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윤의스포츠비즈]하이테크경연장베이징을배워라

입력 2008-09-07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이번 올림픽에서 대표선수들은 사상 최고의 성적뿐만 아니라 국내 스포츠팬들에게 많은 감동적인 장면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경기장 밖에서는 ‘보는 스포츠’와 ‘하는 스포츠’ 양면에서 국내 스포츠산업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 보였던 것도 큰 소득이다. 먼저 관람스포츠가 가야 될 방향은 국내 스포츠팬들이 메달을 못딴 선수에게도 진심으로 박수를 보내는 관전태도를 보여주었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팬들의 수준이 설사 지더라도 투지 있는 플레이나 역경을 헤쳐 나가는 자세를 높이 살 정도로 높아졌다는 뜻이다. 관중석이 썰렁한 종목의 프로선수나 구단은 이 부분을 놓치지 말아야 될 것 같다. 이기기만 바라는 게 팬들이 아닌데도 선수와 구단이 이기는 데만 신경 쓰는 것은 팬들의 기호를 무시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경기장 밖의 훈련장에서 훈련방식이 과학과의 접목이 두드러졌다는 점이다. 이번 올림픽이 시작되기 전 한 외국 TV에서 육상, 수영, 체조 등 3종목의 선진 3개국 훈련시스템과 중국의 훈련시스템을 비교하는 프로그램을 방영한 적이 있다. 에너지는 덜 쓰고 더 달리게 하는 영국의 육상훈련시스템, 24대의 카메라로 동작분석을 하는 호주의 수영, 미항공우주국(NASA) 비행사의 훈련프로그램을 응용한 미국의 체조훈련시스템은 언뜻 보기에도 과학과 접목된 시스템이었다. 여기에 구 소련의 체육학교시스템을 본 딴 중국의 조기·집중 훈련방식을 선진 3국의 시스템과 종목별로 비교하면서 어떤 결과를 낳을지 흥미롭다는 암시를 주는 프로그램이었다. 결과적으로 중국이 종합 1위는 했지만 그 과정을 볼 때 선진 3개국의 과학적인 훈련시스템은 신선했고, 어린 선수를 오랜 기간 주 6일씩 훈련시키는 중국의 시스템은 답답해 보였다. 특히 IT와 의학이 접목된 체력단련방식을 일반인에게도 보급한다는 것까지 생각된다면 우리 훈련시스템이 가야 할 방향이 분명해진다. 빅 이벤트를 준비중인 국내 자치단체에게는 이번 올림픽이 하이테크 경연장 겸 중국의 상징을 소개한 ‘준비된 올림픽’이었다는 점을 보여준 것 같다. 조직위원회는 베이징 시내에 테러범 색출을 위한 얼굴인식 시스템을 10만여대 설치하였고, 인공강우 기술, 휴대폰으로 TV시청 등의 기술을 과시하였다. 또 베이징의 새로운 명물로 자리 잡는 것까지 생각하고 만든 2개의 주경기장이나 통풍구가 9300개나 설치된 셔틀콕 모양의 배드민턴 경기장 등은 이미 세인에게 관광상품으로 인식되었다고 본다. 이번 올림픽은 스포츠팬뿐만 아니라 국내 스포츠조직, 자치단체, 대한체육회 등에게도 여러 모로 보여준 게 많은 것 같다. 정희윤 스포츠경제연구소장 프로야구 초창기 구단 프런트에서 일하며 ‘돈벌이도 되는 스포츠’에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 스포츠와 비즈니스의 접목, 나의 지향점이자 한국 프로스포츠산업의 현실적 과제다.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