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가 뭔데’로 2전3기 도전 보라 “내 꿈은 트로트계 손담비”

입력 2009-08-0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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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계의 손담비’를 목표로 내건 가수 보라는 “트로트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임진환 기자|photolim@donga.com

곽객 압도할 댄스를 보라
“요즘 사람들은 트로트를 좀 낮춰 봅니다. 그런데 트로트는 가수가 노래를 잘 못하면 정말 버틸 수 없는 장르이거든요.”

최근 트로트 음반 ‘니가 뭔데’를 발표한 ‘중고신인’ 보라(본명 최보라)의 트로트는 좀 특별하다. 성인 가요를 하지만 여느 댄스가수의 행보와 다를 바 없다.

그녀의 주무대는 청소년 페스티벌, 대학축제, 라디오 공개방송 등이다. 관객을 압도하는 무대 매너로 한 번 출연한 곳에서 다시 러브콜을 받는다. 더욱이 행사업계에 이런 소문이 나면서 한 번 무대에 서고 나면 한꺼번에 많게는 6개의 새로운 일정이 생겨나기도 했다고 한다.

댄스 트로트를 하는 그녀는 무대에서 격렬한 춤을 툰다. 그러면서도 코러스를 깔지 않고 100%% 라이브로 노래를 소화한다. 이미 보라의 실력은 7월4일 방송된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에서 입증됐다. 당시 그녀는 김혜연의 ‘뱀이다’를 재즈버전, R&B 버전 등으로 부르고 고난도의 춤을 추는 등 넘치는 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보라가 유난히 자신감이 넘치는 건 연이은 좌절에 포기하지 않고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냈기 때문이다. 2001년 제 12회 목포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은 보라는 수많은 기획사들의 표적이 됐지만 결국 사기를 당하고, 댄스그룹(레지오)으로 데뷔했지만 기획사 사정으로 활동도 못했다. 이후 가수 김혜연에 발탁돼 트로트로 전향해 음반도 냈지만 역시 활동이 미진해 무명의 세월을 보냈다.

그녀는 이렇게 앞날을 기약할 수 없는 우울한 나날을 보내면서도 가족에게 폐를 끼치지 싫어 인터넷 의류사업, 웹디자인, 의상디자인, 재킷 디자인, 주유소, 패스트푸드, 도배사 보조, 미싱사 보조 등 닥치는 대로 일했다. 많게는 하루 4개의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을 벌었다.

한편으로 보라는 다시 무대에 설 기회를 잡기 위해 삼척, 광주 등 지방 방송사에서 리포터로 활약했고, 한 DMB 방송에서 만난 가수 정삼을 통해 ‘니가 뭔데’를 최근 발표할 수 있었다. 이번이 그녀에게는 세 번째 데뷔인 셈이다.

“고통스럽기도 했지만, 다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배운 것도 많아요. 마음가짐도 달라졌어요.”

보라는 포부가 크다. ‘성인가요계 손담비’가 돼 트로트계에 큰 획을 긋고 싶다고 했다. 장윤정이 등장해 트로트의 판도가 바뀌었듯, 자신으로 인해 다시 판도가 바뀌었으며 한다고 바랐다. “트로트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싶어요. 트로트도 아닌 댄스도 아닌 제 3의 장르를 만들고 싶어요.” 보라는 포부를 이루기 위해 지금도 하루 6시간씩 춤과 노래 연습을 한다.

“세 번 데뷔를 하면서, 스타들은 선택받은 자들이 아니라 피나는 노력과 준비를 한 사람들이란 걸 알게 됐어요. 저도 준비를 하면서 기회가 오기를 기다리겠습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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