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현장] 윤종신이 던진 화두…숨스밍&차트 총공을 다시 보다

입력 2019-03-26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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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현장] 윤종신이 던진 화두…숨스밍&차트 총공을 다시 보다

가수 겸 프로듀서 윤종신이 현재의 음원차트 시스템을 다시 한 번 비판했다. 유머러스한 말투 속 핵심을 찌른 질문은 대중에게 던지는 화두(話頭)이기도 했다.

윤종신은 26일 오전 11시 30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스트라디움에서 진행된 ‘월간 윤종신×빈폴 뮤직 프로젝트-이제 서른’ 제작 발표회에 참석했다. 이날 그는 1989년도에 ‘가수 윤종신’으로서의 삶을 시작한 이래 데뷔 30주년을 맞은 것에 대한 소회 등을 밝혔다.

윤종신은 이번 프로젝트의 계기에 대해 “1989년은 내가 교내 가요제에서 수상을 하고 노래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한 해였다. 내게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이 기적같이 일어났던 한 해”라며 “그래서 미스틱을 세울 때의 초창기 이름이 ‘미스틱 89’였다”고 말했다.

이후 윤종신은 2010년도부터 시작한 ‘월간 윤종신’ 시작의 계기를 밝혔다. 그는 “창작자로서 살아남기 위한 나의 자구책이었다”고 회상했다.

윤종신은 “20주년 때가 위기였다. 히트곡을 더 이상 쓸 수 없을 것 같았고 그러다간 얼마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 때 시작한 것이 월간 윤종신이었다. 그렇게 매달 곡을 내고 나니 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에게 월간 윤종신은 단순히 슬럼프 극복의 방법 정도에 머물지 않았다. 가수이자 프로듀서인 윤종신의 ‘취향’을 찾는 과정이었다.

윤종신은 “다수의 사랑을 받는 것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흔들리지 않고 가는 방법을 제시하고 싶었다. 대중의 눈치를 안 보고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시도했다. 그러면 성과와 상관없이 기뻤다”고 속내를 보였다.

이후 윤종신의 말은 현재 음원차트와 대중을 향했다. 그는 “대중들도 다양한 플랫폼들이 있으니 그 안에서 취향을 찾길 바란다. 핫 100 이용자들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목표”라고 현재의 차트 시스템을 비판했다.

윤종신은 “얼마나 오랜 준비를 하는데 오후 6시부터 딱 7시까지, 고작 1시간 만에 그 노래의 실패를 이야기 하는지 모르겠다.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것은 좀 더 오랜 시간이 지나야 하는 것 아닌가. 영화도 그렇더라. 3일 동안의 예매율만 보고 망했다고 평가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현 세태에 대한 일침을 가했다.

이 같은 윤종신의 발언은 분명히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아끼는 가수의 차트 1위를 위해 소위 ‘숨스밍’(숨 쉬듯 스트리밍을 돌린다는 의미의 신조어)을 하고 음원 차트 총공 전략을 짜는 요즘이다. 음악을 즐기는 바람직한 형태는 아니다.

뿐만 아니라 내 가수가 아닌 다른 가수의 1위는 어느새 음원 사재기로 폄하되기도 한다. 윤종신의 발언을 곰곰이 곱씹어 봐도, 내 취향과 별개로 한 그룹의 지난 곡들마저 실시간 차트에 줄 세워져 있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역시 음원차트 실시간 핫 100은 정말 쓸모없는 시스템이다.

사진=뉴스1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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