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김광현빅매치!성사될까?

입력 2008-06-23 04: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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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떠들썩하게 김광현을 영입한 SK의 김성근 감독은 한화와의 대전 개막전에 김광현과 류현진을 붙이자는 말로 한화의 김인식 감독에게 도전장을 냈다. 류현진을 능가하는 왼손 좌완으로 내세울 자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도발 아닌 도발. 하지만 당시 한화의 김인식 감독은 이에 난색을 표했다. 이기면 본전, 지면 망신인데다, 2001년부터 6년 연속 개막전 선발 기록을 세우고 있던 송진우의 기록을 굳이 깨뜨리고 싶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송진우가 개막전을 앞두고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한화는 부랴부랴 류현진을 내세웠고, 반면 SK는 맞대결이 불발될 것이라는 소식에 김광현을 홈 개막전으로 돌려버린 뒤였다. 결국 한화 류현진, SK는 레이번의 맞대결로 처음부터 단추가 잘못 끼워진 둘은 지난해 단 한 번도 만나지 못하고 시즌을 마감했다. 올해 양 팀은 6번의 경기를 가졌지만 여전히 그 둘은 만나지 못했다. 김광현은 지난해 장난스런 말싸움으로 이어졌던 선배투수 류현진과의 만남에 대해 언급하는 게 부담스러운 눈치였고, 등판 일정이 맞지 않아 감독들도 굳이 무리를 해서까지 붙일 필요도 없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주말 한화-SK의 3연전은 두 선수의 맞대결을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전망이다. 류현진과 김광현이 나란히 지난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에 등판함에 따라 똑같은 로테이션으로만 나온다면 같은 날 선발 예고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여전히 그 둘이 국내 최고의 좌완 영건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둘의 현재 위치는 그 전과 많이 달라졌다. 김광현이 일요일 경기에서 삼성을 상대로 승리투수가 되며 올 시즌 처음으로 10승 투수가 된 반면, 류현진은 우리 히어로즈 전에 6실점으로 강판당해 2연패를 기록하고 있는 중이다. 김광현의 상승세는 최근 투구 폼의 변경과 팀 타자들의 무한 퍼주기 식 타격지원에서 나왔다. 입단 당시 과도할 정도로 다이나믹한 피칭에서 지금은 글러브를 가슴 밑으로 유지한 상태에서 셋 포지션만을 이용해 던지는 간략한 동작으로 제구력을 안정적으로 가져간 것이다. 또한 김광현이 6월 들어 4연승을 거두는 동안 얻은 득점 지원은 무려 11.89점. 그 날의 전체 득점만을 단순 계산하면 김광현의 최근 등판 3경기 SK의 득점수는 무려 39점. 말 그대로 5회만 채우면 승리할 수 있을법한 수치였다. 덕분에 삼성 전에서도 4회까지 퍼펙트 피칭을 앞세워 2-0의 리드하다가 5회 3점을 내줘 역전을 허용하며 페이스가 무너지는 듯 했으나, 5회말 6점을 뽑아주자 다시 남은 이닝을 무난하게 넘어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김광현이 지난해 부진에서 벗어나 이렇듯 맹활약하는 반면 류현진은 입단 이후 가장 큰 시련을 맞이하고 있다. 이달 초에는 팔꿈치 피로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더니 복귀 후에도 여전히 정상 컨디션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는 갑작스럽게 늘어난 체중이 그의 부진과 연관된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일요일 경기에서는 직구 컨트롤이 제대로 되지 못하면서 볼로 일관된 피칭을 가져가다 난타를 당하면서 4회도 채우지 못했다. 77개의 투구 수 중 스트라이크는 43개에 불과했다. 2년 연속 탈삼진 왕의 무시무시했던 투구는 이미 사라지고 올해는 지난 4월 24일 LG전에서 기록한 7개가 한 경기 최다일 뿐이다. 결국 이제는 류현진과 한화가 김광현에 대해 부담스러워 할 입장에 놓였다. 김광현의 상승세가 너무 좋은데다 류현진이 빨리 살아나지 못한다면 내심 2위까지 바라보고 있는 한화의 기대도 4강 수성으로 변경해야 할 입장에 놓였다. 하지만 홈경기인데다 승수에 여유가 있는 SK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여유롭다. 물론 둘의 맞대결이 성사되기까지는 양 팀 감독의 선택과 장마 기간으로 인한 투수 로테이션의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고려되어야 한다. 그러나 류현진-김광현의 경기는 단순한 젊은 좌완 투수의 만남이나, 최근의 분위기 그 이상의 숨겨진 이야기들이 많아 성사만으로도 큰 관심을 불러 모을 것이다. 인천 연고의 동산고를 나왔지만 SK에 지명되지 못했고 신인 2차 2번으로 한화에 입단했다. 당시 SK는 류현진의 부상 전력과 그 이듬해 김광현이 있었다는 이유로 그를 포기했다고 밝혔지만 류현진이 입단과 함께 트리플 크라운을 차지하며 애증의 관계로 변했다. 또한 류현진과의 경기라면 SK는 분명히 이재원을 클린업트리오에 넣을 것이다. SK가 그해 류현진을 뽑지 않고 1차로 선발했던 선수가 바로 이재원이었다. 아직 포수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는 이재원이지만 좌완에 강하다는 이유로 좌투수 선발 경기 때는 지명타자 자리에 오르고 있다. 그가 본격적으로 좌완 킬러라는 명성을 들은 것도 류현진과 만난 바로 지난해 개막전부터였다. 3번 타자로 나와 2007 시즌 1호 홈런을 날렸던 이재원은 류현진만 만나면 꼭 안타를 치고 싶다며 라이벌 의식을 불태우고 있는 차세대 강타자이다. mlbpark 유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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