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우정·사랑 이야기…디즈니가 하면 달라

입력 2016-07-13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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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주토피아-인사이드 아웃-도리를 찾아서’(맨위부터)의 한 장면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주토피아’ 이어 ‘인사이드 아웃’ ‘도리’ 흥행
보편적주제에 첨단영상…성인관객까지 매료


애니메이션이 성인 관객을 무장해제시키면서 열풍을 몰고 왔다. 애니메이션을 가족용 혹은 어린이용이라고 나누는 구분은 더 이상 무의미해졌다.

현재 극장가에서는 애니메이션 ‘도리를 찾아서’(도리)가 관객을 불러 모으고 있다. 6일 개봉한 ‘도리’는 12일까지 110만 관객을 동원했다. 개봉 첫 주말에는 박스오피스 1위까지 차지했다. 잃어버린 가족을 찾는 주인공과 그 친구들이 함께 겪는 모험에 관객이 동참하고 있다.


●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힘

올해 2월 개봉한 ‘주토피아’(470만)와 ‘인사이드 아웃’(496만), 이번 ‘도리’까지 모두 월트디즈니컴퍼니가 제작한 애니메이션이다. 성인 관객의 지지로 흥행에 성공했고 동시에 뭉클한 메시지로도 시선을 모은다. 2014년 ‘겨울왕국’이 처음 1000만 관객을 동원하면서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향해 관객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이후 매년 작품이 이어져 이제는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은 분위기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이제 성인 관객이 더 좋아하는 영화로 통한다. 실제로 ‘도리’는 상영 첫 주말인 3일간 20∼30대 관객 비율이 55%(배급사 집계)를 기록, 10대와 40대를 앞질렀다. 가족 단위보다 성인 관객이 더 많이 몰렸다는 뜻이다.

보편적 스토리의 힘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발휘하는 이 같은 저력은 가족과 우정, 사랑 등 보편적인 가치를 담은 이야기에서 출발한다는 의견이 많다. ‘인사이드 아웃’은 가족의 사랑을 회복하는 한 소녀의 성장기, ‘주토피아’는 사회에서 소외받는 소수자들이 우정으로 연대하는 이야기다.

허남웅 영화평론가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다루는 스토리는 인생에서 가장 보편적이고 전통적인 가치들”이라며 “어찌 보면 단순해 보이지만 최근 흥행하는 한국영화에서 만나기 어려운 이야기”라고 밝혔다. ‘주토피아’와 ‘인사이드 아웃’, ‘도리’의 마케팅을 담당한 호호호비치 이채현 대표는 “세 편 모두 가족이나 우정 같은 인간의 감정을 되새겨주는 이야기”라며 “잊고 있던 가치에 관객이 반응하고 있다”고 짚었다.


● 첨단 영상 테크놀로지의 힘

최근 발전을 거듭하는 첨단 기술력의 수혜를 애니메이션이 이어받으면서 성인 관객을 자극한다는 의견도 설득력을 갖는다. ‘도리’는 실제 바다 속에 들어온 듯한 사실적인 느낌을 준다. 여러 동물이 주인공인 ‘주토피아’ 역시 각각의 캐릭터가 보여주는 표정과 움직임은 ‘만화’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정교하다.

애니메이션은 끊임없이 등장하지만 유독 디즈니가 제작하는 작품이 성인 관객까지 흡수해 열풍을 이끄는 데는 ‘아이디어’도 한 몫을 한다. 디즈니는 최근 ‘어벤져스’ 시리즈의 마블 스튜디오, ‘스타워즈’의 루카스필름을 비롯해 ‘니모를 찾아서’를 만든 픽사를 인수했다. 픽사 인수 뒤 내놓은 작품이 이번 ‘도리’다.

허남웅 평론가는 “개성이 확실한 각 영화사의 노하우를 흡수하면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제작 방식이 애니메이션에서 더욱 부각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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