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씽스페셜]단독선두전북비결“이동국빼곤모두미드필더”

입력 2009-05-13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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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선두 전북현대는 수비가 안정돼야 공격도 풀린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공격에만 치우쳤던 선수들은 이제 수비에서도 악착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선수가 최태욱(11번)이다. 스포츠동아DB

K리그 선두 전북현대(6승2무·승점 20)는 올 시즌 정규리그 8경기에서 20골을 넣고 5골을 내줬다.

이동국(7골)-최태욱-루이스(이상 5골4도움)-에닝요(6골8도움) 등 이른바 ‘판타스틱4’의 막강 화력을 앞세워 15개 팀 중 가장 많은 골을 넣고 있다.

하지만 이보다 더 눈에 띄는 것은 경기당 0.6골 밖에 허용하지 않은 짠물 수비다.

지난 시즌 한창 고전할 때 초반 8경기에서 16골을 내줬던 것과 비교하면 그 차이가 더욱 두드러진다.

○소리 없이 강한 정훈

박지성(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성실하고 왕성한 활동량으로 ‘새로운 유형의 수비형 윙어’라는 찬사를 들으며 세계 최고 선수들 사이에서 주전급으로 자리 잡았다.

전북에도 이와 비슷한 성향의 ‘소리 없이 강한’ 선수가 하나 있다.

프로 2년차 정훈(24)은 팀의 쟁쟁한 미드필더들 사이에서도 정규리그 7경기에 선발 출전하는 깜짝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루이스와 에닝요가 공격에 가담했다가 역습을 허용했을 때 최종 수비에서 위급한 상황이 안 생기도록 중원에서 상대 공격을 1차 저지하는 게 그의 역할.

최 감독은 “이제 정훈이 빠지면 큰일 난다. 다른 선수들 보다 두 배 이상 많이 뛴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정훈은 작년 드래프트 5순위로 전북 유니폼을 입었다.

언남고 시절 재능을 인정받고도 동아대 진학 후 슬럼프에 빠지며 ‘대어급’ 신인에서 제외됐지만 적극적이고 투쟁심 넘치는 플레이로 최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최 감독은 “화려한 멤버 뒤에는 궂은 일을 하는 선수가 있다. 그게 바로 정훈이다”고 평했다.

주머니의 속의 송곳은 드러나게 마련.

전북 관계자는 “팬들 사이에서도 정훈의 가치를 인정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모든 선수 적극 수비가담

최 감독은 선수들에게 “(이)동국이를 제외하면 모두가 미드필더다”는 점을 항상 강조한다.

상대 진영에서 볼을 뺏기면 바로 수비에 들어가고 다시 이를 끊어 재 역습으로 연결하는 플레이가 최 감독이 추구하는 패턴.

대표적인 게 최태욱과 에닝요(이상 28)다. 둘은 수비 안 하기로 유명한 선수들이었다.

최태욱은 “공격에서 100을 하면서 어떻게 수비도 100을 하느냐”고 되묻기 일쑤였고 에닝요는 볼을 뺏기면 걸어다는 습관이 몸에 배 있었다.

최 감독은 채찍(주전에서 과감히 제외)과 당근(수시로 대화)을 적절히 병행, 이들을 바꿔 놓았다.

최태욱은 최근 공수 밸런스에서 거의 완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평.

에닝요 역시 최근 수비하는 방법 등에 대해 부쩍 감독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최 감독은 “박빙 승부에서 미드필더들이 수비에 적극 가담해주지 않으면 절대 이길 수 없다”고 단언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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