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한밤중 댐 무단 방류…임진강 일대 날벼락

입력 2010-05-08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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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위성사진서 정황 포착
연천-파주일대 긴급 경보
어민-야영객들 대피시켜
“수위 큰 변동 없어” 확인


군 당국이 북한의 황강 댐 무단 방류 정황을 포착해 경기 연천군과 파주시 일대에 경보가 발령됐다. 이로 인해 7일 오후 임진강 일대 어민과 야영객이 긴급 대피하고 공무원들이 비상근무에 돌입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군 당국과 관련 기관에 따르면 관할 군부대는 7일 오전 1시 반 촬영된 북한 황강 댐의 위성사진을 판독한 결과 황강 댐의 물이 방류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돼 오후 7시 38분 연천군에 위험 사실을 통보했다. 연천군은 곧바로 파주시에 이 사실을 전파하고 임진강변에 대피 사이렌을 3차례 울렸다. 이어 읍면 근무 공무원들을 긴급히 동원해 임진강 일대 어민과 야영객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켰다.

임진강 일대 어부 100여 명 중 일부는 본격적인 황복 철을 맞아 임진강에 설치해둔 어망을 서둘러 수거하고 어선을 뭍으로 끌어올리는 등 긴장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한 어민은 “지금까지 북한의 무단 방류로 어구와 어선 유실 등의 피해를 10여 차례 본 터라 또 잃지 않기 위해 신속히 움직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어민은 대피 명령을 전달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날 오후 10시 현재 연천군 최북단의 횡산 관측소 수위는 2.41m로 전날 오후 10시의 2.26m보다 약간 높아졌으나 큰 변동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고 별다른 피해도 신고되지 않았다. 북한의 황강 댐에서 횡산 관측소까지는 약 56km로 도달 시간은 7시간 반에서 8시간 정도다. 그러나 이날 밤늦게 군 당국은 황강 댐이 방류된 것은 아니라고 최종 결론을 내려 해프닝으로 끝났다. 군 관계자는 “위성사진에서 황강 댐 수위가 20cm가량 늘어난 것으로 보여 상황을 전파했다”며 “그러나 필승교 수위 변화 등을 판단했을 때 수문 개방이나 발전배수 등이 모두 아닌 것으로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이날 북측도 남한 당국에 방류 사실을 통보한 적은 없었다.

지난해 9월 6일에는 임진강에서 야영하던 시민 6명이 북한 황강댐의 무단 방류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 경보시스템을 대폭 보완하기도 했다. 북한 황강 댐은 임진강 본류의 물을 예성강으로 돌려 개성공단 등의 공업용수로 활용하기 위해 건설된 3억5000만 t 규모의 댐이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연천=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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