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현장] 18살 된 전주국제영화제, 영화 표현의 해방구를 꿈꾼다(종합)

입력 2017-03-27 18: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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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 번, 영화 표현의 해방구를 꿈꾸는 전주국제영화제가 18번째 문을 열 준비를 하고 있다.

27일 서울 영등포구 글래드호텔 블룸홀에서 열린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 발표 기자회견에서는 김승수 조직위원장, 이충직 집행위원장, 김영진 프로그래머, 이상용 프로그래머 등이 참석했다.

김승수 전주 시장 및 조직위원장은 “전주국제영화제는 지난해 이충직 집행위원장을 모시고 영화제를 둘러싼 다양한 주체들과 소통하고 새로운 도전을 해가고 있다”라며 “관객과 영화인들에게 겸손했고 자본과 권력, 사회적인 통념 앞에서 당당했다. 이에 ‘영화 표현의 해방구’라는 슬로건을 사용할 만큼 자부심이 있으며 그 괘적을 남겼다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주국제영화제가 영화와 영화인들에게 넓은 광장이나 촛불이 될 수 있도록 울타리가 될다. 영화적 표현의 해방구로서 독보적인 위치를 가질 수 있게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이충직 집행위원장은 “새삼스럽게 또 다시 ‘영화 표현의 해방구’라는 슬로건을 건 이유는 지난해에 블랙리스트나 검열 등 많은 일들이 있었다. 하지만 완벽하게 해소됐다고 할 수 없다.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영화제가 무엇을 해야 하고 영화제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 다시 새겨보고자 이 슬로건을 걸었다”라고 말했다.

이번 영화제는 특징과 변화도 있다. 우선 16회부터 시도된 야외상영장은 올해 편의성 강화를 목표로 시설을 개보수해 TFS텐트 안에서 개, 폐막식, 전주 돔 상영을 운용한다. 또한 한국영화사에서 예되적으로 작가로서 자기 세계를 이룬 시나리오 작가 송길한을 조명한다. 전주국제영화제의 전통으로 자리매김한 ‘100필름, 100포스터’는 올해도 다양한 형식의 전시를 선보일 예정이다.

슬로건이 ‘영화 표현의 해방구’인 만큼 정치적, 경제적, 미학적 한계를 인정하지 않은 논쟁적인 작품들을 적극적으로 수용한다. 이에 다큐멘터리 영화가 강세를 이룰 것이며 논쟁적인 화두를 던지는 작품들을 상영하는 ‘프런트라인’ 섹션을 신설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또한 전주국제영화제는 한국영화의 강화와 지원을 중요한 목표로 설정했다. 독립영화와 대안영화들의 자리가 점점 좁아지는 가운데 이번 영화제에는 전주프로젝트 세 편을 모두 한국영화로 기획했다. 한 편의 다큐멘터리와 두 편의 극영화로 이창재 감독의 ‘N프로젝트’, 김양희 감독의 ‘시인의 사랑’, 김대환 감독의 ‘초행’이다.

개막작은 일디코 옌예디 감독의 ‘우리는 같은 꿈을 꾼다’이며 폐막작은 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서바이벌 패밀리’이다. 국제경쟁 심사위원으로는 장 피에르 렘, 일디코 엔예디, 도미니크 카브레라, 박진표, 하지원이 맡는다. 한국경쟁 심사위원으로는 제이콥 윙, 세실리아 바리오누에보, 송해성이 맡았으며 한국단편경쟁에는 주카 페카 락소, 김종관, 정은채가 맡는다.

이번 전주국제영화제는 앞당겨진 대통령 선거 운동과 겹치게 된다. 이에 대해 김승수 조직위원장은 “대선 후보들이 의전을 아직까진 요구하진 않았다”라며 “또 영화제를 정치로 이용하려면 참석은 절대 사절이다. 하지만 제2의 부산국제영화제 사태를 막기 위한 그 분들의 의견은 환영하겠다”라고 말했다.

예산에 대한 어려움도 많다. ‘다이빙벨’ 상영 이후 부산국제영화제의 예산이 삭감되면서 전주국제영화제 역시 예산이 줄어들고 있다. 이충직 집행위원장은 “어쩌면 영화제 예산이 낭비성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관객들이 전 세계의 영화 흐름을 느낄 수 있고 한국의 영화 산업이 전 세계로 나아가는 통로라고 생각한다”라며 “원래대로 예산안이 복원돼 운영에 힘을 쏟을 수 있는 날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4월 27일부터 5월 6일 10일간 진행되는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올해 58개국 229편(장편 179편, 단편 50편)이 총 5개 극장 19개관에서 상영된다. 재단법인 전주국제영화제조직위원회가 주최하며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회에서 주관한다. 후원은 문화체육관광부, 전라북도, 전주지,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진행한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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