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AFC 5개국선거권인정…사면초가에빠진함맘

입력 2009-04-25 06:37: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함맘
빈 함맘 AFC 회장 [스포츠동아 DB]

최근 부적절한 처신으로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원국으로부터 신임을 잃고 있는 모하메드 빈 함맘 AFC 회장이 진퇴양난(進退兩難)의 처지에 몰렸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25일(한국시간) AFC 회원국 자격 논란이 일었던 몽골, 라오스, 동티모르, 아프가니스탄, 쿠웨이트 등 5개국에게 FIFA 집행위원회 선거 투표권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함만은 그동안 자신의 아시아지역 FIFA 집행위원 재선을 반대하는 AFC 회원국 중 5개국에 갖가지 이유를 붙여 회원 권리를 제한시켰다. 몽골, 라오스, 동티모르 아프가니스탄은 최근 2년간 AFC가 주최한 3개 이상의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쿠웨이트는 회장직이 공석상태라는 것을 이유로 삼았다. 사실 함맘의 이 같은 조치는 자신의 FIFA 집행위원 연임에 반대하는 세력을 조금이나마 줄이려 애를 쓰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FIFA 집행위원에 당선 돼 아시아 축구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함맘의 야심은 FIFA의 해석과 회원국들의 거센 반발로 인해 저항에 부딪치고 있다. FIFA의 한 관계자는 25일 영국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AFC 정관을 살펴본 결과 함맘 회장이 5개국의 선거권을 박탈할 수 있는 어떠한 근거도 찾을 수 없었다”며 “AFC의 결정이 무효화됨에 따라 5개국은 선거에 참여할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현재 함맘은 아시아지역 FIFA 집행위원 후보로 출마해 연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함맘에 맞서 셰이크 살만 바레인 축구협회장도 후보로 나섰다. 아시아지역 FIFA 집행위원 선거는 두 사람의 대결로 압축된 상태. 그렇지만 갈수록 함맘의 입지는 좁아지고 있다. 함맘은 44년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위치한 연맹 본부를 모국인 카타르로 옮기는 것을 추진 중이다. 또 1억 달러에 이르는 AFC의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중계권 등 AFC 사업권을 2020년까지 미리 판매하려는 등 무리수를 두고 있다. 이 같은 함맘의 독단적인 연맹 운영에 불만을 품은 회원국들은 대항마인 살만 회장의 FIFA 집행위원 당선에 힘을 모으고 있다. 함맘 재선의 걸림돌은 이 것만이 아니다. 조중연 대한축구협회장을 겨냥해 ‘죽여버리겠다’는 망언을 한데 이어, 정몽준 전 대한축구협회장이 살만 회장을 재정적으로 지원한다는 허위 사실까지 퍼뜨린 일로 인해 대한축구협회(KFA)로부터 FIFA 윤리위원회와 상벌위원회에 동시에 제소된 상태다. 대한축구협회는 일본 축구협회와 공조해 함맘 회장의 연임을 막기로 했다. 사면초가에 빠진 함맘도 당하고 있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5월7일 집행위원들을 소집해 FIFA가 족쇄를 풀어준 몽골 등 5개국 투표권을 다시 빼앗겠다는 계획. 하지만 이는 FIFA의 유권해석을 정면으로 뒤집는 것이다. 함맘 자신의 입장을 계속 고수할 경우 상위 기관인 FIFA와의 갈등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