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에 소싸움만 보러가니? 봄의 정취도 느끼고 와야지!

입력 2010-02-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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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의 다섯 가지 매력
매년 3월이면 청도는 후끈 달아오른다. 우직하고 순하기로 소문난 소들이 힘겨루기를 벌이는 ‘청도소싸움축제’ 때문이다. 올해도 3월17일부터 21일까지 상설소싸움경기장에서 뜨거운 한판 승부가 펼쳐진다.

그런데 이게 다가 아니다. 청도에는 소싸움축제 외에도 매력이 무궁무진하다. 봄이면 갈 수 밖에 없게 만드는 청도의 다섯 가지 매력을 소개한다.


○와인터널


대한제국 말기에 완공되어 110여년의 시간이 흐른 구 남성현 터널은 이제 감와인 숙성저장고(사진)로 탈바꿈해 있다. 이 터널은 천정을 붉은 벽돌로 쌓고, 벽면을 자연석으로 만들어 국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터널 중 하나로 손꼽힌다.

하지만 이면에는 일본의 대륙진출을 위해 건설된 아픈 과거도 녹아 있다.

와인터널 내부는 옛 모습이 그대로 보존돼 있고, 커플 또는 가족이 앉아 와인을 마실 수 있도록 테이블이 배치돼 있다. 은은한 조명 아래 감와인을 마시면서 애틋한 분위기를 연출해 보려는 관광객들이 끊이지 않는다.

청도 특산물인 감을 이용해 만든 감와인은 세계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와인으로 2005 부산 APEC 공식 만찬주로 지정된 이후 널리 사랑받고 있다.


○영담한지미술관

운문면 방음리에 위치한 보갑사 안에 영담한지미술관이 있다. 영담 스님이 2007년 11월 개관한 최초의 종이미술관이다.

전통 한지 제지술은 스님들에 의해 계승되어 그 방식 그대로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 ‘닥종이’라 불리는 한지는 닥나무를 이용하여 만든다.

감, 쑥, 시금치, 꽃, 나무뿌리 등에서 추출한 천연 염료로 색채를 내어 한지 그림을 그린다. 전시실 아래는 작은 찻집이 있다. 조용히 한지 미술을 관람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차를 마시면 어지럽던 정신이 맑아진다.


○니가쏘다쩨

청도에 가면 반드시 들러볼 만한 이색 레스토랑이 있다. 개그맨 전유성이 운영하는 ‘니가쏘다쩨’다. 교회를 리모델링한 이 곳은 시골길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외형이 눈길을 끈다.

실내 인테리어 역시 전씨만의 재치가 돋보이는 한편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풍긴다. 짬뽕과 피자가 맛있기로 유명하다. 피자의 느끼함을 짬뽕으로 가시게 한다.


○유호연지 일몰

청도의 유호연지는 일명 ‘신라지’라고 불린다. 겨울이면 묵은 연 줄기들이 고개를 숙인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 시들어서 꺾인 연줄기가 마치 음표 모양처럼 생겼다. 그래서 유호연지에 있으면 음악이 들리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특히 해질 무렵 풍경이 아름다워 사진 마니아들이 출사 장소로도 많이 찾는다.


○한재미나리

봄이면 청도로 자동차 운전대를 돌리게 하는 또 하나의 매력은 맑은 계곡물에서 자란 한재미나리다.

여느 미나리와 달리 부드럽고 향이 좋다. 매운탕 등에 넣어먹기에는 아까울 정도. 그래서 생으로 초고추장에 찍어먹거나 쌈 재료로 많이 이용한다.

한재고개를 중심으로 넓게 형성된 미나리 하우스 사이로 얼핏얼핏 보이는 푸른 미나리 물결은 청도의 푸른 하늘과 어우러져 봄의 정취를 한껏 느끼게 한다.
이길상 기자 juna109@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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