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서슬퍼런 칼날, 30대 무디고자 했다…영화 ‘펜트…’ 장혁

입력 2009-10-3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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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도 성장하고 있어요.” 어느덧 30대 중반에 다가선 장혁은 ‘날이 서 있던 20대’보다 한결 편하고 ‘무디게’ 변해 있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영화 19금 성인물 포장 호기심 자극…몸 아닌 감정으로 나누는 사랑 집중뒤늦은 군복무…삶 돌아본 새 계기…내 인생 성장통이자 소중했던 시간이제 어느덧 30대중반 한가정 가장…배우 장혁도 조금씩 계속 자라야죠
사랑은 감정과 몸으로 나눈다. 영화 ‘펜트하우스 코끼리’가 관객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 또한 그렇다. 다만 추상적인 느낌을 더욱 쉽게 전달하고, 나아가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해 영화는 19세 이상 관객이 관람할 수 있는 성인물로 포장됐을 뿐이다.

30대의 세 남자가 등장하는 이 영화에서 배우 장혁은 ‘감정으로 나누는 사랑’에 집중했다. 특히 영화 속 사랑이 진행형이 아닌 이미 끝나버리고 나서 감정을 그린 만큼 그에게 요구됐던 연기의 깊이는 더욱 복잡하고 어려운 것이었다.

 영화 ‘펜트하우스 코끼리’ 한 장면.


‘펜트하우스 코끼리’ 속에서 장혁은 오랜 연인과 헤어진 순간을 전후로 삶에 대한 다른 시각과 자세를 갖게 된다. ‘변화의 계기’는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그제야 자신을 돌아보게 되죠. 내 나이가 몇 살이 되고, 내 주변을 둘러싸고 있던 게 무엇이었으며, 나란 무엇인가….”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장혁은 그러한 계기를, 뒤늦게 보내야 했던 군 복무 시절로 꼽았다. 30대에 들어서며 맞이하게 된 군 생활을 그는 “성장통”으로 표현했다. 덧붙여 자신에게 그 시간은 여태껏 “가장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했다. 이유가 궁금했다.

“정해진 시간, 1평 남짓한 공간, 군대에서 사적인 것은 모두 정해져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더욱 소중함을 느끼게 되지요.”

30대 중반에 들어서는 배우 장혁은 어딘가 의젓해 보였다. 한 가정을 책임진 남편이자 아빠여서가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장혁은 배우로서 진지한 자세에서 조금은 벗어나 가정 안에서의 자신을 이런저런 이야기로 표현했다. 소소한 그의 가정사는 아들이 또래보다 키가 큰 것 같다는 은근한 자랑(?)으로, 아내가 둘째 아이를 가졌다는 기쁜 소식으로 채워졌다.

30대 중반에 들어서게 된 배우 장혁의 행보에서는 20대의 장혁과 달리 속도감이 느껴진다. 머리카락을 기른 그의 달라진 외모에서도 알 수 있듯 그는 사극을 차기작으로 택하고 촬영에 한창이다. KBS 2TV 드라마 ‘추노’가 그것이다.

장혁은 배우로서 변화한 자신을 칼의 날에 비유했다. 20대의 장혁이 날이 선 느낌이었다면 30대의 장혁은 “무디고 자 했다”고, 그러나 뜻대로 이뤄진 것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며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영화 ‘펜트하우스 코끼리’도 설명하듯, 남자는 계속해서 성장한다. 누군가는 그를 꼬집어 ‘죽을 때까지 철이 안 드는 게 남자’라고도 한다. 배우 장혁도 조금씩 자라고 있었다.

허민녕 기자 justi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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