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이성경 “침체기에 만난 ‘걸캅스’, 연기 두려움 떨쳐버렸다”

입력 2019-05-16 13: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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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처음이라 긴장되고 피가 마릅니다. ‘걸캅스’ 밖에 생각을 못하겠어요.”

배우 이성경은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걸캅스’ 개봉을 앞두고 마음을 졸이고 있기도 했고 영화로 진행하는 인터뷰는 처음이라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었다고. 이미 여러 편의 드라마를 촬영했던 이성경은 “드라마와는 또 다른 느낌”이라며 “드라마는 연극과 같은 공연을 올리는 기분이라면 영화는 전시회를 여는 기분이다”라고 말했다.

“드라마는 방영할 때마다 바로 시청률이 나오는데 영화는 흥행 여부가 한참 후에야 나오니까요. 드라마가 매일 관객을 만나는 공연 같다면 영화는 모든 준비를 끝내고 관객을 맞는 전시회 같은 기분이 들어요. 성적표를 받는 것은 똑같은데 느낌은 완전 다른 것 같아요.”

영화 ‘걸캅스’는 과거 전설의 형사로 이름을 날렸지만 지금은 가정을 꾸리기 위해 민원실로 간 ‘미영’(라미란 분)과 열정이 너무 과도한 형사 ‘지혜’가 한 여성이 놓고 간 휴대폰에서 불법으로 촬영한 ‘성폭행 동영상’을 발견하고 사건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비공개로 수사를 시작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이성경은 지혜 역을 맡았다.

이성경이 ‘걸캅스’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는 선배 라미란 때문이었다. 평소 라미란의 연기를 보며 팬이 됐다는 그는 “작품 속에서 보이는 에너지와 미란 선배만의 연기 스타일을 정말 좋아했다”라며 “함께 작품을 하면 어떤 기분일지 궁금했고 너무 만나보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라미란 선배랑 작품을 같이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던 동시에 제가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동시에 오더라고요. 일단 우리 둘이 ‘콤비’가 되는 설정이기 때문에 미란 선배 옆에서 폐를 끼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컸어요. 그런데 미란 선배가 그 부담감을 내려놓게 했어요. 잘 챙겨주시기도 했고 친구처럼 다가오셔서 빨리 친해졌어요. 덕분에 걱정을 털고 연기를 할 수 있었죠.”

사실 ‘걸캅스’는 개봉 전, 여러 어려움을 맞닥뜨려야 했다. 이 영화의 소재로 사용된 ‘불법 성관계 몰래카메라 사건’에 실제 연예인이 개입되며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돼 관객몰이에 약간의 위험성을 안고 가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또한 극 중의 주인공이 단지 ‘여자’라는 이유로 아무 이유 없는 평점 테러나 악플에 시달려야 했다. 이 부분에 대해 이성경은 전혀 신경을 안 쓸 순 없지만 마음은 내려놓은 상태라고 말하며 “영화를 보시고 평가를 해주시길 바란다”는 소박한 마음을 전달했다.

그는 “지난해 촬영을 하면서 관련된 기사를 관심있게 보게 됐다. 허상이 아닌 진짜 일어나는 일이니까 더 진심을 다해서 연기했다. 이 영화로 관련된 사회적 이슈에 대해 경각심을 갖게 됐으면 좋겠다”며 “개봉과 이슈가 터진 시기가 우연히 맞물렸지만 우리가 마주한 이 문제에 대해 더 고민해보는 기회가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이어 “시나리오를 봤을 때 ‘여자 주인공’이라는 점이 눈에 띄진 않았다. 일어나는 사건은 심각했지만 그걸 해결하려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유쾌하게 보였다”라며 “‘디지털 성범죄’를 다뤘기 때문에 단순히 가볍게만 볼 수 없지만 그래도 가해자들을 일망타진하는 모습 등 통쾌한 장면들도 있으니 편안한 마음으로 관람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이성경에게 ‘걸캅스’는 배우로서 침체기를 벗어나게 해주는 작품이었다. 이제 연기를 한 지 5년이 넘은 그는 “이제는 마냥 즐기지 못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연기를 시작할 때는 모든 게 서툴렀지만 현장을 즐길 수는 있었다. 하지만 점점 시간이 지나며 연기자로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가야 한다는 고민이 생겼고 현장에서 즐길 수 없는 사람이 돼버린 것 같다고 했다. 이성경은 “그걸 깨준 게 미란 선배였다. 늘 좋은 생각과 방향으로 내가 연기를 즐길 수 있도록 해주셨다. 덕분에 과도한 긴장은 내려놓게 됐다. 두려움을 떨쳐내는 노력을 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드라마와 영화를 하나씩 해나가면서 연기적으로 고민이 많이 돼요. ‘걸캅스’ 이후로 더 신중해진 것 같아요. 점점 고민이 많아질 테지만 미래보다는 지금 내가 할 일을 더 잘 해내는 게 숙제인 것 같아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렇게 빨리 영화 주연을 할 줄은 꿈에도 몰랐거든요. 그 때처럼 지금 해야 할 일에 최선을 다한다면 몇 발자국은 더 디딘 사람이 돼 있겠죠.”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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