없이 곧바로 출연을 결심했을 정도다. 극중 신세경이 연기한 분이는 ‘육룡’의 유일한 여성이고, 백성의 상징이었다.

“작가, PD님과 사전 미팅을 하면서 흥미를 느꼈다. 누가 되지 않으면서 티끌만큼의 흠집 없이 잘 해내고 싶었다. 제 역량이 부족해 걱정됐지만, 뒷걸음칠 수 없었다. 정작 내게 기회가 왔을 때 내 것으로 만들지 못할까 하는 두려움도 이겨내고 싶었고!”

신세경의 손톱은 사내아이의 그것과 비슷하다. 여느 여자 연예인의 손톱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길이도 짧고 손톱주위의 피부도 많이 손상됐다. 불안하거나 긴장했을 때 손톱을 물고 뜯는 버릇 때문이다.

“‘행수’ 분이의 손톱도 이렇지 않았을까? 하하! 화보를 촬영할 때는 인조 손톱을 붙이는데, 평소에는 이렇다. 강박증은 아닌데 자꾸 손톱을 물어뜯는다.”

신세경은 손톱 물어뜯기도 고민이지만, 고민이 생기면 머리나 마음에 담아두지 않고 조금이라도 빨리 해소하려고 애쓰는 스타일이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마라” “후회할 것 같으면 하지마라”라는 일종의 신념 때문이다.

“나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게 잘 살기 위해서다. 여덟 살에 데뷔해 줄곧 한 영역 안에만 있었다. 그동안 슬럼프도,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적도 많았다. 건강하게 잘 극복할 수 있도록 나를 다그쳤다.”

최근 신세경은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악의적인 댓글과 인신공격을 해온 누리꾼을 경찰에 고소했다. 그는 “수위에 따라 다르겠지만, 악플은 나를 흔들지 못한다”고 생각하지만, 공격의 정도와 수위가 한도를 넘어 소속사 차원에서 고소했다.

“혼자 있을 때, 좋지 않은 소식을 접할 때는 정말 하루 종일 비극이다. 하지만 현장에서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땐 웃을 수 있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나를 지탱하는 힘이랄까. 사람들이 나의 행복과 불행을 결정짓는 제1의 요인이다.”

그의 원동력인 ‘사람들’. 신세경은 7개월 동안 이어져온 강행군을 끝내고 그 사람들과 여행을 떠난다.

“촬영 기간 내내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은 ‘알람 끄고 자기’였다. 쉬는 날 없이 새벽 3, 4시에는 일어나야 했으니까. 직장인들에게는 부끄러운 일이다. 투정하는 것처럼 들릴까봐 민망하기도 하고. 입시를 준비하면서 읽었던 ‘맥베스’를 다시 보면서 여유를 즐기고 싶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