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가장’ 류현진 “형님들 믿습니다”

입력 2009-12-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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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 감독은 용퇴했다. 송진우 정민철 김민재는 은퇴했다. 김태균 이범호는 일본으로 떠났다. 그러나 류현진은 건재하다. 그만이 한화의 보루다. [스포츠동아 DB]

4주 기초군사훈련 받으러 간 새 태균이형·범호형 모두 日 진출…“내년엔 다른 형들이 잘쳐 주겠죠” 긍정의 마인드로 몸만들기 박차
“태균이 형, 범호 형이 없어 갑갑하지만 다른 형들이 잘 쳐 주겠죠.”

한화 류현진(22)은 4주 기초군사훈련을 마치고 3일 퇴소했다. 한편으로는 국방의 의무를 마쳐 홀가분하지만 훈련소에 간 사이 팀 간판타자인 김태균과 이범호가 모두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해 마음 한편이 무거울 수밖에 없다.

그는 “훈련소에서 조교가 얘기를 해줘서 알았는데 태균이 형, 범호 형 둘 다 일본에 간다는 소식을 듣는 순간 갑자기 갑갑하더라”며 솔직한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그는 올 시즌 방어율 3.57로 이 부문 8위에 그쳤다. 흠잡을 데 없지만 류현진이기에 ‘부진’이라는 평가의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그렇더라도 28차례 등판에서 18차례나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에이스로서 제몫은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데뷔 후 가장 적은 13승을 수확하면서 최다패인 12패를 떠안았다.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고도 6차례는 패전투수가 됐고, 6월 28일 대전 롯데전과 8월 25일 광주 KIA전에서는 2실점 완투패를 기록하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유난히 팀 타선의 득점지원을 받지 못한 까닭이다. 방어율 10걸 중 주로 구원등판한 SK 전병두를 제외한 9명을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 류현진은 181이닝을 던지는 동안 109점을 지원받았다. 9이닝으로 환산하면 경기당 5.42점 득점지원. LG 봉중근(4.05)과 KIA 양현종(5.10)에 이어 3번째로 팀 타선의 득점지원이 적었던 투수였다.

그래서 팬들도 그를 두고 벌써부터 ‘소년 가장’이라고 부르고 있다. 과거 ‘고독한 황태자’로 불린 윤학길(현 LG 코치)에 빗대면 ‘고독한 괴물’이 된 류현진이다.

그러나 항상 긍정적인 마인드를 유지하고 있는 그는 “갑갑한 건 갑갑한 거고 다른 형들이 잘 쳐 줄 것으로 믿는다”며 주변 상황에 신경을 쓰기보다는 자신이 해야 할 일에만 몰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4주 만에 몸무게가 8kg이나 빠졌다. 현재 몸무게는 밝힐 수 없지만 입소 전 목표로 삼았던 만큼 체중감량에 성공했다. 앞으로 이 체중을 유지하도록 하겠다”며 웃었다. 내년 1월 스프링캠프에 참가하기 전까지 집중적으로 올 시즌 말썽을 부렸던 팔꿈치 보강훈련을 할 계획이다.

한편 류현진은 8일 한화 선수단과 함께 오전 9시30분부터 대전 천동의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사랑의 연탄배달’ 행사에 참가한다. 2004년부터 시작된 이 행사에는 일본에 진출한 김태균과 이범호도 동참하기로 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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