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의지옥훈련]사격선수에낙하훈련·뺑뺑이

입력 2009-07-02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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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사격선수가 총만 잘 쏘면 되지, 정말 이런 것도 해야 될까?”

1988서울올림픽을 앞둔 어느 날, 국군체육부대. 1986서울아시안게임 사격금메달리스트 차영철(50·현KT코치)을 비롯한 상무소속 사격선수들이 비지땀을 흘리며 크로스컨트리를 하고 있었다. 당시만 해도, 사격선수는 주야 장천 총만 쏘던 시절. 하지만 고위 지휘관은 “결승에 가서 긴장하지 않으려면, 강철 같은 체력이 필요하다”며 ‘뺑뺑이’를 돌렸다. 짧은 휴식시간이 되면, 선수들의 입에서는 볼 멘 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유격훈련에, 공수부대훈련까지. 차영철 코치는 “낙하산도 타 보고, 탑 같은 곳에서도 많이 뛰어내려봤다”고 했다. 하늘위에서 뛰어내릴 때면, 아무리 제 아무리 강심장을 가진 선수라도 기겁을 했다. 하지만 ‘군인정신’이라는 이름으로 바지를 지리면서도 불사조처럼 날아올랐다.

결국, 차영철은 서울올림픽에서 한국사격최초로 올림픽 메달(은) 획득의 쾌거를 일궜다. 차 코치는 “그 때 맛본 성취감 덕분에 절체절명의 한 발에서도 떨지 않을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현재는 상무에서 파생된 체력훈련과 담력훈련이 하나의 교본이 됐을 정도. 상무의 불사조 정신이 결국, 한국사격의 전반적인 수준을 향상시킨 것이다.

비단 사격만의 예가 아니다. 차 코치는 “자신이 잘하는 것을 계속 훈련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즐겁고 쉬운 일지만 일종의 편식”이라면서 “자신의 단점을 투지로 극복시키도록 하는 것이 상무의 성공비결”이라고 분석했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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