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TNT뇌관’김태균이돌아왔다

입력 2009-07-06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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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대전 한밭 야구장에서 ‘2009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4회말 2사 2,3루에서 한화 4번 김태균이 좌중월 스리런 홈런을 날리고, 마스코트의 환영을 받으며 홈을 밟고 있다. 스포츠코리아

4월뇌진탕후끝없는추락-어지럼증두달여‘전전긍긍’
4월 뇌진탕 후 끝없는 추락-어지럼증 두달여 ‘전전긍긍’
KIA전 3점포·4안타 ‘부활쇼’-“한화 4강 포기 없다” 포효

2009년 4월26일. 한화 김태균(27)은 데뷔 이후 가장 아찔한 순간을 맞았다. 잠실구장에서 홈으로 쇄도하다 두산 포수 최승환과 충돌했고, 넘어지면서 그라운드에 머리를 부딪쳤다.

진단 결과는 그냥 ‘가벼운’ 뇌진탕. 하지만 후유증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끊임없는 어지럼증이 계속됐다. ‘하루만 더 기다려보자’ 생각했지만, 속절없이 시간만 흘렀다. 결국 기약 없는 2군행. 붙박이 4번타자가 사라지자, 한화도 하염없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시기도 참 절묘했다.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국가대표 거포로 이름을 날렸고, 시즌이 시작되자마자 홈런 레이스 1위로 무섭게 치고 나가던 참이었다. 게다가 올 시즌이 끝나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을 수 있었다.

회복된 몸으로 돌아온 건 부상당한 날부터 두 달이 흐른 6월26일 대전 롯데전.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었다. 맞는 순간 넘어갔다고 생각한 타구가 담장 바로 앞에서 잡혔고, 득점 기회에서 터뜨린 적시타성 타구는 상대의 호수비에 걸렸다.

2일 문학 SK전에서 46일 만에 홈런을 터뜨렸지만, 패색이 짙은 상황에 나온 터라 마냥 기뻐할 수는 없었다. 3일 대전 KIA전에서는 2회말 선제 솔로포를 쏘아올리고도 팀의 역전패로 또다시 빛이 바랬다.

하지만 기다렸던 ‘하이라이트’가 마침내 찾아왔다. 팀이 12연패 사슬을 끊은 다음날이었다.

5일 대전 KIA전. 김태균은 5-1로 앞선 4회 2사 2·3루에서 상대 선발 서재응의 3구째 몸쪽 직구(145km)를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훌쩍 넘겼다. KIA의 추격 의지를 꺾는 시즌 9호 3점홈런(비거리 120m).

뿐만 아니다. 3회에는 좌익선상 2루타에 이어 이도형의 홈런으로 홈을 밟았고, 5회에는 우측 담장을 맞히는 2루타를 때려냈다. 7회에도 우전 적시타로 한 점 추가. 5타수 4안타 5타점 3득점에 빛나는 최상의 활약이었다.

김태균은 이로써 복귀 이후에만 타율 0.417(36타수 15안타)에 홈런 3개, 9타점으로 기세를 올렸다.

그는 경기 후 “무엇보다 아프지 않아서 좋다. 약간의 어지럼증은 남아 있지만 경기를 뛰는 데는 큰 문제가 없다. 밸런스도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며 기뻐했다. 또 “오늘의 내 성적, 그리고 이 경기 결과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4강 진출을 향한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나를 포함한 선수들은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화가 자랑하는 4번타자 다운 일성이었다.

김태균은 그저 “다른 건 생각할 틈도 없다. 이 부상을 어떻게 떨쳐내느냐에 앞으로의 선수생활이 달린 것 같다”고 토로했다.

대전|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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