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Q|전도연,여배우로산다는건…]유부녀전도연노출신너무센거아닌가…남편과상의

입력 2010-04-21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 전도연, 여배우로 산다는 건…

그녀는 자신을 실험하고 있었다. 2007년 영화 ‘밀양’과 ‘멋진 하루’에 출연하면서 전도연은 “‘나도 좋은 배우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했다. 그래서 그녀는 더욱 새로운 도전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표현을 빌리면 과거에는 자신이 “알고 있는 것과 가진 것으로만” 아니면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으로만” 연기를 했다. 그러나 이제는 “잘하지 못하더라도 새로운 모습, 해보지 않은 걸 도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5월13일 개봉하는 ‘하녀’(감독 임상수·제작 미로비전)는 전도연이 그런 고민 속에서 선택한 작품이다. 농도 짙은 베드신과 민망할 정도의 노골적인 성애 묘사가 있어 “고민하고 갈등했지만” 바로 ‘배우 전도연’의 성장을 위해 선택했다.

남편이 ‘배우 전도연 믿는다’ 응원해줘

○ “과거의 나를 벗고, 새로운 나를 입고 싶었다”

영화 ‘하녀’는 상류층 가정에 하녀로 들어간 ‘은이’(전도연)가 주인 남자 ‘훈’(이정재)과 불륜을 맺으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은 에로틱 서스펜스다. ‘처녀들의 저녁식사’ ‘바람난 가족’ 등에서 파격적인 러브신을 보여줬던 임상수 감독의 한층 강력해진 베드신이 이미 제작단계에서부터 화제였다.
- 출산 후 복귀작으로는 너무 센 작품을 선택한 게 아닌가.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에 기대지 않고, 해보지 않았던 것, 설령 잘못하더라도 노력해서 새로운 나를 얻고 싶어 ‘하녀’를 선택했다.”

- 그래도 노출과 농도 짙은 러브신이 부담스러웠을 텐데.

“기혼자이고 아이도 있는데 부담이 많았다. 사실 그래서 망설였다. 그런데 ‘임상수 감독과 다시 할 수 있는 기회가 또 있을까’라는 점 또한 고민스러웠다. 이때 남편이 ‘배우 전도연’의 선택을 믿어줬고, 내가 가진 것의 100%% 이상을 더 많이 쏟아내게 해줬다.”

- 왜 임상수 감독인가.

“그분을 자세히는 몰랐는데, ‘처녀들의 저녁식사’나 ‘바람난 가족’ ‘눈물’ 등 기존 작품들을 보면서 그분만의 독특함을 느꼈다. 평소 특정 감독과 작업해보고 싶단 생각을 잘 안한다. 하지만 임상수 감독과는 한 번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기존의 나를 벗어버리고, 새로운 것을 입어보자는 의미로 출연을 결정했다. ‘하녀’는 뻔하고 상투적인 영화일 수 있는데, 임상수의 시각으로 독특하게 만들어질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 남편이 시나리오를 함께 보는 편인가.

“좋은 시나리오가 있으면 남편에게 보여준다. ‘하녀’도 남편이 시나리오를 봤는데, ‘배우 전도연’의 선택을 믿어줬다.”

- ‘하녀’가 연기인생에 특별한 의미로 남을 것 같다.

“지금까지 내가 해왔던 작품들은 크든 작든 모두 내가 발전하는 과정의 하나였다. 앞으로 계속 배우로 살아갈 것이기 때문에, ‘하녀’도 발전해나가는 과정의 하나라 생각한다.”

- 상대역인 이정재와는 이번에 영화에서 처음 만났다.

“좋은 동료를 이제서라도 만날 수 있어 좋았고,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현장을 묵묵히 잘 지켜내는 배우였다. 촬영장에서는 여배우들 사이에서 유일한 남성이었는데, 잘 받아주고 꿋꿋이 지켜주고 감독의 지시도 잘 따라줬다. 특별히 친해질 계기는 없었는데, 그게 오히려 상대에 대한 적당한 긴장감이 있어 좋았다.”

- ‘하녀’ 원작을 참조했나.

“원작은 보지 못했다. 애초 리메이크가 아니라 전혀 새로운 작품이라 생각하고 촬영에 임했다. 그런데 마침 촬영장으로 쓰이던 제주도 펜션에 ‘하녀’ 원작 DVD가 있기에 봤다. 전혀 다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기본 구조는 같았다. 관객들도 원작과 비교해서 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

○ “칸 영화제, 발표 전이 오히려 더 긴장돼”

전도연은 자신을 실험하고 연단하기 위해 ‘하녀’를 선택했지만, 5월12일 개막하는 제63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이라는 크나큰 보상이 주어졌다. 이창동 감독의 신작 ‘시’도 동반진출이 결정돼 대선배인 윤정희와 함께 레드카펫을 밟게 됐다.
- 칸 영화제에 두 번 진출하는 소감이 남다를 것 같다.

“출품 소식 전에는 오히려 설레고 떨리고, 경쟁 부문 진출에 대한 바람이 컸다. 오히려 소식을 듣고는 굉장히 기쁘고 영광스럽지만, 들뜨고 흥분되기보다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고 침착해지더라.”

- ‘칸의 여왕’을 두고 윤정희와 선의의 경쟁을 벌이게 됐다.

“국내 개봉일까지 같아 많이 비교하신다. 그게 너무 송구스럽다. 성격이 너무 다른 작품이기 때문에 경쟁이라 하기엔 좀 그렇다. 윤정희 선생님은 너무 까마득한 대선배님이시다. ‘시’ 촬영 현장에 가본 적이 있는데, 윤정희, 김희라 선생님의 연기를 보면서, 우리와 다른 세계를 보는 듯했다. 그분들의 연기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 윤정희처럼 요즘 중년 연기자가 주연을 맡은 영화가 많다.

“나의 절실한 미래다. 나의 60, 70대가 깜깜한 미래일 수 있는데 선배님들의 활약을 보면서 나 같은 젊은 배우한테는 ‘나이 들어도 열정을 갖고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신다. 그분들의 열정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우리의 희망에게.”

- 레드카펫에서 선보일 드레스가 궁금하다.

“아직 나도 모른다. 대부분 스타일리스트가 골라주는 것을 입는다. 전문가들의 안목을 믿는다. 내가 화려한 배우가 아니다보니 화려한 드레스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매번 내 드레스에 만족했다.”

- 갈수록 더 예뻐지고 섹시해지는 것 같다.

“글쎄…, 분위기 때문에 그런가? 분장과 스타일리스트의 힘이 아닐까 생각한다.(웃음) 작품에 비춰진 모습으로 인해 그렇게 보시는 것 같다.”

- 피부와 몸매관리의 비결이 궁금하다.

“피부는 타고난 면이 있다. 부모에게 감사하고 있다. 몸매관리는, 원래 운동을 좋아했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꾸준히 했고, 등산과 걷기도 자주 한다.”

- 남편은 레이싱을 즐기는데, 본인은 어떤가.

“나는 즐기지 않는다. 하지만 서로의 일과 취미생활을 존중해준다. 둘이 틈틈이 여행을 가긴 한다.”

- 결혼과 출산 후 가족에 대한 가치관이 달라졌을 듯한데.

“결혼을 하고 나서 조금 더 내 자신이 소중해졌다. 결혼 전에는 온전히 전도연 자신뿐이었지만, 결혼 후에는 한 아이의 엄마, 한 남자의 아내의 역할이 생겨서 온전히 전도연일 수 없다. 그 역할을 하기 위해 좀 더 나를 소중하게 생각하게 됐다.”

○ 전도연… 1973년 2월생. 드라마 ‘우리들의 천국’(92)에 발탁돼 연기생활을 시작했고. 최종회 시청률이 62.7%%에 달했던 드라마 ‘젊은이의 양지’(95)를 통해 존재감을 알렸다. 이후 스크린으로 옮겨 ‘접속’(97) ‘약속’(98)에 잇달아 출연하며 ‘멜로의 여왕’, ‘눈물의 여왕’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2007년 3월엔 사업가 강시규씨와 결혼하고, 5월 칸에서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2009년 1월 첫딸을 얻은 그는 5월13일 개봉하는 ‘하녀’로 다시 배우로서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 동영상 = 전도연 ‘하녀’, 재촬영끝에 파격적 베드신 완성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