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 ‘약물 과다복용’ 해프닝인가 사고인가

입력 2017-06-08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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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과다복용으로 이틀째 의식불명 상태인 탑의 치료진이 7일 서울 목동 이화여대 의과대학 부속 목동병원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이틀째 의식 불명 상태로 중환자실 치료 중
단순 남용이냐 잘못된 선택이냐 의견 분분
병원 측 “입원 당시 위중”…경찰 비판 직면

빅뱅 탑이 7일까지 이틀째 의식이 불분명하고 호흡이 불안정한 상태로 중환자실에서 치료중인 가운데 그의 약물 과다복용을 두고 엇갈린 시선이 나오고 있다.

탑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와 경찰에 따르면 탑은 평소 공황장애와 우울증, 수면장애를 겪고 있어 관련 치료약을 복용해왔다. 5일 오후 10시쯤에도 신경안정제를 복용하고 잠이 들었다. 하지만 탑은 이튿날 깨어나지 못했고, 6일 낮 12시30분쯤 서울 이대목동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탑은 대마초 흡연으로 인한 검찰 조사와 기동단 전보, 대중의 비난 등에 극심한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탑이 약물을 적정량보다 얼마나 과다하게 복용했는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번 일을 바라보는 시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극도의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견디지 못해 신경안정제의 약효를 높이려고 약물을 단순히 ‘남용’한 것이라는 추측과, 깊은 절망과 좌절감에 빠져 ‘오용’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잘못을 또 다른 잘못으로 덮으려고 하면 안 된다”는 질책과 “실수는 대가를 치르고, 이 좋은 세상 멋지게 살아가야지 않겠냐”는 격려가 공존하는 것도 이런 엇갈린 시선 속에서 나오는 누리꾼의 반응이다.

하지만 원인을 떠나 탑이 약물 복용으로 병원 치료를 받은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팬들의 충격과 허탈감은 크다. 탑은 앞서 2008년 11월 약물 복용으로 응급실 신세를 졌다. 당시 탑은 ‘잘못된 선택’에 대한 의문에 휩싸였지만 소속사 측은 “술을 마신 뒤 감기가 든 상태에서 약을 먹었다”면서 수면 부족과 과도한 스트레스 등을 이유로 의혹을 일축했다.

이와 관련해 탑의 경찰은 비판에 직면했다. 병원 측이 7일 “탑이 병원에 왔을 당시 위중한 상태였고, 의식이 불명확하며 호흡이 불안정한 상태”라고 브리핑하면서 경찰에 대한 비판과 함께 책임론이 일고 있다. 경찰은 전날 일부 언론에 “탑은 의식이 있고, 잠을 자는 상태이다. 병원에도 부축해 들어갔다”고 전한 내용이 지나치게 자의적인 해석이고, 성급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경찰의 책임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 상황이다. 탑의 모친은 7일 “탑이 잠든 상태라고 왜곡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더욱이 서울지방경찰청 제4기동단은 탑을 ‘보호대원’으로 지정해 특별관리하겠다고 발표하고도 탑의 약물 과다복용을 제대로 감독하지 못했고, 탑이 잠에서 깨지 않는 상태를 응급한 상황으로 판단하지 못하고 안이하게 대처했다는 점도 지적받을 수 있다.

한편 탑의 대마초 혐의에 대한 첫 공판이 29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형사8단독 김지철 부장판사)에서 열린다. 탑은 입대 전인 지난해 10월 서울 용산구 자택에서 대마초를 흡연한 혐의로 적발됐다. 서울경찰청 홍보담당관실 소속 악대에서 근무하던 탑은 불구속 기소되면서 5일 제4기동단으로 전보 조치됐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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