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사이드] 中동시방송 사전제작 드라마의 ‘양날의 검’

입력 2016-07-21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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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 사진제공|삼화네트웍스

중국과 동시 방송에 수익창출 불구
시청자 반응 드라마에 반영 어려워

중국과 동시 방송하는 드라마는 100% 사전제작으로 제작된다. 제작에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어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단점도 있다. 보통 국내 드라마는 시청자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수용해 기존 스토리를 일부 수정·보완하면서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는데, 사전제작 드라마는 이런 시스템이 어렵기 때문이다.

국내드라마가 중국에서 동시 방송하기 위해서는 모든 촬영을 끝낸 완성본을 현지 국가신문광전총국에 보내 약 2개월간의 사전심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드라마는 중국 정서에 맞춰 편집되기도 한다. 중국 동시방송의 첫 사례인 ‘태양의 후예’의 경우, 극중 북한군이 국내에선 그대로 방송됐지만, 중국에선 가상 국가의 인물로 소개됐다.

현재 방송중인 KBS 2TV 수목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는 중국에서도 동시에 방송되는 사전제작드라마다. 이 때문에 방영중에 보완할 부분이 뒤늦게 눈에 띄어도 손을 댈 수 없다. 아울러 실시간으로 시청자 의견을 드라마에 반영할 수 없어 소통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더욱이 ‘함부로 애틋하게’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설정이라 편집으로 인해 이야기의 전체적인 흐름이 흐트러질 수 있어 재편집도 매우 까다롭다.

애초 중국 측에는 임시 편집본으로 사전심의를 받고, 한국에서는 추후 수정의 여지를 남겨두는 방법도 있지만, 그러기에는 재촬영 과정도 필요하고 위험부담도 따르기에 이 또한 수월한 일이 아니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20일 “국내에서 재편집 하더라도 중국과의 내용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면 큰 문제는 없겠지만, 중국 측 시선이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면서 “사전제작은 결국 촬영의 여유와 시청자 반응수용을 맞바꿀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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