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피싱걸스 “메인스트림에 다양성 뿌리고파, 무기는 똘끼”

입력 2019-04-23 10: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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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인터뷰] 피싱걸스 “메인스트림에 다양성 뿌리고파, 무기는 똘끼”

‘Something different!’

밴드 피싱걸스가 지난 4월 12일 KBS2 ‘뮤직뱅크’에 출연한 데 대한 외국인 시청자들의 반응이다. 아이돌 그룹 일색인 무대에 오른 ‘낚시소녀들’이 낯설지만 신선하게 받아들여졌다. 관련해 피싱걸스[비엔나핑거(보컬,기타), 양다양다(베이스), 오구구(드럼)]는 “주류 음악에 다양성을 더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펑크 록 정신을 기반으로 하는 피싱걸스의 음악은 쉽고 유쾌하다. 밴드는 락씬의 부활을 예상하면서 ‘그 선두, 아니 언저리에라도 피싱걸스가 있었으면 한다’고 소망, 피싱걸스의 최강점으로 무대 위 똘끼를 언급하며 도약을 자신했다.



[다음은 피싱걸스 일문일답]

Q. '피싱걸스‘ 라는 팀 이름은 무슨 뜻이에요?

- 비엔나핑거 : 저희가 팀 재정비 기간이 있었는데 이전 멤버 중 한 명이 ‘관객들을 낚으라’는 의미로 지은 이름이에요. 그때는 정말 웃겼어요. 솔직히 저희가 걸밴드 라인은 아니거든요. 요즘 낚시가 대세잖아요. 어떤 사람들은 저희가 대세 따라서 ‘피싱걸스’라고 이름 지은 줄 아는데 아닙니다.

Q. 멤버들 예명이 특이해요.

- 비엔나핑거 : 손가락이 짧고 통통하게 생겼어요. 친구와 함께 술을 마시다가 친구가 제 손가락을 보고 안주 소시지 같다고 해서 만든 이름이에요. 본명이 이수진인데 평범한 이름이라 저는 별로 좋아하지 않거든요. 학창시절에 매번 ‘작은 수진’으로 불렸어요.

- 양다양다 : 별 뜻은 없고, 본명이 양다예, 별명이 양다고, ‘양다’ 한 번만 부르면 재미가 없어서 재미있으라고 양다양다라고 이름 지었어요.

- 비엔나핑거 : 너 정말 유머감각이 없구나.

- 오구구 : 본명이 오훈정이에요. 어려운 발음이라 저는 항상 받침이 없는 이름을 갖고 싶었거든요. 어느 날 비둘기색 한 벌 트레이닝복을 입었는데 멤버들이 ‘비둘기 같다’고 해서 ‘그럼 예명을 오구구로 할까?’라면서 생긴 이름이에요.


Q. 2013년 데뷔했지만 3년 공백기에 멤버 교체도 있었어요.

- 비엔나핑거 : 이전 멤버들이 개인 사정으로 다 나가고, 공백기 동안 저 혼자 있었어요. 공연이 있으면 세션을 그때그때 결성하는 식으로 노래를 불렀고요. 서울에 와서 이 친구 두 명을 소개받았고, 2016년,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활동했죠.

- 오구구 : 양다양다가 먼저 비엔나핑거를 알고 있던 상태였어요. 드러머가 나간다는 소식을 듣고 비엔나핑거가 부탁을~ 부탁을~ 해서 (웃음)

- 비엔나핑거 :오구구가 돈을 좋아해요. 피싱걸스가 돈이 되는 밴드라는 걸 이미 예감한 것이죠.

- 오구구 : 1년만 하려고 했는데 돈이 될 거 같아서 계속 붙어 있어요. (웃음)

Q. 피싱걸스가 인디 음악 쪽에선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데요?

- 비엔나핑거 : 저희 바닥에 있죠. 피싱걸스는 청주에서 결성됐었어요. 제가 로컬씬을 살려보겠다는 각오로 시작했으나 안 되겠더라고요. 서울로 와야했죠. 여전히 피싱걸스를 ‘청주의 자랑’이라고 해주시는 분들이 계세요. 지방에서 결성했고 이렇게 3인 완전체로는 햇수로 3년 됐죠. 서울에서 본격적으로 공연을 한 것도 얼마 되지 않아요.


Q. 메인스트림으로 가야죠! 멤버들은 주류 음악에 대한 반감이 있어요?

- 비엔나핑거 : 어렸을 때는 메인스트림을 멸시하는 감정이 있었어요. 자격지심이었죠. 연차가 늘어나니 메인스트림은 이제 우리가 가야하는 곳이에요. 우리가 가서 메인스트림 음악을 다양하게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 맞더라고요. 인디씬에 있는 모두가 가져야할 마인드라고 생각해요. 자신의 신념과 반하는 일이 아닌 우리의 다양성을 알리고 다른 친구들도 함께 수면 위로 올라와야한다고 봅니다.

- 오구구 : KBS2 ‘뮤직뱅크’에 출연했는데 어떤 외국인이 댓글을 적었더라고요. ‘파이널리 섬띵 디프런트’ 그 댓글이 정말 기억에 남았어요. 연말 시상식에도 아이돌 그룹만 있어서 아쉽거든요. 우리도 외국 시상식처럼 다양해졌으면 좋겠습니다.

- 비엔나핑거 : 요즘 인디 밴드 중에서도 말랑말랑한 감성을 노래하는 경우가 많아졌어요. 피싱걸스처럼 발랄한 음악, 청춘을 노래하는 펑크밴드가 많지 않아요. 크라잉넛 이후로 전멸한 느낌이거든요. 인디 음악 안에서도 메탈이나 펑크가 급부상하길 바라고 있고, 피싱걸스가 그 계기가 된다면 더 좋을 거 같아요.

Q. 피싱걸스표 펑크음악은 뭔가요?

- 비엔나핑거 : 펑크는 장르가 아니라 정신이에요. 지난 3월에 발매한 첫 정규앨범은 장르적으로는 펑크가 아닐지언정 ‘즐거우면 된다’는 펑크 정신을 담고 있거든요. 즐거움, 저항 정신을 저변에 갖고 있어요. 피싱걸스는 그런 마인드로 장르에 얽매이지 않고 밝은 에너지를 표현하고 싶어요.

- 오구구 : 마음껏 신나는 음악을 모았어요.

- 비엔나핑거 : ‘걸밴드니까 음악성이 없을 것’이라고 평가절하당하기도 하거든요. 정규 1집을 통해 그런 편견을 깨고 싶었어요. 싱글로 내면 해당 곡만 평가가 되잖아요. 앨범 형태로 ‘우린 다양하게 음악할 수 있고, 우리는 밝은 에너지를 내뿜을 거야!’라는 걸 보여주려고요. 예전에 발표했던 노래를 편곡, 재녹음해서 다시 실었어요. 이전보다 사운드적으로, 음악적으로 품격 있게 성장한 피싱걸스의 노래를 느껴보세요.


Q. 노래의 소재, 가사가 굉장히 생활밀착형이에요.

- 비엔나핑거 : 저는 문장을 길게 쓰고, 어려운 단어를 사용하는 걸 싫어해요. 명료하게 전달하되 가볍지 않게, 한방이 있는 노래를 쓰려고 합니다.

- 오구구 : 계속 곱씹으면 어느 순간 ‘오!’ 할 때가 있어요. 가끔 저희는 쉽게 만든 노래인데 오히려 듣는 분들이 철학적으로 해석해주실 때도 있죠.

- 비엔나핑거 : 저희 노래 중에 ‘오천주(오빠 나 천오백원만 주세요)’가 있는데 ‘88만원 세대의 고충을 노래했다’는 감상평도 들어봤어요.

- 오구구 : 저는 ‘오천주’를 듣고 얻어 먹기 좋아하는 사람들을 비판하는 건가 싶었어요.

Q. 그런 면에서 정규 1집 타이틀곡 ‘빠져든다’는 현실 연애를 노래한 건가요?

- 비엔나핑거 : 저는 원래 이야기를 만들어놓고 가사를 쓰지 않아요. ‘빠져든다’는 드라마의 한 장면 같은 노래고, 원래는 웹드라마 각본을 받고 쓴 노래죠. 원래는 저주송으로 쓴 노래였어요. 웹드라마 내용에 맞추면서 러브송이 된 것이에요. 원래는 ‘불행해라, 불행해라’였는데 ‘빠져든다 빠져든다’로 바뀌었죠.


Q. 앞에서 오구구가 말했지만, KBS2 ‘뮤직뱅크’에 출연한 이야기를 더 해볼게요.

- 오구구 : 대기실에서 아이돌 그룹 구경하느라 재미있었어요. 저는 트와이스를 좋아하거든요. 활동 기간이 아니라 못 봐서 아쉬웠어요.

- 양다양다 : Mnet ‘프로듀스101 시즌2’ 애청자였어요. 김상균의 팬인데, '뮤직뱅크‘에서 실제로 보고 심장이 멈추는 줄 알았어요.

- 비엔나핑거 : 최근에 저희 노래 중에 ‘줄리의 법칙’이 SNS에서 엄청 리트윗이 됐더라고요. 이유는 강다니엘 때문이었어요. 강다니엘은 완벽한 저의 이상형이거든요. 그정도로 제가 정말 많이 좋아해요. 가사에 ‘저기 강다니엘 닮은 남잔 너무 멋있어보여’라고 썼더니 강다니엘 팬들이 그걸 리트윗한 것이죠. 같은 팬으로서 뿌듯했어요. (웃음)

Q. ‘뮤직뱅크’ 방청객들 반응은 어땠어요? 아이돌 그룹 팬들이 많지 않나요.

- 비엔나핑거 : 저희는 밴드인데 이번에는 ‘아이돌 그룹의 아류’로 저희를 보셨더라고요. 일단 출근길 의상이 희화화가 됐어요. 저희는 회사에서 만든 밴드가 아닌데 메이킹된 그룹으로 보는 시선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저희는 콘셉트를 알아서 짜거든요. 회사 직원들은 아이디어가 없습니다. 저희의 출근길 의상을 보고 ‘불쌍하다’고 말하는 누리꾼 반응이 의아했었어요. 저희는 처음부터 아이돌 그룹이 아니었거든요. 그렇지만 ‘나만 아는 밴드’가 아닌 한 번쯤 어딘가에서 본 사람정도는 된 거 같아서 ‘뮤직뱅크’ 출연이 의미 있었죠. 실시간 검색어에도 올랐고 화제성도 있었어요. 고무적입니다. 음악의 힘!


Q. 피싱걸스만의 경쟁력은 뭔가요.

- 양다양다 : 멤버들끼리 엄청 친하고, 밝고 신나는 매력이 저희의 포인트예요. 이렇게 앨범이 통째로 밝은 경우는 드물거든요. 발라드 트랙 자체가 없어요.

- 비엔나핑거 : 기본적으로 예쁜 척 하지 않고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진 않지만 윙크는 합니다. 무엇보다 라이브 무대를 보면 다 반하게 할 수 있어요. 자신 있어요. 무대하는 걸 보면 ‘미쳤다’는 반응이 많아요. 선배들도 ‘너희의 공연력은 일류’라고 많이 말씀해주시죠. 피싱걸스만의 어쩔 수 없는 똘끼!

- 오구구 : 저희가 3인조로 호흡을 맞춘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연주력이 월등하게 안정적이지도 않고 실력도 최고가 아니에요. 하지만 저희 팬이 아니더라도 라이브 무대를 한 번 보면 반하실 거예요.

Q.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요?

- 오구구 : 제 촉인데요. 힙합 붐이 일어난 것처럼 락씬도 다시 부흥할 거 같아요. 조만간에요. 그 선두, 아니 언저리에라도 피싱걸스가 있었으면 합니다. 대중에게 우리의 이름을 알리는 것이 목표고, 라이브를 하는 음악 프로그램이라면 어디든 출연하고 싶어요.

- 비엔나핑거 : 여기에 더해서, 이미 라인업이 거의 찼지만, 락페스티벌에 꼭 참여하고 싶어요. 기회가 된다면 올해 목표입니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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