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현장] 유희열이 밝힌 ‘스케치북’ #10주년 #위기 #BTS ft.MC 딩동 (종합)

입력 2019-04-23 16:58: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크게보기

[DA:현장] 유희열이 밝힌 ‘스케치북’ #10주년 #위기 #BTS ft.MC 딩동 (종합)

2009년 4월 24일 첫 선을 보인 ‘유희열의 스케치북’이 어느덧 10주년을 맞았다. 한결 같이 무대를 지켜온 MC 유희열과 제작진이 뜻깊은 순간을 앞두고 취재진을 초청해 지난 10년을 돌아봤다.

2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쿠킹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유희열의 스케치북’ 10주년기자간담회. 이날 행사에는 MC 유희열과 조준희 PD와 박지영 PD가 참석했다. 양승동 KBS 사장도 깜짝 방문해 프로그램의 10주년을 축하했다.

1992년 ‘노영심의 작은 음악회’를 시작으로 ‘이문세쇼’ ‘이소라의 프로포즈’ ‘윤도현의 러브레터’ ‘이하나의 페퍼민트’까지 이어지는 심야 음악 토크쇼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유희열의 스케치북’. 2009년 4월 24일부터 시청자들과 함께하고 있는 ‘유희열의 스케치북’은 전작들을 넘어 최장 기간 방송 중이다.

조준희 PD는 “KBS 예능 PD들은 다들 ‘유희열의 스케치북’을 연출하고 싶어 한다. 운 좋게 함께하고 있는데 10주년까지 함께 하게 돼 기쁘다. 앞으로도 계속 함께했으면 좋겠다”며 “KBS에 장수 프로그램이 많은데 ‘유희열의 스케치북’로 ‘전국노래자랑’을 따라잡고 싶다. 공식적인 입장이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박지영 PD는 “내가 유희열이 아닌데도 기쁘다. ‘유희열의 스케치북’은 내가 회사를 다니는 여러 가지 이유 중에 하나”라며 “내가 시청자일 때부터 좋은 콘텐츠라고 생각했다. 그런 프로그램을 연출하는 것도 영광스러운데 10주년에 함께할 수 있어서 크리에이터로서, 시청자로서 뿌듯하고 기쁘다. 한국대중문화의 지평을 이어가는 브랜드로서 여러 분들이 수고해주고 있는데 계속 이어나갔으면 좋겠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박 PD는 유희열의 매력에 대해 “음악적인 전문성과 검증된 진행 능력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뮤지션들을 진정으로 아끼고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이라며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지만 이 프로그램에 남다른 애정을 가진 게 우리도 느껴진다. 진행 능력은 물론이고 어떻게 하면 출연하는 뮤지션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MC”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유희열은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게 믿기지 않다. 어색하기도 하고 기분이 좋기도 하다. 10년 동안 이어온 게 내 노고 덕분이거나 대단한 일은 아니었다.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오면 일하는 느낌이 안 든다. 회식을 해도 10명 남짓인데 일보다는 가족처럼 계속 분위기를 유지해왔다”며 “게스트를 만나는 게 음악 활동의 동의어처럼 느껴져서 힘들지 않았다. 녹화를 끝내고 맥주를 마실 때 ‘채워지는 느낌’이 들어서 계속 해올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유희열의 스케치북’은 내 생활의 중심이자 음악 활동에서의 또 다른 창구”라고 정의했다.

유희열은 “때로는 위기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KBS 예능국에 있었던 많은 감독님들 덕분에 프로그램이 지켜졌다. 시청률이 높지도 수익이 많지도 않은 프로그램이지만 ‘20여년 흘러온 연결을 끝내야 하는 건 아쉽다’는 마음으로 지켜주신 분들에게 감사하다”며 “음악계에서도 우리를 중요한 존재로 봐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개인적으로 ‘계속 하는 게 맞나’고 생각할 때가 있었다. ‘좀 더 젊은 진행자가 이끌어줘야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오래 해왔다. 배철수 씨가 정답을 알려주시더라. ‘언제까지 할 것인지는 네가 고민하는 게 아니다. 필요 없으면 당장 다음 주부터 나오지 말라고 할 것’이라고 했다. ‘내가 오만했구나’ 싶다.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감사한 마음으로 앞으로도 열심히 할 것”이라고 각오를 덧붙였다.

사전 MC로 ‘유희열의 스케치북’와 함께해온 MC 딩동도 소감을 밝혔다. 그는 “10년 전에는 결혼도 안 했고 아이도 없었고 차도 집도 일도 없었다. 지금은 10년 동안 한 길만 파다 보니 결혼도 했고 아이도 있고 많은 것들이 왔다. 네비게이션에 ‘유희열의 스케치북’을 ‘평생 직장’으로 등록해놨다. 내가 유명해지더라도 사전 MC로 오래오래 옆에서 함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유희열의 스케치북’ 10주년 방송에는 가수 김현철이 처음 출연하며 크러쉬, 볼빨간 사춘기, 인디 포크 듀오 우주왕복선싸이드미러가 함께한다. 이날 마지막 무대는 MC 유희열이 장식한다. 진행자가 아닌 뮤지션으로 무대에 오르는 그는 정승환 벤 양다일 화사 폴킴 청하에 이어 ‘유스케X뮤지션’ 코너에 스페셜 목소리로 참여한다. 유희열의 노래는 10주년 프로젝트 ‘유스케X뮤지션’ 코너의 음원으로도 발표될 예정이다. 이는 유희열이 2014년 토이 7집 앨범 이후 5년 만에 음원을 발표하는 것으로 그 의미를 더한다.

조준희 PD는 “우리가 보여줘야 할 것은 음악이기에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아서 지금까지 해온 것과 크게 다르지 않게 라인업을 꾸렸다. 오랜만에 유희열이 노래를 부른다. 잘 되어야 할텐데 ‘열심히 연습했다’고 하니 기대가 많다”고 귀띔했다.

유희열은 “제작진이 10주년 특집을 두고 몇 달 전부터 계속 고민했다. 호프집에서 뒷풀이 겸 회의를 했는데 10가지 정도 준비했더라. 10주년이라는 의미를 ‘생일상’이라고 친다면 ‘내가 받고 싶은 선물을 해달라’ ‘평상시대로 똑같이 해달라’고 했다. 늘 매주 해오던 대로 가수들을 소개했으면 했다. 제작진이 ‘그냥 보낼 수는 없다’며 생일빵처럼 ‘끝에 노래라도 좀 하지 그래’라고 하더라”며 “일단 ‘알겠다’고는 했는데 굉장히 후회하고 있다. 음원으로도 내겠다는데 내 이름으로 나오는 음원이 5년 만인데 초긴장 상태”라고 고백했다. MC 딩동이 “음원 1등 공약이 있느냐”고 묻자 유희열은 “뭐라고?”라 반문하며 “정승환도 잘 안 되어서 힘들어죽겠는데”라고 농담해 웃음을 자아냈다.

유희열은 초대하고 싶은 뮤지션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조용필을 먼저 꼽으며 “늘 거론해온 분인데 늘 소리 없는 메아리로 남았다”고 말했다. 이어 “선배로서는 조용필 씨를 모시고 싶은데 여기에 한 분을 추가하고 싶다”며 “후배로서는 방탄소년단이 아직 한 번도 안 나왔다. 미국 빌보드에서 1등하고 있지 않나.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모셔서 옆에서 구경해보고 싶다. 어떤 사람들인지”라고 바람을 전했다.

‘유희열의 스케치북’ 10주년 방송은 26일 밤 11시 20분 KBS2에서 확인할 수 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KBS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