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이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열린 결말이라는 이름의 희망 고문

입력 2019-01-21 11: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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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 막을 내린 가운데 시청자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신선한 소재, 긴박한 전개 등으로 호평을 받았으나 용두사미(龍頭蛇尾)식 결말에 송재정 작가의 고질병이 또 도졌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20일 밤 방송된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서는 게임 속 아이템인 천국의 열쇠를 이용, 유진우(현빈)가 게임 버그를 삭제하고 게임 자체를 리셋시키는 전개가 펼쳐졌다.


이로 인해 유진우는 실종됐고 그의 연인이었던 정희주(박신혜)는 1년 뒤 아이디 없는 유저를 만났다는 증언을 믿고 게임에 로그인해 총을 든 검은 실루엣의 남자와 만났다. 실종된 유진우가 게임 속에서 살아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었다.

이런 가운데 많은 사람들을 고통과 혼란 속에 빠뜨린 정세주(찬열)는 천재 게임 개발자가 되어 세간의 칭송을 받는 모습이 그려졌다. 유진우의 지난 여정과 차형석(박훈)의 사망 등을 생각하면 세주가 받는 이런 대우는 시청자들을 혼란하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해당 회차에서는 최종회에 걸 맞는 전개를 보여주기보다 PPL과 회상신에 치중해 시청자들의 몰입을 방해했다. 시작은 창대했으나 늘 끝이 미약한 송재정 작가의 안 좋은 습관이 재발(?)하고 말았다.


앞서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AR(증강현실) 게임이라는 신선한 소재로 시청자들에게 시각적 충격을 안겼다. 또한 게임에서의 사망이 실제 사망으로 이어지고 NPC가 되어 좀비처럼 끝없이 재등장 하는 부분 역시 국내 드라마 시청자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남겼다.

이처럼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첫 단추만큼은 제대로 끼워 넣은 작품이었다. 하지만 현빈에게 액션부터 로맨스, 복선 회수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분을 의지하면서도 박신혜는 현실 전개에서도, 게임 안에서도 NPC 정도의 역할에 머물렀고 찬열 역시 빌런 캐릭터가 되고 말았다.

이 같은 전개 속에서 송재정 작가는 ‘열린 결말’이라는 이름의 ‘희망 고문’을 시청자들에게 투척했다. 상상력을 자극하고 싶었던 선의였는지, 게임을 오래 하면 유진우처럼 패가망신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던 것인지 이제 시청자는 영원히 알 수 없게 됐다.

사진│tvN 방송 화면 캡처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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