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섬뜩한 프로젝트’ 미군을 노려본다…

입력 2009-11-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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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를 노려보는 사람들
30년간 벌어진 미군 기이한 프로젝트…구름 터뜨리기·노려보며 염소 죽이기
SF 아닌 실화…당사자들 직접 인터뷰탐정처럼 역사의 이면을 벗긴다
낯설다 못해 엽기적이기까지 한 제목이지만 영화 쪽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9월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인, 조지 클루니가 제작과 주연을 맡고 유언 맥그리거, 케빈 스페이시, 제프 브리지스가 공연 주연한 동명의 영화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영화의 제목은 ‘염소를 노려보는 사람들(The Men Who Stare at Goats)’이었다.

책은 영하보다 앞선 2004년에 나왔고, 영국 BBC에서 3부작의 미니 시리즈로 제작 방영할 정도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지금으로부터 수십 년 전, 미군은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란 이름으로 비밀부대를 창설했다. 이들은 공식적으로는 군 관례는 물론 물리학의 법칙까지도 무시했다. 투명망토를 입은 듯 모습 감추기, 벽 통과하기, 구름 터뜨리기, 심지어 노려보는 것만으로 염소를 죽일 수 있다고 믿었다.

저자는 당사자들과 직접 인터뷰해 지난 30여 년간 벌어진 기상천외한 사실을 추적했다. 이런 활동이 미국과 전후 이라크에서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은 상당히 충격적이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사실에 바탕을 둔 논픽션(다시 말하지만 SF소설이 아니 실화다!) 이면서도 스릴을 선사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직설적인 폭로의 차원을 넘어 마치 사립탐정처럼 사건의 단서를 찾아 1950년대 미국 메릴랜드 주의 소도시 프레더릭에서 2000년대 이라크 아부그레이브와 관타나무 수용소까지 역사의 이면을 종횡으로 가로지른다.

과연 일급 다큐멘터리 제작자다운 솜씨다. 네명의 남자와 염소 한 마리가 어딘가 ‘노려보고’있는 노란색 표지도 근사하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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