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경택감독“드라마‘친구’깜짝결말숨겨놨다”

입력 2009-07-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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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경택 감독이 진지한 표정으로 모니터를 들여다보며 ‘친구, 우리들의 전설’의 촬영현장을 지휘하고 있다. 영화 ‘친구’의 흥행 ‘전설’을 일군 그는 이를 드라마화한 ‘친구, 우리들의 전설’에 대한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사진제공|진인사필름

밝힐수없지만영화와는다른엔딩…숨어있는멜로·코미디흥행원동력
곽경택 감독은 “영화 5편을 동시에 찍은 기분”이란 표현으로 말문을 열었다. 자신의 히트작 영화 ‘친구’를 드라마로 옮긴 ‘친구, 우리들의 전설’ 촬영을 끝낸 직후 만난 자리에서다.

“6개월 동안 하루 15시간씩 매주 6일 일했다”는 곽경택 감독은 “이제 촬영장 감독 의자에서 조는 일도 부끄럽지 않다”며 첫 드라마를 만들며 달라진 일상을 설명했다.

MBC 주말드라마 ‘친구, 우리들의 전설’(극본·연출 곽경택, 이하 친구)은 800만 관객을 돌파한 장동건 주연의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 1월 말 부산에서 촬영을 시작해 방영 직전 20부를 모두 완성했다.

2001년 개봉한 영화 제작비는 18억 2000만원이었지만 드라마는 총 75억원이 들었을 정도로 스케일이 커졌다. 그만큼 곽 감독이 넘어야 할 산은 여럿이었다. 가장 큰 숙제는 이야기 구성. 극장과 TV 방영을 통해 수천만 명이 본 이야기를 새롭게 꾸미는 일은 어려웠다.

“시간 순서로 이야기를 진행하고 싶었지만 주변에서는 ‘끝을 알고 있는데 멋있는 장면부터 팍팍 보여줘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어요.”

영화의 대표 장면인 주인공 동수(현빈 분)가 죽는 모습이 첫 회부터 등장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주위의 조언을 받아들이는 대신 그가 택한 비장의 카드는 영화와 다른 결말이다. “끝은 절대 말할 수 없다”며 손사래를 치던 곽 감독은 “세월이 변해도 항상 그리워하는 우정을 담았다”고만 귀띔했다.

○기대에 못 미치는 시청률 “미치겠어요”

“아휴… 미치겠어요.”

시청률을 화제로 꺼내자 그는 한숨부터 쉬었다. 시청률 40%% 돌파를 넘보는 SBS 주말극 ‘찬란한 유산’과 함께 밤 10시40분에 편성된 ‘친구’는 시청률 경쟁에서 밀리는 상황. 그는 “1회 시청률(9.0%%· TNS미디어 집계)을 보고 너무 놀라 빈사상태에 빠졌다”며 아쉬운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물론 앞으로의 이야기에는 기대를 걸고 있다. “영화 ‘사랑’을 연출한 경험을 살려 만드는 멜로”, “‘친구’의 흥행 원동력인 곳곳에 숨은 코미디”, “원작과 전혀 다른 결말”이 그가 내건 ‘흥행 포인트’다.

○장동건은 곽경택의 캐스팅 디렉터(?)

아직 초반부인 ‘친구’에서 눈길을 끄는 주인공은 현빈이다. 원작 속 인물인 장동건과 비교될 수밖에 없는 악조건에도 현빈이 출연을 결심한 데에는 장동건의 영향이 컸다.

곽 감독은 캐스팅 과정에서 장동건에게 전화를 걸어 현빈과의 만남을 부탁했고, 그렇게 셋이 모인 술자리에서 현빈은 출연 결심을 굳혔다. 곽경택 감독은 현빈을 두고 “나와 온도가 맞는 사람”이라고 했고 장동건에 대해 “나의 캐스팅 디렉터”라고 칭했다.

촬영은 다 끝났지만 곽 감독은 작품의 완성도를 위해 부산 보충 촬영을 계획 중이다. 방송 초기 과도한 모자이크 처리로 인해 ‘모자이크의 전설’이란 별칭이 붙은 걸 못내 아쉬워한 그는 “하루 14시간 일하고 5일에 하루 쉬는 구조라면 앞으로 드라마를 또 만들 수 있다”고 말하며 호탕하게 웃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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