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보다 의리’…볼트는 멋쟁이

입력 2010-05-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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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향수병으로 한국행 돌연 취소
“불참 결례였다…작년 초청료로 달라”

인류역사상 최고의 스프린터는 의리의 사나이였다. 우사인 볼트(24·자메이카)는 당초 2009년 9월, 2009대구국제육상경기대회에 참가할 예정이었다. 볼트의 한국행은 2011대구육상세계선수권 조직위원회가 심혈을 기울인 프로젝트였다. 흥행보증수표인 볼트가 한국의 육상 열기에 불을 지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문동후 부위원장 등 조직위 최고관계자들이 2009년 8월, 베를린세계선수권에서 볼트 측과 직접 교섭했다. 결국, 100m결선을 하루 앞두고 협상이 타결됐다. 하지만 2개월 이상 고국을 떠나있던 볼트는 향수병을 이유로 한국행 계획을 취소했다.

19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대구국제육상경기대회를 앞두고도 볼트는 섭외대상 1순위였다. 2009세계선수권 이후 볼트의 몸값은 5만 달러 이상 뛰어올랐지만, 조직위측은 흥행 효과를 감안해 그 정도는 감수할 계획이었다. 유료표가 5만석 이상 팔렸으니 충분히 그럴만한 가치가 있었던 셈. 하지만 볼트 측이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며, 조직위는 함박웃음을 지었다. 한 번의 결례를 범했으니, 지난 시즌에 맺은 계약조건대로만 개런티를 받겠다는 것이었다. 결국 조직위는 시세보다 싼 값으로 ‘귀한 손님’을 모셨다. 볼트는 “지난 시즌에는 참석하지 못해 아쉬웠다”며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대구|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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