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책방] 14일화이트데이,선물용책!책!책!

입력 2009-03-13 09: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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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또 화이트 데이다. 대놓고 남자는 여자에게 사랑을 고백해도 좋은 날! 사탕은 필수, 여타 선물은 선택이다. 완전소중 마이앤젤, 어떤 선물을 줘야 사랑받을까? 평생의 추억이 될, 단 하루 안에 끝나지 않을 여운을 주는 선물! 바로 책이다. 남들 똑같이 사는 사탕이 슬쩍 유치하게 느껴진다면, 늦게라도 얼른 서점에 가서 센스 있는 책을 집자. 취향 따라 상황 따라 골라보기 좋은 화이트 데이 추천 책을 소개한다. ○ 논쟁을 좋아하는 딱따구리 여친이라면? 나의 여친은 생각도 많고 말도 많다? 그렇다면 신간 ‘더 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이레)가 제격이다. 스티븐 달드리 감독, 케이트 윈슬렛, 주연의 영화로도 이미 만들어졌다. 26일 개봉 날짜도 코앞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문맹의 수치심과 그로 인한 인간의 근원적인 욕망, 남녀의 호기심과 사랑의 경계, 인간에 대한 예의, 죄와 용서의 고찰 등 여러 가지 철학적 논쟁을 벌일 수 있다. 서른여섯의 여자와 열다섯 남자의 연애 때문에 에로스적인 면이 부각돼 세간에 알려졌지만, 실제로 책을 보면 둘의 관계 외에 독일 아우슈비츠 강제 수용소를 둘러싼 문제, 보편적인간윤리에 대해 더 관심이 갈 수 있다. 소설은 뒤로 갈수록 흥미진진하고, 결말에 이르러 찬반양론을 펼치기에도 좋다. 각자의 입장에서 토론하기 좋은 책이다. ‘책을 읽어준다’는 소재 자체에 강한 느낌을 받았다면, 1990년 프랑스 소설 ‘책 읽어주는 여자’도 괜찮다. 직업적으로 책을 읽어주는 서른넷 여자의 이야기다. 활자로 맺어진 타인과의 관계를 발랄한 터치로 그렸다. 주인공의 나이를 조금 더 낮추면 스물다섯 여자의 독서기행을 담은 ‘밑줄 긋는 남자’(열린책들)도 선물하기 좋다. 김남진, 배두나 주연의 영화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의 모티브가 된 작품으로 책에 있는 낙서 때문에 연달아 다른 책을 쫓아가는 과정이 흥미진진하다. ○ 매사 우울한 계절 심하게 타는 여친이라면? 나의 여친은 우울하고 말도 없다? 그렇다면 김형경 소설가의 ‘사람풍경’(예담)을 추천한다. 책을 건네면서 “너의 솔직한 자아를 나와 함께 찾아보자”고 생뚱맞게 말해보라. 누구나 마음 안에는 숨겨놓은 ‘아이’가 있기 마련이다. 그 아이를 동반자와 함께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사람풍경’은 김형경 소설가가 여행 중에 만난 사람들에게 자신의 심리를 투영하고 더 행복하게 살기 위해 내면을 바라보는 소설이다. 작가가 직접 정신분석을 받은 경험은 글쓰기와 성격 모두에 영향을 미쳤다. 변화를 인지하고 떠난 세계 여행에서 작가는 타인과 자신을 또 한번 발견한다. 행복하게 사는 방법은 똑 떨어지는 해답이 없어 어렵다. 그래도 모범답안은 있다. 솔직하게 사는 것이다. 위악도 나쁘고 위선도 나쁘다. 연기는 그만하자. 좋은 것과 싫은 것, 덤덤한 것 등 자유롭게 표현하는 게 곧 행복의 길이다. 인간에 대한 예의는 지키되, 자신에게 어떻게든 솔직해져야 하는 게 해법이었다. 책은 사람들의 행동 양상을 통해 그 행동이 ‘왜’ 나오게 되는지 쉽게 설명해주고, 내면 깊숙한 곳을 바라보도록 권한다. 소설가의 심리치유에세이이자 여행서인만큼 문학의 향기도 맡을 수 있다. 기분이 울적하고 자신감이 사라진 연인이 있다면, 즉각 용기를 줄 수 있는 책 선물이다. ○ 대체 내가 누구인지 모르겠어, 카오스에 빠진 여친이라면? 나의 여친은 종종 “내가 너와 어울리는지 모르겠어”, “너와 나의 관계를 도통 알 수 없어”라는 말을 남발한다면? 이별이 예감된다는 증거다! 얼른 센스 있는 책 선물로 마음을 돌려보자. 장근영의 ‘팝콘 심리학’(jNBook)으로 흔들리는 여심을 바로 잡을 수 있다. 화이트 데이 역시 기회다. 여친이 사춘기도 아닌데, 사시사철 질풍노도에 빠지는 심성이라 그런 것뿐! 이 책을 선물하면, 구체적인 일상생활에 영화들을 적용해가며 좋은 기분을 얻을 수 있다. ‘팝콘 심리학’은 영화 평론집이지만, 영화보다 심리학이 우선이다. 김영하 소설가의 ‘굴비낚시’(마음산책)가 영화 자체보다 거기서 파생된 온갖 잡다한 일상의 몽상이 우선인 것처럼, 이 책도 그렇다. 물론 이야기가 진행되다가 중간에 끝난 것처럼 아쉬운 글도 많다. 궁금증이 더 증폭될 수 있는데, 애인의 호기심이 뻗어나간다면 또 다른 영화책과 심리학책을 찾아 선물하면 된다. 영화 ‘샤이닝’에서는 다중인격을 얘기하다 “내 안에 괴물이 있을 수도 있다”는 여운으로 끝난다. ‘반지의 제왕’은 우리 사회가 박정희 신화에 빠져 있지만 전설의 통합이 필요하단 선에서 얘기가 황급히 마무리된다. 그래도 맛깔스럽게 이것저것 요리해놓아 일반 독자들이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다. 연인을 위해 추천하는 주제는 뭐니뭐니해도 책의 ‘멘토’와 ‘멘티’의 관계다. 책을 읽고 영화 ‘스타워즈’를 통해 직접 멘토와 멘티의 관계에 대해 설명해보는 건 어떨까? 둘의 관계는 ‘죽은 시인의 사회’, ‘굿윌헌팅’처럼 스승과 제자의 관계처럼 변화될 수 있고, 곽경택 ‘친구’ 유오성, 장동건의 권력 관계처럼 변질될 수도 있다. 그래도 연인은 서로에게 자극을 주고 배움을 주는 멘토, 멘티가 충분히 가능하다. ‘더티댄싱’, ‘타이타닉’의 남녀처럼 연인은 평생의 멘토다. 타이타닉의 로즈(케이트 윈슬렛)는 잭(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에게 "당신은 하고 싶은 것들을 모두 다 해야 한다"라는 말을 그가 죽어가는 순간 듣게 된다. 할머니가 된 로즈는 "말도 타고, 여자 비행사도 되고, 결혼도 하고…"라며 자신의 옛 사진을 보다 그 시절을 추억하며 독백한다. 한 순간의 만남이 전체의 인생을 송두리째 결정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흔들리는 연인에게 말해보자. 너와 나의 만남은 지금 한 순간 같지만, 결코 그게 아니다. 영원한 만남이라고… “1분이 순간인 줄 알았는데 영원일 수도 있더군요”하는 닭살 돋는 왕가위 영화(아비정전) 대사를 날려주며 애인에게 책 선물을 해보자. 영원히 사랑하지만 영원히 알 수 없다는 사실도 인정하자. 책은 영화 ‘매트릭스’를 통해 미국 실용주의 심리학자 스키너의 ′블랙박스′ 개념을 설명한다. “인간의 마음속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는 알 수도 없고 알아도 별로 상관이 없으니 그냥 속을 알 수 없는 블랙박스처럼 남겨두자고 한 것” 말이다. ○ 뭘 해도 시큰둥한 여친이라면? 나의 여친은 매사 시큰둥하고 냉소적이다? 그렇다면 따끈따끈한 신간 ‘에밀리 더 스트레인지’(세미콜론)를 추천한다. 책이 곧 바로 권태 위원장이다. 해골과 검은 고양이와 함께 어울리는 에밀리! 에밀리(www.emilystrange.com)를 추앙하는 통권 1호가 나왔다. 자칭 ‘권태 전문지’다. “모든 것에서 절연(絶緣)된 지금의 내 생활-자살의 단서조차를 찾을 길이 없는 지금의 내 생활은 과연 권태의 극(極) 그것이다”라고 말한 시인 ‘이상’처럼 지극히 권태로운 연인의 고통이 느껴진다면, 에밀리 책은 끔찍하게도 사랑스러운 선물이다. 이 책의 요지는 권태의 극한으로 가보자는 것이다. 그게 바로 ‘긍정적’ 권태의 힘을 찾을 수 있단 주장이다. 죽는 것마저 지겨운 일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에밀리! 일상인의 눈으로는 엽기적이다. 13살밖에 안 된 소녀가 그로테스크한 패션스타일과 탐정 같은 생활로 일을 벌인다. 일상이 지겨운 여친을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그림책이다. 프랑스 영화 ‘아멜리에’ DVD와 함께 추천한다. 하늘의 구름조차 상상하는 다른 사물로 보이고, 변두리에 이리저리 시선을 두는 여자의 기괴한 생활 패턴을 즐길 수 있다. 지난 2월 9일에 발매된 ‘아마도 이자람 밴드’의 ‘슬픈 노래’ 신간 앨범과 같이 선물하면 좋다. 가사에 뼈가 있다. 구수하고 달콤한 것 같지만 쓰린 맛이 있다. ○ 바쁜 세속을 탈출하고 싶은 여친이라면? 나의 여친은 바깥에서 부대끼는 것을 싫어한다? 화이트 데이에 데이트조차 피곤하다면? 그냥 집에서 놀자. 집을 좋아하는 여친을 위해 선물하기 좋은 책이 있다. 바로 ‘S-BOOK′(삼성출판사)이다. 한국판 마샤 스튜어트(살림의 여왕)로 거듭날 수 있다. 바깥에서 놀기 싫다면 안에서 계속 놀면 되고, 새로운 취미로 일상도 장식하고 일석이조다. S-BOOK은 메이크업, 요리, 건강 등 종류도 가지각색이다. 책 표지 색깔과 글씨체도 깔끔하고, 속지 사진들도 재미있게 볼 수 있다. ‘엔조이 와인’은 초보고난기부터 와인홀릭기, 고수진입기까지 단계별로 와인 설명을 실었다. ‘럭셔리 샌드위치’는 후다닥샌드위치로 시작해 지지고볶는 빵빵한 샌드위치까지 각종 다양한 90가지의 샌드위치 요리법을 담았다. ‘불멸의 밑반찬’, ‘약이 되는 음식’, ‘샐러드 생활’, ‘입소문 천연팩’, ‘기적의 발마사지’, ‘작은집 인테리어’ 등 여자들이 아기자기하게 관심을 갖고 배우고 싶어 하는 전 분야를 전문가들이 깔끔하게 정리해준 책이다 권당 6900원에 총 16권의 신간이 발매됐다. 여친이 좋아하는 분야로 몇 권 꼽아서 선물하기 편리하다. 파트너에게 언제나 에너지를 선사하겠다는 의지로 “힘이 들면 잠시 쉬다 가면 돼요. 그대 곁은 지키고 있을게. 수많은 내일은 그대죠. 내 인생인 걸요”라고 다정다감한 말까지 쏟아 부으면서 ‘성운’의 첫 번째 앨범 ‘몽향’(夢香)도 집 안에서 틀어주자. 평화로운 분위기로 읊조리는 노래 때문에 더욱 더 달콤한 휴식을 즐길 수 있다. 지난 달 20일 발간된 탤런트 박상원의 첫 번째 사진첩 ‘a monologue′(뿔)를 곁들여도 괜찮다. “일시 정지의 모습들 속에서 소리를 듣고! 냄새를 맡고! 또 다른 느낌의 동영상을 상상으로 이어갑니다”라는 배우만의 자유로운 시선을 담은 사진집이다. 이란, 영국, 몽골, 캐나다, 미국, 뉴질랜드, 한국, 일본의 하늘, 산, 대평원 등의 자연 사진을 통해 어디서 보더라도 확 트인 시원한 기분을 선물할 수 있다. ○ 입버릇처럼 뚱뚱하다고 푸념하는 여친이라면? 나의 여친은 매일매일 다이어트 강박에 시달린다? 그렇다면 ‘아침 바나나 다이어트’(넥서스books)와 ‘살잡이 까망콩’(국일미디어)를 선물하자. 아무리 살집이 풍성해도 선물하면서 솔직히 말하면 안 된다. 뚱뚱하든 날씬하든 말랐든 무조건 내 여친은 ‘마른’ 것이다. 절대 명제다. 단지 여친이 계속 ‘다이어트 타령’을 하기 때문에 재치 있게 선물하는 것뿐이라는 사실을 꼭 인지시켜야 한다. 안 그러면 “내가 뚱뚱하다는 거야?”하고 빈축을 살 수 있는 책이다. ‘아침 바나나 다이어트’는 지난 가을 바나나 다이어트 유행을 이끌었던 책으로 일본의 저자가 실제로 경험한 사례를 바탕으로 썼다. 아침마다 무조건 바나나를 먹는 것인데, 원푸드 다이어트를 권하는 게 아니다. 체질을 개선하라는 책이다. 이 책의 캐릭터가 특히 귀여워서 여친 선물용으로 좋다. 생일이 6월 11일이며 항상 바나나모자를 쓰고 다니는 ‘바나코’ 인생에서 가장 신경 쓰는 것은 몸무게다. 일본 캐릭터 디자이너 후루타 하나코의 작품이다. 아침 바나나 다이어트는 바나나의 장점을 주장한다. 파란 바나나는 해독력이 높고, 잘 익은 바나나는 면역력이 높다. 감기를 예방할 수 있고, 암세포를 억제하고 집중력을 높여준다. 여친에게 책을 선물할 때 몸매도 몸매지만 ‘동안’을 위해 바나나가 필수라는 말을 빼먹지 말자. 바나나 안에 있는 ‘파이토케미칼’은 활성산소를 제거해서 노화를 방지한다. 세로토닌 성분은 짜증을 줄여 신경을 안정시킨다. 바나나 못잖게 몸의 독소를 없애주는 좋은 영양 식품이 있다. 바로 검은 콩이다. 검은 콩 다이어트는 괴롭지 않다. 생활 습관만 좀 바꿔주면 된다. ‘살잡이 까망콩’은 4개월 동안 105kg에서 54kg으로 감량한 저자 정주영의 실제 체험담이다. 콩은 체내에서 피를 잘 돌게 만들어 몸 안의 독소를 제거한다. 두부와 찐 검은콩으로 아침을 시작하고, 하루 30분 이상 걷고 7시간 이상 잠을 자면 빨리 효과를 볼 수 있다. 특히 저자는 검은 콩을 먹으면서 얼굴에 가득했던 여드름을 없앴다고 한다. 피부미용과 다이어트를 위해 여친에게 바나나와 검은 콩을 포장해 책과 선물하면 센스 만점일 듯! ○ 아는지 모르는지 사랑하는 여자의 마음을 얻고 싶다면? 고백은 해야겠는데 직접적인 고백은 힘든 남자들을 위한 책! 마니아 팬을 무수히 거느린 노희경 방송 작가의 책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헤르메스미디어)다. 제목부터 노골적이다.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유죄’라고 은근히 대시해보자. 인생 길지 않다. 머뭇거리는 죄를 범하지 말자. 사랑과 이별, 집착의 끈을 놓으면 별 거 아니다? 사랑에 망설이는 이를 위해 이 책과 함께 고백하는 용기를 발휘해보자. 노희경 작가의 책을 읽으면 이별에 대해서도 관대해지고, 불타는 사랑에 대해서도 담담해질 수 있다. 체념조차 아름다운 사랑으로 연결되는 법이다. 행복과 불행은 반대 개념이 아니라, 공존하는 것이다. 이별이 두려워, 혹은 사랑이 두려워 시작하지 않는 여자라면 그것을 인정하고 감싸주고, 자신에게 매력을 발견하지 못한 여자라면 이 책을 읽고 시간이 흐른 뒤에라도 감정이 발생하면 자신을 찾아달라고 고백해보는 것은 어떨까? 현재에 충실하게 살면서 자신을 바라봐줄 것을 부탁해보자. 노희경 작가는 독자와의 만남에서 “사랑을 잘 놓아주는 방법이 없을까요?”라는 팬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없는 거 같아요. 실망해서 바로 돌아서서 깨끗해질 때가 있고 미련이 남는 경우가 있고… 끝내려고 안 해요. 놓아둬요. 끝내져서 끝내지…잊으려고 이 사람 저 사람, 10명 정도 만났다가 1번이 자기 사랑이라고… 9명에 대해서는 뭐가 되는가? 그냥 현재 충실 하는 게 중요하다. 많이 사랑했다면 1년 가지고 잘 안 돼요? 사랑한 만큼 시간이 걸려요. 못 잊으면 어때요? 10년, 20년 안고 살면 어떠냐? 그런 생각이 들어요.” ○ 화이트 데이, 그저 홀로 있고 싶다면? 화이트 데이에 자발적이든 타의적이든 혼자 있을 경우, 읽기 좋은 신간이 있다. 바로 네덜란드 작가 빌렘얀오텐의 ‘스페흐트와 아들’(문학동네)이다. 이 소설은 신비하게 “나는 사람들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엄청 중요한 뭔가가 될 것 같았다”는 종이가 주인공이다. 햇빛에 바래며 쓸모없는 존재가 될까 고민하던 주인공은 드디어 자시을 구원할 세상을 만나게 된다. 새로운 나를 꿈꾸며 홀로 사색의 시간을 즐길 수 있는 책이다.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어떤 위대한 것이 되려는 종이는 화가의 손에 의해 화실로 옮겨진다. 화가는 “저의 물건에서 모든 것을 볼 수 있고, 당신이 보지 못했던 것을 보게 될 것입니다”라고 공공연하게 떠들게 되는데, 뒤로 갈수록 예상 불가능한 이야기들이 스릴감 넘치게 기다리고 있다. 재치 있는 글로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조한웅의 ‘독신남 이야기’(마음산책)도 제격이다. 화자인 프리랜서 키키봉의 이야기로, 키키봉은 자칭 “삽질이 일과인 양 살아가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남자다. 독신남이 어떻게 더 유쾌하게 살 수 있을지 행복의 방법을 은연 중 제시해준다. 홀로 남녀의 심리를 탐구하고 싶은 독자는 존 그레이의 신간 ‘충돌’(동녘라이프)을 읽으면 서로 다른 남녀를 이해하기 쉽다. “남자는 할 얘기가 없을 뿐인데 여자는 그가 대화를 나누고 싶지 않아 한다고 오해한다”는 책 속의 예처럼 남자와 여자의 차이를 에피소드, 매뉴얼, 해결책 등으로 채워 넣었다. 남자가 3 더하기 5가 8이라고 한다면, 여자는 거기에 2를 더 추가해 10으로 생각할 수 있다. 여자의 머릿속 회로는 계산기처럼 딱 떨어지지 않고 세심한데, 이 지점에서 남녀의 갈등이 발생한다.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 책 속에는 여자를 행복하게 할 수 있는 100가지 방법, 로맨스를 부탁하는 방법, 감정의 깊이 등 서로 다른 남녀의 행동 패턴과 심리를 설명했다. 정답은 절대 아니다. 모범 답안일 뿐, 자신의 생각과 비교하며 읽기 재미있다. 아예 혼자 더 깊숙이 내면으로 침잠하고 싶다면 고진하의 신간 ‘신들의 나라, 인간의 땅’을 추천한다. 인도 이야기다. 책을 통해 참자아를 찾아 떠나는 여행에 동참할 수 있다. “그대 안에 다 있는데, 왜 바깥 풍경만 기웃거리느냐?” 는 마음 속 울림을 준다. 모든 괴로움과 고독과 행복은 모두 마음 안에 있다. 인도에 가서 사람을 보았고 자신의 내면을 본 작가의 에세이다. (www.kojinha.net) ′자비보다는 무심이 낫다’, ‘왜 죽음을 두려워하는가’, ‘울면서 살아온 생애, 웃으면서 떠나라’, ‘땅에 날개가 닿지 않는 새와도 같은 존재의 가벼움’ 등 사색하기 좋은 주제들과 인도를 묘사한 풍경이 신비롭다. 변인숙 기자 baram4u@donga.com 일러스트 제공 | 설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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