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전의추억…獨,남북전바람

입력 2008-10-20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독일언론생중계등관심“맥풀린한국축구에실망강해진北성장세놀라워”
독일인들은 스포츠에 관심이 많다. 특히 디비전 시리즈가 완벽하게 구축된 축구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미디어도 적극적이다. 11개주 방송사 외에 각 지역에 고루 퍼져있는 민영 방송사와 위성 채널들이 유·무선망을 통해 쉴 새 없이 중계를 한다. 비록 스포츠 전문 채널은 <유로스포츠>, 2개이지만 각 방송사들이 따로 중계권을 구입하기도 한다. 주말이면 각국 리그를 생중계하고, 분데스리가 2부 리그도 심심찮게 전파를 탄다. 심지어 프로배구 프리드리히 샤펜 선수들도 클럽하우스 응접실에 모여 TV를 켜고 축구를 관전할 정도이니 축구는 ‘국기’처럼 느껴진다. 이러한 독일에서 최근 집중되는 화두가 바로 남북 축구. 매년 10월 3일을 전후해 통독 기념행사가 열리는 데, 교민들에 따르면 올해에는 남북전이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고 한다. 전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 남아있는 양 국 대표팀이 중국 상하이에서 격돌한 2010남아공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1차전(9월 10일)은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유로스포츠>를 통해 생중계됐다. 타국, 그것도 아시아 지역 A매치가 하이라이트가 아닌 생중계로 이뤄지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한국대표팀에 대한 평가는 좋지만은 않다. 맥 풀린 한국 축구의 모습에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했다고 한다. 당시 남북전을 담당한 해설자가 “한국이 이렇게 무너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이젠 아시아의 강국이 아닌 것 같다”고 차분한 목소리로 꼬집었다는 게 현지인들의 전언. 오히려 한국보다 북한축구의 성장세에 주목하는 분위기였다고 덧붙였다. 언론인들도 마찬가지였다. 독일 지역지 <슈바비스체 자이퉁>의 쥐스페 토레만테 스포츠 전문기자는 “한국 축구가 한때 좋은 전력을 갖췄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젠 매력적인 가치를 잃어버렸다. 독일도 큰 폭의 하락세를 경험했는데, 한국은 그 경우가 훨씬 심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현지 프리랜서 마티아스 클리도 “북한 축구가 큰 폭의 성장을 했다. 한국의 추락과 맞물린 북한의 고공 행진이 독일팬들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고 말했다. 프리드리히 샤펜(독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