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칼바람 ’…“이재주 최경환 등 5명 나가라”

입력 2009-10-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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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경환.이재주. 스포츠동아DB

김종모 수석코치 포기…“이재주 최경환 등 5명 나가라”

조범현 친정체제 강화…‘젊은피’ 중심으로 팀 리빌딩


우승 여운이 채 가시기 전에 ‘구조조정’이란 회오리가 몰아쳤다. 이미 예정돼있던, ‘조범현 친정체제 강화’와 ‘베테랑 퇴진’이라는 두 가지 큰 줄기의 팀 리빌딩 성격이 짙다.

KIA는 28일 김종모 1군 수석코치와 김봉근 2군 투수코치, 이광우 재활코치 등 코치 5명과 재계약을 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내야수 이재주, 외야수 최경환, 투수 장문석 조동현 김영수 등 선수 5명은 방출했다.

그동안 1군에서 투수를 지도했던 일본인 간베 코치는 건강상의 이유로 먼저 사의를 표하고, 구천서 2군 코치는 한화로 옮긴다는 뚜렷한 명분이 있지만 한국시리즈 우승의 감흥이 채 가시기도 전에 수석코치를 포함한 코치진을 전격적으로 개편하고 베테랑 선수 방출을 결정한 조치는 상당히 이례적이다. KIA는 “이미 예정돼 있던 것이다. 구단에서 입장을 빨리 통보해줘야 새 일자리를 잡는데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며 불가피한 조치였음을 강조했다. 시점이 빨라서 그렇지, ‘할 일을 했을 뿐’이라는 얘기다.

주목할 대목은 1군 수석코치를 맡았던 김종모 코치의 경질. 김 코치는 2년 전 조범현 감독이 KIA 사령탑을 맡으면서 ‘구단 몫’으로 자리를 잡았지만, 이번에 물러나게 됐다. 김 코치의 경질은 3년 내지 5년 재계약을 눈앞에 둔 조 감독의 친정체제 강화 차원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김조호 단장 역시 “수석코치 교체는 감독의 뜻을 존중한 결과”라고 말했다. 2년 전 부임 때는 구단 입장을 반영했지만 한국시리즈 우승과 함께 KIA 사령탑으로서 완전히 자리 잡은 조 감독에게 이제 ‘모든 권한을 주겠다’는 의미다. KIA가 ‘우승 수석코치를 자르냐’는 비난을 감수하면서도 코치진을 대폭 교체한 것은 어쩌면‘예정된 수순’이었는 지 모른다. KIA는 일단 김정수 스카우트와 백인호 히어로즈 코치를 새 진용에 합류시키고, 남은 빈 자리는 새 일본인 투수코치 등으로 다시 채울 예정이다.

비록 백업 멤버였지만 한국시리즈에 활용할 정도로 여전히 쓰임새가 있는 이재주와 최경환 등 서른 중반 노장들을 방출한 사실도 이 연장선상에서 해석할 수 있다. 앞으로 적어도 3년 임기를 보장 받을 조 감독의 머리 속에는 ‘젊은 피’ 위주의 장기 플랜이 마련돼 있다고 봐야 한다. 여러 의미를 내포한, 신속한 결정. ‘조범현 KIA 2기’의 색깔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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