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현장] 박해일X수애 ‘상류사회’, 독특한 2등 부부의 ‘욕망 집합소’ (종합)

입력 2018-08-21 17: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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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현장] 박해일X수애 ‘상류사회’, 독특한 2등 부부의 ‘욕망 집합소’ (종합)

인간의 욕망의 끝은 어디인가. 배우 박해일과 수애가 영화 ‘상류사회’를 통해 ‘욕망의 덩어리’로 변신했다. 뚜껑을 연 영화의 핵심은 박해일과 수애의 전문직 캐릭터도, 두 사람의 부부 호흡도 아닌 이들이 표현한 뜨거운 ‘욕망’이었다.

‘상류사회’는 각자의 욕망으로 얼룩진 부부가 아름답고도 추악한 ‘상류사회’로 들어가기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21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언론시사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변혁 감독은 “이 시대의 에너지에 대한 영화”라고 ‘상류사회’를 설명했다.

그는 “역동적이면서 강렬한 이 ‘욕구’가 긍정적일 때는 미래지향적이지만 지나치면 ‘탐욕’이라고 부른다. 우리 안에 있는 지향과 욕망에 대한 이야기를 평범한 두 부부의 이야기에서 시작했다. 욕구를 어느 선에서 멈추고 어느 방향으로 갈 것인지를 담은 영화”라고 소개했다.


기존의 상류층의 내면을 그린 영화와의 차별점에 대해서는 “우리 영화는 이 ‘상류사회’로 향하는 사람들의 태도에 관심을 가졌다. 그게 우리 영화의 차별점이다. 물론 상류사회도 보여주고 있지만 사람들이 ‘왜 그곳으로 가려는지’ 다루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에는 ‘생존’이 중요한 사회문제였다. 지금도 중요한 사회 문제로 존재하지만 이보다는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상류사회를 향한 욕망으로 표현되는 것 같다. 그런 부분이 우리 영화의 차별성으로 보여졌으면 했다”며 “꼴등이 1등이 되는 전형적이고 고전적인 내러티브가 가진 플롯과 조금 다르게, 조금 가진 듯 보이는 2등 혹은 3등 사람들의 욕망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1등으로 나아가고 싶어하는 2등 부부는 박해일과 수애가 소화했다. 박해일은 경제학 교수이자 촉망 받는 정치 신인 장태준을 수애는 능력과 야망으로 가득 찬 미술관 부관장 오수연을 연기했다. 장태준과 오수연은 극 중 부부지만 평범한 부부와는 거리가 먼 관계다.

변혁 감독은 “두 사람이 부부로 나오는 신은 15번 정도인 것으로 기억하는데 최소한 12번 이상은 싸운다. 애정 표현도 거의 없다. 그런데도 전체를 보면 냉랭한 사이로 보이진 않는다”면서 “두 사람의 케미가 좋았다. 이들이 각자 엄청난 일을 겪으면서 부부관계로 극복해나가는 구조를 멋지게 소화해줘서 좋았다”고 만족스러워했다.

박해일은 “독특한 관계의 부부라는 것을 촬영하면서 몸소 느꼈다. 일례로 두 사람이 쓰는 침실이 나오는데 트윈베드다. 이것도 독특하다고 생각했다”며 “각자 목표를 향해 동지처럼 가는 부부의 느낌을 받았다. 그렇다보니 오수연을 (아내보다는) 동료처럼 대하게 되더라”고 말했다.

수애는 “촬영을 시작하기 전에는 장태준과 오수연이 동지라고 생각했는데 마치고 나니 장태준은 수연이 민낯을 보여줄 수 있는 남편이 아니었나 싶다”고 털어놨다. 수애는 더불어 “회식이 많아서 서로 가까이서 지켜볼 시간이 많았다”며 박해일에 대해 “따뜻하더라. 현장에서 친구처럼 대해주셔서 즐거웠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변혁 감독 또한 “박해일이 현장에서 맏형처럼 잘 이끌어줬다”고 거들었다.


박해일은 수애의 걸음걸이에서 카리스마를 느꼈다고 털어놨다. 그는 “수애가 파란 수트를 입고 금빛 하이힐을 신고 무시무시하게 걸어오는 장면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무서웠다”며 “걸음걸이가 수애의 캐릭터가 아니었나 싶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상류사회’는 두 배우에게 어떤 것들을 남겼을까. 박해일은 “책 안에 들어가서 장태준이 되어보고 싶었다. 장태준에게 주어진 상황과 감정을 내가 해보고 싶었다. 제대로 놀아본 것 같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수애는 “‘상류사회’를 통해 삶의 소소한 행복을 생각하게 됐다. 그런 지점을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욕망에 대해 솔직하고 발칙하게 그려낸 ‘상류사회’는 29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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