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거이틀째이모저모…DJ장례‘6일국장’…23일영결식

입력 2009-08-20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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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례가 건국 이후 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국장(國葬)’으로 엄수된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이틀째인 19일 정부는 “지난 5월, 7일간 국민장을 치른 노 전 대통령 장례와의 형평성 등을 이유로 고심했으나 유족 측의 입장을 고려, 국장을 치르기로 최종 결정했다. 장례 기간은 김 전 대통령이 서거한 18일부터 오는 23일까지 6일이고, 장지는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으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입관식은 20일 정오 천주교 의식으로 열리고, 영결식은 23일 오후 2시 국회 광장에서 열리며, 한승수 국무총리가 장의위원장을 맡는다.

빈소와 분향소, 영결식 장소는 국회로 결정됐다.

김 전 대통령 측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같은 날 “민주주의와 의회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영결식을 치르기로 정부와 합의했다. 정부에서 빈소와 분향소 등을 준비하면 내일 오전 중 그쪽으로 모시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빈소가 차려지는 곳은 국회 본청 앞 잔디광장. 이 곳은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국회 빈소 및 분향소는 24시간 개방될 예정이다.

한편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임시 빈소에는 이날도 정·재계를 비롯해 각계 인사와 시민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이 중 가장 눈길을 끈 인물은 김 전 대통령이 내란음모죄로 사형을 선고받은 1980년 권력의 정점이었던 전두환 전 대통령. 오전 10시께 빈소를 찾은 전두환 전 대통령은 탈진해 쓰러진 이희호 여사 대신 빈소를 지킨 차남 홍업 씨의 손을 잡으며 “사람 일이 다 그런 것 아니겠느냐. 고생 많으셨다”고 위로했다.

한승수 총리, 정정길 대통령 비서실장, 맹형규 정무수석,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 이현재·이한동·이홍구·이수성 전 총리, 이만섭 전 국회의장 등 정치권 인사들은 대거 빈소를 찾아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3김 시대’ 주역의 한 명인 김종필 전 총리는 건강상 이유로 조문을 못했지만 대신 한나라당 정진석 의원을 통해 심심한 위로를 표시했다.

종교계 인사의 조문도 잇따랐다. 정진석 추기경, 조계종 총무원장인 지관스님, 엄신형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등이 고인을 추모했다.

재계 지도자들도 조문 행렬에 가담했다. 손경식 회장을 필두로 한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단을 시작으로 사공일 회장을 비롯한 한국무역협회 회장단,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찬법 회장과 박삼구 명예회장, 중소기업중앙회 김기문 회장과 협동조합 이사장 등이 애도의 뜻을 표했다.

삼성, LG, SK, 현대 등 주요 대기업들은 조만간 최고 경영자들을 보내 조문할 예정이다. 이들 기업은 김 전 대통령 장례 기간에 축제성 행사를 중지하거나 축소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북한 측도 조문의 뜻을 밝혀 왔다. 북한의 조선아시아·태평양 평화위원회는 같은 날 김대중 전 대통령 측에 조의 방문단을 파견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조선노동당 비서 및 부장을 비롯한 5명 내외의 인사로 구성될 조문단은 장례식 직전 김정일 국방위원장 명의의 화환을 갖고 방문할 것으로 전해졌다.

국장(國葬)이란?

▲국민장과 함께 ‘국장·국민장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정부가 공식 주관하는 장례 의식. 국장과 국민장 모두 전·현직 대통령이나 국가·사회에 현저한 공헌을 남겨 국민의 추앙을 받는 인물을 대상으로 한다.

▲국장은 장의 기간이 9일 이내, 장의 비용은 전액 국고 부담인 데 비해 국민장은 장의 기간이 7일 이내, 장의 비용은 일부만 국고를 보조한다.

▲국장은 장의기간 내내 조기를 달고 장례일 당일 관공서는 쉬지만 국민장은 당일만 조기를 달고 관공서 휴무는 없다.

이길상 기자 juna109@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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