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싱Q|‘스타이름’의비밀] LPG 충전소 지나가다 “오, LPG!”…일단 꽂히면 부른다

입력 2010-02-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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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성 당시 4인조로 출발했지만 현재는 5인조로 활동 중인 여성그룹 LPG

□ 아이돌 그룹의 작명 공식
‘사람은 이름 따라 간다’는 말이 있다. 연예계에서도 이 말은 지켜야할 ‘제1의 불문율’이다. 데뷔하는 신인이 어떤 이름을 쓰느냐에 따라 성공의 확률이 달라진다. 음반기획자들은 좋은 이름을 짓지 못하면 아예 데뷔를 늦출 만큼 신인의 이름에 꽤 신경을 쏟는다. 그러나 가만히 살펴보면 아이돌 그룹의 이름에는 일정한 법칙이 존재한다. 아이돌 그룹 작명의 법칙을 알아봤다.


○일단 만든다. 의미 부여는 나중

아이돌 그룹 중에는 우선 부르기 쉽고 예쁜 이름을 먼저 만들고, 그에 대한 의미는 뒤에 그럴 듯하게 맞추는 경우가 많다. 아이돌 그룹 1세대인 핑클이 그런 경우다. 팬들이 ‘발음이 예쁘다’는 이유로 지은 ‘핑클’을 소속사가 정식 팀명으로 확정했다. 이후 ‘Fine Killing Liberty’ 즉 ‘자유를 억압하는 것을 끝내다’라는 상당히 난해한 의미(?)를 부여해 ‘Fin.K.L’로 표기했다.

코요태는 개과인 포유류 코요테에서 착안해 이름을 먼저 지었고, 이후 높을 고(高), 빛날 요(曜) 클 태(太)라는 한자로 의미를 부여했다. 2005년 한 음반기획자는 여성 4인조의 이름을 짓지 못해 수개월을 고민하다 우연히 LPG 충전소를 지나가면서 ‘LPG’를 이름으로 착안했다. 그리고 그 이름에 ‘Long Pretty Girl(장신의 미녀그룹)’이란 의미를 부여했다.


○쉽고 익숙한 영어로

빅뱅, 씨야, 티아라 등은 학창시절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단어. 대중음악과 만나면서 ‘우상의 이름’으로 다시 태어났다. 인기그룹 빅뱅은 소속사가 장고를 거듭한 끝에 당초 에이펙스(Apex)란 이름을 만들었다가, 프로듀서인 양현석이 “부르기 쉽고 잘 알려진 단어”를 쓰자며 빅뱅으로 바꾸었다.


○사전엔 없다

아이돌 그룹의 이름은 분명 영어지만 포커즈 유키스 SS501 등과 같이 사전에는 나오지 않는 것도 많다. 포커즈는 언뜻 ‘초점’이란 뜻의 ‘포커스’(Focus)로 이해하기 쉽지만, 정확한 표기는 F.cuz. ‘네 사람이 가요계의 중심이 되는 이유(Four+cause)’란 의미다.

유키스(U-Kiss)와 엠블랙(MBLAQ)도 사전에는 없는 기획사에서 창작한 이름이다. U-Kiss는 유비쿼터스(Ubiquitous), 당신(you)이라는 의미의 U와 ‘한국의 아이돌 슈퍼 스타’(Korean Idol Super Star)의 약자 ‘KISS’가 조합됐다. MBLAQ도 ‘Music Boys Live in Absolute Quality’ 즉, ‘절대적 자질의 노래를 부르는 소년’들의 의미를 가진 조어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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