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씽스페셜]양준혁눈은‘백만달러짜리눈’

입력 2009-07-09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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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구안달인’이말하는‘부활비법’

양준혁
양준혁. 스포츠동아 DB


출루율 4할대 장타율 5할대 맹타

“발-무릎-팔꿈치 조화 시야 넓혀 밸런스 무너지면 선구안 나빠져”


볼넷 비법요? 무조건 참아야죠”

삼성 양준혁(40)은 지난해의 부진을 딛고 올 시즌 다시 부활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올해 부상으로 2군행도 경험했지만 7일까지 타율 0.325으로 8위다. 이미 두자릿수 홈런(10개)도 돌파했다. 게다가 출루율 0.455로 4위, 장타율은 0.553으로 8위에 랭크됐다. 팀내에서는 대부분 선두권이다.

양준혁이 ‘영원한 3할타자’로 평가받을 수 있는 밑바탕은 역시 선구안이다. 시즌 초반 LG 페타지니의 선구안이 주목받을 때 양준혁이 비교대상이 된 것도 국내 프로야구 최고의 ‘선구안의 달인’이기 때문이었다. 양준혁은 8일 마산 롯데전에 앞서 선구안과 관련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눈이 아닌 몸으로 볼을 고르는 종합예술

‘선구안(選球眼)’은 스트라이크와 볼을 가려내는 타자의 능력을 일컫는다. 그 능력이란 결국 좋은 눈을 뜻한다.

그러나 양준혁은 “공을 보는 것은 눈이지만 공을 골라내는 것은 몸”이라는 지론을 밝히면서 “눈으로 사물을 보면 시야가 퍼질 수밖에 없다. 공이 날아올 때 골라주는 것은 바로 발과 무릎과 팔꿈치다”고 강조했다.

좌타자인 그는 타석에 들어섰을 때 ‘오른쪽 발끝’과 ‘오른쪽 무릎’, 그리고 ‘오른쪽 팔꿈치’로 공을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몸의 중심이 왼쪽에 남아있는 것이 선결과제다. 결국 밸런스와 중심이 무너져 타격시 몸이 앞으로 쏠리면 절대로 좋은 선구안이 나올 수 없다는 뜻이다.

공이 투수의 손에서 떠나는 순간부터 타자의 몸은 타격하기 위해 반응하는데, 중심이 앞으로 쏠리면 유인구나 나쁜 공에 나가는 배트를 멈출 수 없고, 중심이 뒤에 있어야 나가던 배트를 멈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가 밝힌 선구안은 결국 타격 밸런스와 연결된다.

○안타보다 어려운 볼넷…경험과 참을성

양준혁은 “선구안은 후천적 노력과 경험을 통해 얼마든지 향상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신인급 타자는 치려는 마음이 강해 볼에도 배트가 나가지만 수많은 공을 골라내다보면 볼과 스트라이크를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타석에서의 인내심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볼카운트 1-2에서 상대투수의 볼이나 유인구를 골라낼 수 있다면 다음 공엔 안타를 칠 확률도 그만큼 높아진다는 것이다. 상대투수로서는 속지 않는 유인구를 다시 던질 수 없고, 결국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한 투구를 하기 때문이다.

그는 “타자는 투수와 엄청난 머리싸움을 한다. 한 경기를 치르고 나면 정말 진이 다 빠진다”고 말했다.

또한 야구에서 볼넷을 고르는 것이 안타를 치는 것보다 어렵고 중요한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나도 통산 볼넷수가 통산 안타수의 절반 정도다. 지금은 많이 달라졌지만 90년대에는 주위에서 나에 대해 소극적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그러나 야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출루 아니냐. 어쩌면 타율이나 홈런보다 중요한 것이 출루율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구안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7일까지 통산 2266안타와 1235볼넷으로 역대 1위다.
마산 | 이재국 기자 keystone@dog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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