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사극천추의한‘바보온달’이푼다

입력 2009-06-03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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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추태후’의 채시라

‘천추태후’기대만큼선전못해…한때‘대하사극’폐지론에무게
“25년 전통은 어떤 일이 있어도 이어갑니다.”

2TV 사극 ‘천추태후’의 후속작을 정하지 못해 ‘대하사극 폐지론’까지 나왔던 KBS가 ‘바보 온달’(가제)을 새로운 대하사극으로 결정했다.

‘바보 온달’은 고구려 평원왕의 공주와 온달에 관한 설화를 바탕으로 신라의 빼앗긴 한강 유역의 영토를 회복한 장군 온달의 일대기를 담을 예정.

이번에 후속작으로 ‘바보 온달’을 확정했지만 이 과정에서 KBS는 적지않은 구설수에 시달려야 했다. 방송사 내부는 물론이고 방송가에서도 KBS가 경비 절감을 위해 ‘스테이션 프로그램’인 대하 사극을 포기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들이 흘러 나왔다.

통상 이런 규모의 사극을 방송하려면 기획부터 제작까지 1년 정도의 준비기간이 필요한 상황에서 현재 방송중인 ‘천추태후’가 10월 종영까지 불과 4개월 밖에 남지않은 얼마전까지 후속작이 확정되지 않자, 폐지론에 무게가 실렸다. 무엇보다 막대한 제작비가 감량 경영에 애쓰는 KBS에 큰 짐이 된다는 지적도 많았다. 100회 기준으로 250억 원 정도가 들어가는 대하 사극을 제작한다는 것은 이만저만한 부담이 아니다.

실제로 KBS는 제작비 부담을 덜기 위해 2009년부터 대하사극은 시즌제를 도입, 1년에 1편씩만 만들기로 했다. 또한 제작환경이 현재보다 더 악화될 경우 시청자의 인기를 끌만한 다른 장르의 드라마나 프로그램을 대체할 가능성까지 열어두었다. 하지만 공영방송으로서 자존심이라 할 수 있는 대하 사극을 계속 방송하기로 결정을 했다.

드라마국 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도 진통을 겪었다. ‘천추태후’가 기대한 만큼 선전을 못한 것도 있고, 자체 제작하는 대하사극을 계속 이어가야 하는 것인가 하는 의견이 분분했다”면서 “그러나 고심 끝에 ‘바보 온달’을 결정하고 본격적인 촬영준비에 들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대하사극은 KBS의 자부심이다. 시청자의 굳건한 신뢰가 쌓여 25년째 이어져왔기 때문에 의미가 크다”면서 “단순히 시청률로 판단해 그 명분을 버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KBS 대하사극은 1984년 ‘개국’부터 ‘용의 눈물’, ‘태조 왕건’, ‘불멸의 이순신’, ‘대조영’ 등으로 25년째 방송되고 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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