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갈피]열대야물리칠신간안내

입력 2009-08-12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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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따로 팝니다(롤리 윈스턴, 1만2000원, 랜덤하우스)

결혼생활과 불임, 외도, 파경. 자칫 지루해보일 수 있는 소재에 공감과 감동을 불어넣을 수 있는 힘은 위기에 처한 부부들의 미묘한 상황과 심리를 얼마나 적절하게 묘사하느냐에 있다.

이 소설의 매력은 생의 비참한 순간에 찾아오는 절망적인 고통을 호소력 있는 유머와 위트를 통해 우리의 인생 전체를 새롭게 통찰하게 만든다는데 있다. 결혼과 사랑, 그 책임과 자유가 어디까지인지, 우리가 찾는 행복은 과연 무엇인지 이 책을 통해 새로운 해답을 구해보자.

○아메리칸 사이코(브렛 이스턴 엘리스, 1만1000원, 황금가지)

소설의 배경은 물질주의가 만연한 1980년대. 강박증에 시달리는 주인공 패트릭 베이트먼은 엽기적인 살인행각을 자행한다. 개인이 사라진 공허하고 비인간적인 소비 사회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있는 아메리칸 사이코는 지난 2000년에 크리스천 베일 주연 영화로 개봉된 바 있다. 당시 영화는 소설보다 수위를 낮췄음에도 불구하고 섹스 장면에 대한 묘사를 잘라내고서야 R등급을 받고 개봉할 수 있었다. 소설로 출간된 아메리칸 사이코 역시 19세미만 구독금지다.

○소리 수집가(트리아스 데 베스, 1만2000원, 위즈덤하우스)

‘그것은 온몸의 세포 하나하나로 분출된 사랑의 아리아였다. 이어 형언할 수 없는 짜릿한 감흥에 흠뻑 젖어 내 입으로부터 이런 말이 새어나왔다. ‘사랑해’. 그런데 이상했다. 우리의 몸이 분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녀의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그녀의 입꼬리에서 한 줄기 피가 흘러나오고 그 핏줄기가 마치 붉은 눈물처럼 바닥으로 떨어졌다.’ -본문 중에서

소리 수집가는 세상 모든 여인을 유혹할 수는 있지만 절대 사랑할 수는 없는 한 천재 가수의 이야기다. 주인공 루트비히는 마치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나 오디세이의 세이렌처럼 그가 부르는 노래를 듣는 모든 여자를 사랑에 빠지게 하지만 정낭에 걸린 저주 때문에 그와 사랑을 나누면 죽게 된다.

○비트 트레이더(기바야시 신, 1만2000원, 중앙북스)

세계적인 와인 만화 ‘신의 물방울’의 저자인 기바야시 신이 첫 장편 소설을 발표했다.

소설의 주인공은 외제차 딜러이면서 부업으로 데이 트레이딩을 한다. 불의의 열차 사고로 아들을 잃은 슬픔을 달래기 위해 시작한 주식 투자로 남은 가족들마저 잃을 위기에 처하게 되면서 ‘돈’이 최고인 시대에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

유명한 만화 스토리 작가의 작품답게 각 장면들은 생생한 영상처럼 묘사되었으며, 단선적인 주식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가족의 애증, 욕망과 사랑, 파멸과 회복의 굴곡을 드라마틱하게 그려낸다.

○차가운 열정으로 우아하게 미쳐라(윤경혜, 1만2000원, 밀리언하우스)

저자는 패션잡지 코스모폴리탄을 발행하는 중앙 미디어 그룹의 CEO다. 이 책에는 그녀가 코스모폴리탄을 통해 10년간 나눠온 워킹걸들의 일과 사랑, 성공에 대한 고민과 해답이 담겨있다.

현장에서 직접 만났던 수많은 성공한 여성들의 사례를 통해 자기 계발과 성공을 꿈꾸는 워킹 우먼들에게 실질적인 어드바이스를 제공한다.

○ 핑거북, 나를 말하는 손가락(존T.매닝, 1만2800원, 고즈윈)

손가락을 들여다보자.

검지가 더 긴가? 약지가 더 긴가? 그 차이는 얼마나 되나?

검지가 약지보다 긴 사람은 언어 능력이 발달하고 섬세한 성격을 지녔으며, 약지가 긴 사람은 운동 능력이 발달하고 경쟁적이라고 한다.

영국 센트럴랭커셔 대학의 심리학과 교수인 존 매닝은 이처럼 손가락에 건강과 성, 인류의 진화에 대한 수많은 정보들이 담겨있다고 주장한다. 손가락 비율에 담겨진 생물학과 심리학적 특징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눈여겨보자.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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