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재 직무정지 우려’ 정작 선거땐 잠잠, 왜?

입력 2010-06-07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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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자측 “무죄 확신해서”
與후보 “네거티브 싫어서”
행안부 “선거개입 피하려”

이광재 강원도지사 당선자(민주당·사진)가 항소심 선고를 앞둔 정치자금법 위반사건 때문에 직무정지 위기에 처해 있지만 정작 선거 과정에서 이 사실은 큰 이슈가 되지 않았다. 보궐선거가 치러질 수도 있는 후보자의 중요한 흠결에 해당하지만 유권자들로서는 정확한 정보 없이 후보자를 선택한 셈이다.

이 당선자 측은 6일 “1심 선고 때문에 당선 후 직무가 정지될 수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2심에서 무죄선고를 받을 것을 확신하고 있어 유권자들에게 굳이 말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상대 후보였던 한나라당 이계진 후보 측 역시 “이 당선자의 직무정지 문제를 알고 있었지만 ‘네거티브 공세’라고 생각해 유세 과정에서 거론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당선자는 박연차 전 태광산업 회장 등으로부터 14만 달러와 2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1억4814만 원을 선고받았다.

지방선거 관리 주체인 선거관리위원회나 행정안전부도 이 문제를 예상하고 있었지만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에 이 당선자가 재판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공표할 수는 없었다. 선관위는 후보 등록 때 재산, 병역, 납세실적 외에 형사처벌 전력도 공개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판결이 나지 않은 재판 진행 중인 사안은 의무 공개 대상이 아니다. 행안부 관계자는 “중요 사실이지만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데다 법적 근거가 없어 정부가 이를 공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결국 이 당선자의 직무정지 문제는 11일 항소심 선고 결과에 따라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무죄나 1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이 나오지 않으면 도지사 직무가 정지된다. 이 당선자의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판사 이태종)는 예정대로 11일 판결을 선고할 계획. 이 당선자 측도 선고를 미루기 위해 변론재개를 신청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법원 관계자는 “정치자금법 위반사건의 경우 몇 개월 안에 재판을 마치라는 재판권고기간이 없다”며 “그러나 도지사라는 중요 공직이 비어있는 것도 부담스러운 만큼 대법원 상고심의 경우 최대한 신속하게 결론을 내리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상곤 교육감 내달 1심 선고

한편 시국선언 교사에 대한 징계를 유보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는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은 다음 달 중순경으로 예상되는 선고 공판에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 받으면 그때부터 직무가 정지된다. 또 이번 지방선거와 관련해 현재까지 24명의 당선자가 공직선거법 위반혐의로 기소된 상태여서 재판 결과에 따라서는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당선이 무효가 되는 사례가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춘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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